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역량강화사업에···장학금도 대폭지원

 

 

거제대학·대전보건대학·연암공업대학·영남이공대학·영진전문대학·울산과학대학·제주한라대학.

교과부가 “세계 수준의 전문대학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7개 WCC(World Class College) 전문대학이다. 지난달 31일 1차 연도 WCC사업에 선정된 이들 7개교는 발표 직후 “대학 역량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며 기뻐했다. 이들 대학은 어떻게 WCC에 선정됐을까.

■ “공인받았다는 자부심” = 이번 WCC사업에 선정된 대학은 한목소리로 “정부가 직접 나서서 명품 전문대학이라고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반겼다. 전문대학들이 너나없이 ‘취업률 1위’ ‘글로벌 전문대학’ 등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교과부가 직접 7개교를 선정·발표했다는 것 자체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반응이다.

신동범 거제대학 기획팀장은 “정부가 ‘진짜 좋은 대학’ ‘명품 전문대학’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진 영진전문대학 기획처장 역시 “역량을 공증받았다”면서 “선정 후 다시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안봉선 대전보건대학 교무처장도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이라는 타이틀이 붙었으니 대한민국에서는 최고라고 볼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와 더불어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이라는 타이틀에 맞는 역량을 키우는 것에 대해 큰 책임감도 있다고 밝혔다. 이호성 영남이공대학 총장은 “앞으로 직업교육의 차별화와 함께 OECD국가 안에서도 한국적인 직업교육모델을 선도하고 개발할 의무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우세진 울산과학대학 기획처장도 “WCC에 선정됐다는 기쁨이 반이라면 나머지는 정말 체계적인 세계 수준의 전문대학을 육성해야 한다는 걱정”이라며 “세계적인 전문대학으로 육성해 4년제 중위권 이상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 “취업률·충원율 월등” = WCC에 선정된 7개교는 4단계에 걸친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통과해 선정됐다. 특히 두드러진 부분은 평균 74.7%에 달하는 높은 취업률이다. 연암공업대학은 올해 취업률 84%를 기록해 전문대학 중 1위를 기록했다. 영진전문대학(78.2%), 영남이공대학(73%), 울산과학대학(72.9%), 대전보건대학(68.8%)은 졸업자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가’그룹 취업률에서 각각 1·2·3·5등을 차지했다. 거제대학은 졸업자 1000명 미만 대상의 ‘다’그룹 4위였다.

교과부 전문대학과 오응석 사무관은 “7개 대학 평균 취업률이 74.7%로 전체 전문대학 취업률 평균 60.7%보다 14%포인트 이상 높다”며 “전문대학 경쟁력과 취업률의 높은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선정대학 모두 지방 전문대학이지만 평균 재학생 충원율이 116.0%에 달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수한 교육역량과 취업이 가능하다면 지방이라도 학생이 몰린다는 방증이다.

공업계열 대학이 대부분인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연암공업대학은 컴퓨터·전기전자·기계 등 순수 공업계 대학이며, 거제대학은 조선해양분야 전문기술인력 양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울산과학대학은 조선해양·자동차·플랜트·신재생에너지 인력양성을, 영진전문대학은 메카트로닉스·기계·전자정보기기 분야에서 특화돼 있다.

■ “향후 예산지원 기대” = WCC에 선정된 대학은 특별한 평가 없이 3년 연속 역량강화사업 지원을 보장받는다. 역량강화사업 예산도 일반 선정대학에 비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오신종 교과부 전문대학과 사무관은 “내년도 역량강화사업비 배분 시 WCC 7개교에 줄 예산을 떼놓은 후 다른 대학에 사업비를 배분해 우선배분 대상인 WCC에 보다 많은 역량강화사업 예산이 돌아가도록 할 것”라고 밝혔다.

이 밖에 올해 96억원 규모로 운영 중인 전문대 우수학생 장학금도 일반 대학에 비해 2~3배 확대 지원되는 점,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의 설치 자율화, 산업체 위탁교육 운영 자율성 확대도 WCC 선정대학의 인센티브 중 하나다.

하지만 146개 전문대학 중 소수 대학을 선택해 세계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목표에 비해 예산지원이 부족한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사업에 선정돼도 직접적인 지원 없이 ‘타이틀’만 준다면 WCC에 대한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교과부 역시 WCC사업이 무게가 실리기 위해서는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이에 따른 예산 확보 역시 고심하는 부분이다.

황보은 교과부 전문대학과장은 “적십자간호대학의 교육역량강화사업 철회, 그 외 몇몇 대학의 브랜드 사업비 미지급 등으로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에서 여유가 생겼는데 이런 부분을 WCC에 배분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라며 “10월쯤 교육역량강화사업 예산 정리가 끝나면 확실히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스기사> “보건계열 힘 못썼다”

WCC 선정 대학에서는 그동안 역량강화사업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던 보건·의료계열이 약세를 보였다. 보건계열 전문대학의 부진은 WCC사업 평가가 산학협력에 많은 배점을 둔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문영동 연암공업대학 기획팀장은 “공업계 전문대학은 취업률과 산학협력 지표가 함께 움직인다고 봐야 한다”며 “산학협력이 잘되면 취업이 잘되는 것이고, 반대로 산학협력이 활발하면 취업률도 높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즉 취업률이 높은 공업계 전문대학은 자연스럽게 산학협력 점수도 높을 수밖에 없다.

공업계 전문대학 관계자 역시 “공업계 전문대학은 ‘산학협력·취업지원을 하지 않으면 죽는다’는 절박함이 있지만 의료·보건계열은 아니다”며 “3단계 평가의 경우는 공업계가 높은 점수를 받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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