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대학 기숙사의 역사와 추세 미국 대학 기숙사에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신세대 학생들의 다양하고 고급스러운 욕구에 부응하는 시설을 갖추려는 노력이 그 핵심이다. 기존의 오래되고 낙후한 시설로는 학생 유치가 점점 어려워지는 탓이다. 이제 미대학은 학생과 그 부모의 마음에 드는 기숙사 를 제공하느냐의 여부가 신입생 유치는 물론 명문 대학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대학에 기숙사가 들어선 것은 13세기 영국의 양대 명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최초로 기 록된다. 당시 기숙사는 보통 3∼4층 건물로 지어졌고 학생 20-30명을 묶어 학습 시설과 생 활 시설이 제공됐다. 식사가 제공되는 중앙 식당은 학생과 교수가 똑같이 이용했다. 이러한형태의 기숙사는 미국에서도 1950년대까지 지속된 추세였다.

그러다 195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고층 형태의 기숙사가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는데 이 는 전후 베이비붐 시기에 태어난 학생들이 대거 대학에 몰리면서 수용 인원을 늘려야했던 때문이다. 엘리베이터가 들어서고 복도에 중심으로 양편에 방이 늘어선 형태가 대부분이었 는데 많은 학생들 탓에 30∼40명이 욕실을 같이 사용해야 했다. 협소한 공간 때문에 책상이나 침대, 옷장, 책장이 최소한의 시설이 갖춰졌고 층별로 있는 라운지는 60명 이상이 사용하 곤 했다.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제공되지 못한 실정이었다. 식당은 수천명의 학생이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해야하는 형편이었고 실제 생활 공간과도 멀리 떨어져 있었다.

당시 학생들은 자라면서 형제나 자매가 같이 방을 사용하는 공용 문화에 익숙한데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군대를 같다 오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형태의 기숙사가 큰 문제없이 수용됐 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신세대는 자라온 환경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고 이 때문에 기대 욕구도 높아 진 상황이다. 최근 학생들은 대개가 핵가족 형태의 자녀들로 어렸을때부터 방을 혼자 쓰고 자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대학 기숙사에서 침실을 같이 쓴다는게 정서적으로 맞지 않다. 또 한 고급 시설을 선호하는 경향이 농후하고 소비자 지향의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여러 대학을 놓고 기숙사 시설 등을 대상으로 일종의 '쇼핑'을 하는 세대라는 것이 다. 따라서 최근의 기숙사는 이들의 높아진 기대욕구에 부응하지 않을 없는 형편이다. 과거 50∼60년대의 스타일로는 신입생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근의 기숙사는 최신 시설과 독방 형태로 바뀌고 있고 이를 위해 민간 업체와 손을 잡고 기숙사 건립과 운영을 하는 대학들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고급 주방과 개인 욕 실, 학습 공간, 사교 공간, 최신 컴퓨터 환경이 최근에 대학들이 추구하는 기숙사 모델이다.

학습 공간과 주거 공간을 병행하는 움직임도 큰 추세중 하나이다. 학과나 단대별로 수업도 받을 수 있고 숙식도 가능한 대학 건물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 모델은 특정 커리큘럼과 연계됐을 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예컨대 프랑스 문화와 언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만든 주거 겸용 대학 건물에서는 반드시 불어로만 얘기해야 하는가 하면 식사는 프 랑스 음식이 제공되고 프랑스 TV프로그램이 시청 가능하도록 만들어 학습 효과도 높이는것이다.

재정 문제상 민간업체와 파트너십으로 이뤄지는 학교밖 기숙사 모델은 최고급 시설을 지향 한다. 개인 침실과 욕실은 물론 충분한 주차공간, 수영장과 온천, 학교 컴퓨터 접속 LAN망,최신 컴퓨터실, 개인 강사 등이 서비스될 정도이다.

신세대 학생이 대학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커리큘럼과 함께 기숙사 시설이라는 얘 기가 나올 만큼 미대학 기숙사는 큰 변화를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며 많은 대학이 이러한 변 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자료: 유니버시티비즈니스, 크로 니클, 퍼실리티스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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