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위치한 신라대에 들어서면 '뭔가 특별한 것'을 느끼게 된다. 빨간색 라운드 형 건물들과 오밀조밀하면서도 아담하게 배치된 조경, 곡선형의 도로들….

지금까지 거의 정형화됐던 기존 대학의 캠퍼스 틀을 깨는데서부터 신라대 캠퍼스의 차별성은 시작된다.

사실 우리 대학 대부분의 캠퍼스는 장기적인 안목을 내다보지 않고 무계획적으로 조성돼 온 것이 현실이다. 건물의 특성과 자연과의 조화 등을 고려하지 않아 천편일률적이고 획일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이에 반해 6백50여미터의 백양산 기슭에 다소곳하게 자리잡은 신라대 캠퍼스는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편안함과 따스함을 제공한다. 54만여평에 이르는 광활한 캠퍼스임에도 불구하고 따스하고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자연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보존하면서 자연 친화적으로 캠퍼스를 조성한데서 찾을 수 있다.

건축설계 전문가나 조경학자들이 말하는 '아름다운 캠퍼스' 요건 중 일치된 견해를 보이는 것 중의 하나가 자연과의 조화를 첫 손 꼽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신라대 캠퍼스는 자연환경의 변경을 최소화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 이에 가장 적합한 사례에 속한다.

따라서 한 때 일부 대학들이 서로 자웅을 겨루듯 하늘높이 치솟은 높은 건물들을 건축하는데 경쟁적으로 건축할 때와 같은 크고 웅장한 건물들을 신라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빨간색 벽돌의 라운드형 건물들이 소담스럽게 배열돼 있다.

신라대가 주요 테마로 쓰고 있는 빨간색 라운드형 건물과 곡선형 도로들은 일반 건축에 비해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가는데도 이를 고집하는 것은 산새와 가장 잘 어울리는 양식이기 때문이다.

캠퍼스 대부분이 상록수, 침엽수 계통의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과 활엽수 계통의 히말라야시다, 단풍나무, 아카시아 등이 울창하게 조성되어 있는 것과 강의동 중간 중간에 아늑하게 조성된 휴식공간들도 캠퍼스를 더욱 정감있게 한다.

또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최고의 명당자리로 꼽히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역에 캠퍼스가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양산을 끼고 있는 신라대 부지의 전면에는 낙동강과 드넓은 김해평야가 전개되고 있다.

백양산은 캠퍼스 건립 초기 현황조사팀이 숲 속에 들어가 울창한 산림으로 동서남북의 행방을 찾지 못하거나, 길이 없어 애를 먹었을 정도로 뛰어난 산새를 자랑한다.

이러한 최적의 요지에 둥지를 튼 신라대 캠퍼스에서 내려다보는 낙동강의 노을은 영화의 한 장면이나 프라하의 밤 풍경이 부럽지 않다.

신라대는 또한 철저한 마스터플랜에 의거, 캠퍼스를 조성하는 '대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가장 빛을 발하는 것이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을 표방하면서 캠퍼스 조성도 이에 맞게 하고 있다는 것. 지역사회의 활용도가 높은 다목적 홀, 대학극장, 도서관, 체육시설 등을 캠퍼스 주 진입로에 근접 배치, 지역주민 이용의 효율화와 편리성을 도모하고 있다.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대학을 강조하면서 지역사회와 관련도가 큰 사회교육원, 도서관, 체육관 등을 지역민의 편의를 배제한 채 대학 위주로 캠퍼스를 조성하는 여타 대학과는 사뭇 다른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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