식품, 유통업 등 활황업종 노려볼 만

올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시장은 사상 유례 없는 '취업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에 미국 테러사태의 여진까지 겹치면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크게 줄여 잡는 등 '몸을 움츠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제상황으로 긴축경영 분위기를 유지함에 따라 올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취업은 97년 말 IMF 위기이후 가장 혹독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대기업을 비롯한 각 기업들이 신입사원보다는 업무에 직접 투입이 가능한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도 '취업 전쟁'을 부채질하고 있다. 올 하반기 대졸 취업난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살펴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내년 2월 졸업 예정자 17만명, 취업 재수생 26만명 등 대졸 구직자가 43만여명에 이르고 있지만 일자리는 극히 한정돼 있어 '살인적인' 취업 경쟁률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최근 신입사원 채용 원서접수를 마친 현대·기아자동차와 신세계의 사례를 보면 이러한 극심한 취업 경쟁률을 실감케 한다. 지난 13일 신입사원 원서접수를 마감한 신세계는 1백명 모집에 1만6천명이 몰려 1백6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4일 대졸 신입사원 채용 원서접수를 마감한 현대·기아자동차 역시 3백명 모집에 5만2천명의 지원자가 몰려 1백73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이 같은 경쟁률은 6백명 모집에 3만여명이 몰렸던 지난해보다 무려 3배 이상이나 높아진 것이다. 한편 취업 전문가들은 "올해 취업난이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고 할 만큼 심각한 것은 경기침체로 인해 대기업들이 설비투자를 축소한데다 인력채용 폭이 큰 반도체 메모리 분야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따라서 기업규모가 크고 보다 안정적인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신입사원 채용 시 탄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취직을 한 뒤 경험을 쌓는, '눈높이 취업'이 취업난 해결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취업난 속에서 취업으로 한 발짝 다가가는 방안과 유념사항을 알아본다. ◆ 활황 업종을 노려라 반도체, 금융권, 정보기술(IT) 등 대부분의 업종이 극심한 불황으로 기존 인력을 감축하는 등 채용시장이 얼어붙어 있지만 오히려 채용규모를 늘려 잡는 업종을 노려야 취업이 용이해진다. 최근 매출호조를 보이고 있는 식품업계와 업체 간 점포확장 경쟁을 벌이고 있는 유통업계가 대표적. 빙그레는 영업·생산·관리·연구 등 전 부문에 걸쳐 30∼4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선발할 예정이며 제일제당도 대졸 신입사원 1백20명을 채용키로 했다. 농심과 크라운 역시 영업· 생산관리직을 중심으로 각각 40명, 30명을 선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50명 늘어난 1백50여명을 채용하는 대상은 대졸 신입사원을 공채로 선발하기 위해 다음달 3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확장일로에 있는 할인점 '마그넷'의 인원보충을 위해 오는 12월 말까지 재무·총무·홍보 분야의 경력직 사원 50명과 판매직원 3백명을 모집하며 애경백화점은 28일까지 전문대졸이상 유통 관련 학과를 대상으로 영업관리사원을 모집한다. 삼성테스코의 할인점 '홈플러스'는 영등포점, 경주점 등 4개 매장을 개점하면서 경력직 사원 1백명을 올해 말까지 수시 모집할 방침이다. ◆ 우선 이력서를 접수시켜라 취업 준비생들은 많은 기업들이 예전과 달리 수시로 신입사원을 선발하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공채 외에도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특별채용을 하고 있어 해당기업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을 미리 접수시켜 놓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이 같은 채용기법은 외국계기업과 벤처기업 등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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