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장학금 전액 기부한 한림성심대학 이경숙씨(관광일어통역과 2)

“특별한 이유라고 하긴 거창하고요, 조금 늦게 배움을 시작하니 어려운 친구들이 눈에 더 들어왔어요. 저 역시 집안사정상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했었다는 아쉬움도 있었고요.”

한림성심대학(총장 금승호)에 재학 중인 32살의 늦깎이 대학생 이경숙(관광일어통역과 2)씨는 대학 입학한 후 한 번도 성적 우수 장학금을 놓치지 않은 흔히 말하는 공부잘하는 학생이다.

하지만 이씨는 일반 장학생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다른 성적 우수자들이 장학금혜택을 받고 있을 때 오히려 장학금을 기탁하는 것.

이 씨는 지난해 2학기부터 대학에서 받은 성적 장학금에 자신의 돈을 보태 “나보다 더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써 달라”며 다시 대학에 내놓고 있다. 그 액수가 지금까지 700만원에 이른다.

“경남 통영이 고향인데 중학교 때 아버지가 다치시는 바람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져 인문계 대신 상업고등학교에 진학했어요. 그 후 서울로 올라와서 일하다가 결혼했습니다. 저 역시 제때 대학을 못 갔기 때문에 어려운 친구들이 좀 더 눈에 밟히더라고요. 그래서 작은 액수나마 보탬이 될까 해서 내놓게 됐습니다.”

전업주부인 이 씨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게 된 데는 초등학교 3학년과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는 두 딸의 영향이 컸다.

“아이들이 점점 크면서 공부하라는 잔소리보다는 직접 공부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공부를 못해서 대학을 안 간 것이 아니라 기회가 없어서 하지 못했다는 것도 보여주고 싶었고요. 덕분에 큰딸은 요샌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공부를 하네요.(웃음)”

10살 터울지는 학생들과 공부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느냐고 묻자 “학업보다는 동급생들과의 세대차이문화 차이 때문에 힘들었다” 고 털어놨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 씨는 학생들의 생각과 문화를 이해하게 됐고, 학생들도 이 씨를 이해하게 됐다고. 이 씨는 매학기 성적 장학금을 탄 것을 비롯해 JLPT(일본어능력시험) 2급 자격증도 취득할 만큼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또한 이 씨가 기탁한 장학금은 학과로 전달되어 학과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돌아가는데 가끔 이 씨가 낸 장학금을 전달받은 학생들이 감사의 말을 전달할 땐 참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씨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사실 하고 싶은 것은 많죠. 통역도 해보고 싶고 일어 번역도 해보고 싶고 학사학위도 따고 나아가 대학원도 가고 싶은데. 아직은 모르겠어요. 초등학교 1학년 아이가 손이 많이 가서요. 일단은 대학부터 졸업하고 고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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