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DB 연계 취약점 지적, 산정방식 바꿔

세부기준은 미정… “큰 변동은 없을 것” 냉담

▲ 취업시즌 기업 채용설명회에 몰린 대학생들. <사진 = 한명섭 기자>

오는 11월 30일 발표 예정인 국세청 데이터베이스 연계 취업률이 대학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건강보험 DB 연계 취업률이 1인 사업자나 프리랜서 등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반영, 산정방식이 바뀌어 처음 발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취업률 산정 세부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취업률 올리기에 목매고 있는 대학들은 답답한 표정이다.

7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국세청 DB 연계 취업률은 1인 사업자는 총매출액, 프리랜서의 경우 원천징수세액 기준으로 일정 금액 이상을 받는 졸업생을 취업자로 계산한다. 세부 금액 수준은 미정으로, 교과부는 11월 중 기준을 정해 대학 취업 담당자들 대상 설명회를 열어 산출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세부 금액 기준이 정해지면 새로운 취업률 적용에 대한 전체 시뮬레이션을 돌려 부가항목으로 공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률 올리기에 여념 없는 대학들은 빨리 새로운 취업률 적용 방법과 세부 기준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1인 사업자나 프리랜서로 일하는 졸업생들이 많아 취업률 지표에서 불리한 예술계 대학들은 국세청 DB 연계 취업률에 기대를 걸고 있어 정도가 더하다.

권찬호 상명대 학생처장은 “1인 창업자와 프리랜서가 각각 매출과 소득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기준이 발표되지 않아 학교 입장에서는 준비가 어렵다”고 말했다. 홍세영 대구예술대 입학기획처장도 “발표 시점까지 두 달도 안 남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지금까지 이 취업률을 어떻게 반영·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 아무런 설명도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교과부가 발표할 국세청 DB 연계 취업률에 대한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게 중론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대비가 어려울 뿐더러 아직 취업률 산정방식 변경이 정해지기 전인 지난해 졸업생들이 조사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추계예술대 관계자는 “취업률 산정방식 변경이 다소 도움은 되겠지만 별다른 지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1인 창업이나 프리랜서가 통계에 잡힌다 해도 예술대 졸업생들은 졸업 후 1~2년 내 제대로 된 소득을 내기가 쉽지 않다. ‘숙성기간’이 필요한 예술대 특성을 감안하면 새로운 취업률 지표도 아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홍세영 대구예술대 처장은 “당장 올해 수치 자체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며 “또한 원천징수세액 기준으로 평가하면 일정한 소속 없이 소득을 올리고 자진신고를 하지 않는 경우 통계에 잡힐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국세청 DB 활용을 넘어 파격적인 취업률 대책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예술계 대학들은 △예술계 대학 평가지표에서의 취업률 제외 △예술계 대학 별도평가 △조사 대상 졸업생의 졸업후 기간 확대 △취업률 표준점수제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강태범 상명대 총장은 “현실적으로 취업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예술계 학과들을 다른 학과 취업률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각 학과의 평균 취업률을 기준으로 표준점수로 전환해 비교하는 방법을 교과부에 건의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학과에 따라 취업률 10%와 80%가 같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술대 평가에서는 아예 취업률 지표를 제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울 소재 한 대학 예술계열 교수는 “예술대에 한해 과감하게 취업률 지표를 평가에서 빼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며 “그게 안 된다면 최소한 예술계 특성을 감안해 학생 졸업 후 1~2년이 아닌 약 10년까지로 평가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예술계 대학 교수들은 또 “건보 DB 연계 취업률도 이전 산정방식의 단점을 보완했지만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았느냐”며 “일단 방식을 바꿔 시행한 뒤 방식의 맹점에 대한 불만이 나오게 하는 것보다 그 이전에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게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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