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순 신구대학 산학협력단장

▲ 이길순 신구대학 산학협력단장
146개 전문대학들의 최대 관심사였던 WCC(세계수준의 전문대학) 육성사업의 1차년도 선정대학 7개교가 발표됐다. 선정된 대학은 특별한 재정지원은 없지만 교육역량강화사업 3년 연속 자동 지원, ‘전문대학 우수학생 장학금’의 증액 지원, 학사학위 수여가 가능한 4년제 전공심화과정의 운영 자율화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그러나 많은 대학들이 WCC에 선정되길 원한 것은 이러한 인센티브에 끌려서라기보다 ‘최상위 그룹의 명문전문대학’으로 공인받는다는 명예와 자부심 때문일 것이다. 

4단계의 꼼꼼한 평가과정을 거쳐 선정된 WCC 7개교가 우리나라 최상위 그룹의 전문대학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이들은 탄탄한 교육여건, 높은 취업률, 건전한 재정, 우수한 산학협력과 국제화 시스템이 갖추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관련 지역 산업체의 요구를 충족시켜 온 우수 대학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선정된 대학들은 엄밀히 말해 현재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이라기엔 무리가 있다. 최고의 전문대학이라는 명예에 맞게 진정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이 되어 직업교육을 선도해 나가야하는 숙제가 주어졌다고 보는 것이 옳다. 

WCC 선정대학들이 진정한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이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고등직업교육기관의 본질적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지역거점 산학협력에 근거한 교육체제를 갖춰 지역산업과 동반성장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또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글로벌 스탠더드 교육과정을 개발해 교육인력과 노동인력이 넘나들 수 있는 기반조성도 요구된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스탠더드 교육과정의 운영과 글로벌 인재의 양성에서 취업까지 가능한 혁신적인 직업교육시스템 구축해 세계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고등직업교육 시스템으로 발전시켜야한다. 궁극적으로 우리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시스템이 전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교육아이템으로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문대학 직업교육의 성공모델을 창출·확산하여 전문대학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WCC 사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혁신적 직업교육 시스템의 창안과 발전이 개별 대학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 ‘경쟁과 협력’은 결코 상호배타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상생 발전의 원동력이다. 따라서 선정대학들이 함께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정보와 노하우를 상호교환하고, 벤치마킹을 하며, 대학 간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사업의 효과적 관리와 환류 활동을 함께 하는 등 사업효과의 확산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WCC 선정대학이 진정한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단순히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지정하는 것을 넘어 WCC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것도 함께 강조하고 싶다. 등록금 의존도가 높은 현재 전문대학 재무구조 하에서는 첨단 시설 및 기자재에 과감히 투자하고 소수 정예화 된 실무중심의 특성화 교육을 수행하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는 대부분의 전문대학이 교육의 질을 가름하는 교원 1인당 학생 수나 강좌 당 학생 수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것과 같은 최소한의 여건조차도 개선하기 쉽지 않은 형편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선정결과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한 정량지표 위주의 평가방식 적용으로 인해 한계가 있었다는 반응도 있다. 따라서 향후 산업 및 직업분야의 특성이나 강점도 고려하여 평가할 수 있도록 직업교육의 일반성과 다양성간의 조화를 이루는 WCC 선정 준거 및 평가방법에 대한 진단과 지속적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