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전면적인 등록금 투쟁(등투)으로 일부대학의 학사행정이 마비되는 등 상당수의 대학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총학생회의 2주째 계속되는 초 강경 투쟁으로 한양대, 경희대, 서울시립대는 본관 건물 전체를 점거, 봉쇄 당해 학사업무가 전면 마비되고 있는 것을 비롯, 1일 현재 전국 20여개 대학이 등투로 큰 내홍을 겪고 있다. <관련 기사 3, 9면>

전국 대학 총학생회의 등록금 투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교육대책위(공동대표 박중원 숭실대 총학생회장)도 지난 1일 전국 대학학생대표자 명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학들의 등록금 담합행위를 신고한 데 이어 3일에는 이화여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합 묵인과 직무유기로 문용린 교육부장관과 각 대학 총장들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오는 4일과 7일에는 서울역광장과 종묘에서 각각 등록금 동결과 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대국민 선전전을 가질 예정이어서 대학가 등투는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교육대책위는 "총학생회로 민주 납부한 학생이 한 명이라도 제적될 경우 해당 대학의 시설물을 무기한 점거해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총선투쟁본부 소속 대학생 5명은 지난달 28일 서울 세종로이순신장군 동상 위로 올라가 등록금 인상철회와 교육재정 확충 등을요구하며 1시간 동안 시위를 벌였다. 최근의 대학가 등투는 총장실 점거, 항의·삭발·단식 시위는 물론 대학 행정의 심장부인 본관 전체를 점거하는 한편 사제간 폭행사태, 동맹휴업이 잇따르는 등 예전과는 다른 과격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대학의 본관 근무 교직원은 아예 손을 놓고 있으며 학생 행정 서비스도 전면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처럼 각 대학가의 등투가 격화되고 있는 것은 상당수의 대학들이 10%안팎의 등록금 인상을 전격적으로 단행했지만 인상제시 근거는 '물가 상승률' 정도에 불과한데다 법인·대학의 투명한 예·결산이 이뤄지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본지 338호 4면 참조>

한편 경찰청 정보라인의 한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최근 한총련의 영향력이 급속히 약화되면서 사멸화돼 가던 학생운동이 등투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어 이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정부와대학생간의 대립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특별 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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