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총장 체제 침체된 분위기 전환 필요

▲ 강태범 신임 상명대 총장.
서울 소재 이름있는 종합 사립대 가운데 유일하게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포함된 것에 반발, 총장이 사임하는 등 혼란에 휩싸였던 상명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상명대는 당분간 총장 대행체제로 갈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강태범 화학과 교수를 지난 20일 새 총장으로 전격 임명했다.  대학은 곧이어 21일 총장 취임식을 열어 신임 총장 제체로 전환하는 등 재정지원 제한대학 중 가장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재정지원 제한대학 명단에 포함돼 충격을 받은 상명대는 결과 발표 직후 이현청 전 총장이 책임을 지고 6일 사의를 표했다. 이사회는 이 전 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8일 백웅기 서울부총장을 총장서리로 임명했다. 내년 3월까지인 이 전 총장의 임기를 감안하면 남은 기간 동안 직무대행 체제로 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상명대 이사회는 곧바로 20일 강 교수를 총장으로 전격 임명했다. “직무대행 체제를 계속하기보다 하루빨리 새 총장을 세워 위기 수습에 나선 것”이라는 학내 평이다.

이사회는 시간의 촉박함과 평가지표의 개선 필요성, 두 가지를 주목했다. 이 때문에 상명대는 대학평가 작업에서 확실한 성과를 낸 전력이 있는 학내 인사를 새 총장으로 긴급 선임한 것이다.

강 신임 총장은 이런 면에서 위기의 상명대를 이끌어나갈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기획부총장, 기획처장, 기획조정실장 등 수차례 학내 주요 보직을 맡으며 대학 발전을 주도했고 지난 총장 직무대행도 역임한 바 있다.

강 총장은 특히 2005년 제2주기 대학종합평가에서 상명대가 최우수대학교와 최우수대학원으로 선정될 당시 이를 진두지휘한 경험이 있다. 상명대 관계자는 “강 총장이 실무 책임자로 대학평가에서 실적을 거둔 점이 어필해 이사회가 결단을 내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은 만큼 평가를 잘 준비할 수 있는 총장을 필두로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는 셈이다. 강 총장도 이런 점을 의식한 듯 취임식에서 2주기 대학종합평가에서 최우수대학교로 선정됐던 점을 들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기 2년’의 긴급수혈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우선 급한 평가지표 개선에서부터 힘을 내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로 강 총장은 취임사를 통해 “겸허한 마음으로 이 무거운 멍에를 기꺼이 지고 가려 한다. 다시 한 번 구성원의 역량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상명대는 또 500억원 이상을 직접교육비로 투자하고 전임교원 확보율, 취업률 등 부족한 지표를 끌어올리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전국 43개 재정지원 대학 중 가장 먼저 총장 교체를 단행한 상명대를 지켜본 다른 대학들은 어떤 개혁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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