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이공대학은 1980년대 6년 연속 최우수 전문대학을 차지할 만큼 우수한 교육역량을 뽐내던 전문대학이었다. 하지만 21년 임시이사 체제기간 대학은 한때 대구지역 전문대학 중에서도 4위 밖으로 밀렸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9년 정상화와 함께 취임한 이호성 영남이공대학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학개혁에 무섭게 몰두했다. 이 총장과 교직원들의 노력은 교육역량강화사업 4년 연속 선정을 비롯해 146개 전문대학 중 2개교만 선정한 창업선도대학 선정, 해외현장실습 파견학생 수 전국 1위 등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2011년 1차연도 WCC 7개교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면서 대학의 이름을 확실히 알렸다.

“WCC를 통해 대학의 경쟁력을 한층 올리고 새 시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삐를 더 당겨 잡은 이 총장을 만나 WCC선정 소감 및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 WCC선정을 축하드린다.
“앞으로 고등교육기관은 수업연한에 따라 2년제 혹은 4년제로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기능에 따라 직업교육대학, 일반교육대학, 연구중심대학 등으로 나누어 질 것이다. 정부가 교육역량이 우수한 7개 전문대학을 WCC로 선정·발표한 것은 직업교육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의 전환뿐만 아니라 고등교육의 새로운 방향이 정립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우리 대학은 WCC선정을 계기로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와 함께 국민들에게 전문대학도 사회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려주고자 한다.”

- WCC 평가에서 메카트로닉스 분야가 높은 점수를 얻었다.
“메카트로닉스는 우리 대학이 자리한 대구경북지역의 중점 육성 사업이다. 결국 우리대학이 우수한 현장기술 인력을 배출해야 한다는 소리다. 우리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자동화기기의 세계적 기업인 독일 지멘스사와 협약을 체결하고 SMSCP(Siemens Mechatronic Systems Certification Program)교육프로그램 과정을 개설했다. 7명의 교수들이 직접 독일로 건너가 5주간의 지도자 과정을 이수했으며, 그들이 돌아와서 가르친 학생들이 지난 8월 SMSCP 자격시험에서 25명 전원이 합격했다. 이 학생들은 대구경북에서 독일 지멘스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기업에 취업도 쉽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급여도 크게 인상될 것이다. 이러한 특징들이 좋은 결과의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 WCC 평가 기준에서는 취업률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대학 역시 높은 취업률로 잘 알려져 있는데.
“최근 대기업 대표이사를 만나 함께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대표이사가 전문대학 학생을 뽑다보면 전문대학 중에서도 옥석이 가려진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우리 대학 졸업생이 최고라며 앞으로 전기기기계열 학생들을 서류심사를 제외하고 면접전형으로만 뽑겠다고 약속하고 돌아갔다. 우리가 식당에서 한 번 밥을 먹어보고 맛없으면 다시는 안 가듯 취업도 마찬가지다. 산업체에서 학생들을 채용해보고 자신들의 기대에 못 미치면 다시 뽑지 않는다. 그동안 졸업생의 질을 높이려 노력한 것이 높은 취업률을 기록한 이유라고 본다.”

- 구체적인 예를 든다면.
“우리대학이 실시하는 프로그램 중에 ICPP(Individual career plan program)가 있다. 이 프로그램은 졸업생의 이력을 5년 이상 추적해 졸업한 학과의 생산성과 건전성, 경쟁력을 따져본 후 개선해 나간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졸업생들의 질을 대폭 올릴 수 있었다. 대학 역시 졸업만 시키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 대한 무한책임이 필요한 시대다.”

- WCC 7개교가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들었다.
“WCC 선정된 7개교 모두 교육과 사업적인 측면에서 귀감이 되고 전문대학을 선도할 수 있는 능력개발에 힘써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모든 전문대학과 함께 동반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 WCC협의체의 역할이 아닌가 한다.”

- 화제를 돌려보자. 2009년부터 취임한 후 3년째 대학을 이끌고 있다.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화두가 있나?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다. 전문대학 학생들은 경제적으로 4년제 학생들에 비해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경제적 차이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보살핌도 적다. 이 학생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술(툴)을 알려줘야 한다. 전문대학 학생들이 사회의 허리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중간계층이 활발해야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하다.”

- 영남이공대학은 취업만큼 창업에도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이유가 있나?
“직업교육의 마지막 목표는 창업이다. 특히 여자들은 결혼을 하고나면 다시 직장으로도 돌아가기 힘든 게 우리나라 직업구조라 창업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중소기업 사장님을 많이 육성시키는 것도 직업교육이 해야 할 일 중 하나라고 본다. 요즘 학생들은 힘든 일을 싫어하고 겁이 많아서인지 창업을 꺼려한다. 우리 대학은 비수도권 내 유일한 창업선도전문대학으로서 학생들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일깨워 취업과 창업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훗날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학생들을 역전의 주인공, 감동의 성공스토리를 지닌 사람으로 만들어 준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또한 영남이공대학의 교직원과 학생을 가장 사랑했었던 총장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 이호성 총장은...
영남대 금속공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후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에서 이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대한중석(주) 초경합금본부 기술연구원, 태평양야금 기술담당(이사대우)을 역임했다. 1988년 영남이공대학 교수로 부임한 후 교무기획처장 등을 거쳐 2009년 총장에 취임했다. 상훈으로는 중소기업우수기술지도표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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