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을 바로 뒤에 끼고 있는 숭의여자대학을 방문한 사람들은 대학의 뛰어난 환경과 조용함에 놀란다. 하지만 대학은 마냥 조용하기만 하진 않다. 대학은 2011년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으로 역량의 우수함을 알린 한편, 옛 외교구락부를 개조한 지상3층·지하4층 규모의 별관(연면적1987.30㎡)을 10월말에 완공해 교육역량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올해 3월 숭의여자대학 총장으로 취임해 성공적으로 대학을 이끌고 있는 안재신 총장은 “졸업생이 당당하게 ‘숭의여자대학 출신이다’라고 자랑을 할 수 있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안 총장을 만나 대학의 운영계획 및 발전방향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 취임한지 8개월가량 지났다. 어떤 점에 중점을 두고 대학을 이끌어 왔는지.
“여자대학의 특성을 살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오늘날 여성교육은 크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아까운 여성인력들이 결혼이나 기타 이유로 사장되어 왔는데, 시대가 달라지면서 여성들도 당당하게 전문직과 고위직에서 활약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여성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이 사라지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여성이 사회발전의 일원으로 책임의식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심화된 커리큘럼 개발에 고심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최근 중국이 눈부시게 성장하면서 중국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면세점, 관광가이드, 무역 등 여러 분야에서 중국어를 잘하는 인재가 대우 받고 있다. 어학에 유연한 여성들이 중국어를 익히게 되면 직업전선에서 특별한 혜택이 있을 것으로 보여 관련 학과 개설을 고심하고 있다. 심화된 커리큘럼 개발 및 체험활동을 통한 시야 넓히기 등도 여성을 당당하게 만드는 대학 만들기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

- 전문대학 중에서도 낮은 등록금으로 유명한데
우리 대학은 수도권에 등록금이 가장 낮은 대학이다. 전국적으로도 최하위 수준일 것이다. 하지만 등록금이 낮다고 학생들에 대한 투자가 적은 것은 아니다. 2009년부터 3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것과 반대로 장학금은 최근 4년간 48.4%가 증가했으며, 전체 학생의 33%가 장학혜택을 받고 있다. 또한 현재 공정률이 95%이상 진행된 제1별관이 10월말에 완공되면 교육환경도 크게 좋아질 것이다.”

- 대학의 특성화 분야를 꼽는다면
“우리 대학은 ‘숭의보육학교’로 시작해 우리나라 유·아동 교육 및 보육의 모태가 되는 대학으로 자리매김 해 왔다. 그간 배출된 유·아동 교육 졸업생 수는 8600명에 달하며 이중 약 70-80%가 전국 교육현장에서 경영자로 교사로 일하고 있다. 어느 유치원을 가 봐도 숭의여자대학 출신교사를 찾을 수 있으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 대학을 특성화 시키라고 한다면 유·아동보육 특성화 대학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탄탄하다.
디자인 계열도 특성화 분야로 손꼽을 만하다. 명동과 충무로 등 인접상권과 연계해 디자인 특성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제품디자인 및 로고 등을 제작해 나누는 재능나눔행사 등을 통해 남대문시장, 평화시장 등과 교류하고 있다. 미국의 SVA와 영국 NTU, 일본 세이카대학과 학점교류 및 연계프로그램도 실시 중이다.”

- 2020년 수도권 최상의 대학을 목표로 세웠다. 세부계획은?
“학령인구의 감소로 대학 입학자원이 줄어들고 있어 대학의 역량강화와 위상제고 전략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대학은 ‘교육역량강화를 위한 기반 구축과 대학의 위상제고’를 목적으로 ‘2020년 수도권 최상의 대학’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객중심의 교육 △교육경쟁력 강화 △산합협력 강화 △취업경쟁력 강화 등을 비롯한 기반구축전략과 △대학 브랜드 강화 △국제화 거점교육 △지식기반 평생교육 등 위상제고 전략을 추진 중이다.”

- 지성과 덕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사회가 기능과 스펙위주로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다. 이들도 물론 중요한 선발 요소임은 틀림없지만 나는 ‘지성과 덕성’을 더 강조하고 싶다. 정직하고 친절하고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과 높은 수준의 교양을 갖춘다면 언제나 주변사람들의 환영을 받는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근본은 인성이다. 전문대학 학생들은 수업연한이 짧아 교양과목을 따로 배울 시간이 없어 항상 학생들에게 독서를 권하고 있다.

- 고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정부가 최근 대학명칭 차별화 시정, 총장 명칭 사용 등 진전된 정책을 펴고 있는 점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우리 대학도 2~3년제를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심화과정을 통해 학사학위도 딸 수 있다. 사회가 요구하고 필요로 하는 인재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키워낸다면 새로운 명문대학으로 도약도 확신할 수 있다. 정부가 사립대학이 대부분인 전문대학의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적극적인 지원을 한다면 고등직업교육과 전문대학생에게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본다.”

- 앞으로의 계획은?
“우리 대학이 108년 전통을 바탕으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정신이 살아있는 대학이 되도록 육성하고 싶다. 우수한 신임교원을 확충하고, 교육환경 개선과 교원역량강화를 통해 학생들의 자질 향상에 힘쓸 것이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졸업생 동문들이 이 대학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대학으로 만들 것이다. 우수한 교수진과 재단, 아름다운 학생들과 함께 반드시 이뤄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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