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철 사총협 회장 “사립대학 균형발전 위한 소통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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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총장

세계와 경쟁 시점…정부 압박 부담… 평가 기준·방안 논의 통해 이뤄져야
정부관심·투자가 등록금인하 열쇠… 대학들 아픔·고민 전해주는 언론되길

 

▲ 박철 사총협 회장

대담=박성태 발행인

박철 한국외대 총장은 올해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사총협) 회장으로서 반값등록금, 사학비리, 대학구조조정 등과 관련, 사립대 총장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내부적으로는 글로벌캠퍼스 제2기숙사와 서울 캠퍼스 지하복합시설 신축 등 교육시설 인프라구축에 힘을 쏟느라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면서도 본인이 맡은 대외 직분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대학신문은 창간 23주년을 맞아 사총협 회장인 한국외대 박철 총장을 만나 대학구조조정 등 교육현안에 대해 심도 있게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2006년 취임해 2010년 연임에 성공한 6년차 한국외대 총장으로서 한국외대의 비전과 앞으로 추진할 사업 등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 반값등록금과 대학구조조정 등 올해는 유난히 대학들에게 어렵고 긴 시간이었다.

대학들이 요즘같이 집중적으로 성토대상이 되던 적은 없었다. 잘못된 점은 바로잡아야 하겠지만 대학이 사회에 기여한 부분은 많고 앞으로도 많을 것 이다. 이제 겨우 세계 대학과 경쟁하는데 자꾸 정부에서 압박만 하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힘들다.

- 수도권 대학 총장이자 사총협 회장으로서 이번 대학구조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대학구조개혁위원회(위원장 홍승용) 중심으로 부실대학 퇴출 작업이 구체화 되면서 대학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이런 과정에서 대학 평가 기준과 방식이 사회적 합의를 충분히 거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물론 정책 추진 상에서 여러 어려움도 있었겠지만 가급적 많은 논의를 통해 그 기준과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그래야만 정부의 조치 후에 해당 대학들도 승복할 수 있고, 정책 실시에 따른 부작용도 줄여나갈 수 있다고 본다.”

- 특히 지방 중소 사립대나 예술계 대학은 타격이 커 불만이 높다. 사립대 총장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어떻게 담아낼 생각인지.

“200여개 4년제 대학들 중 80%가 사립대인 만큼 사립대는 대학교육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대학구조조정은 우리 고등교육이 사회를 선도하는 데 적합한 구조를 갖추도록 조정하는 것이 돼야 하며, 국립과 사립대학 비율 조정, 대학의 경쟁력 제고, 국가 균형발전과 수도권 인구 집중 완화. 지방대학 활성화, 대학 특성화 유도 등의 정책 목표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사립대의 자율성과 대학사회의 미래를 위해 사립대 총장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교과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 올해 ‘반값등록금’ 이슈가 확산되면서 사립대들이 주요 언론들의 도마에 오르내리기도 했는데.

“‘한국의 대학등록금 수준이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높다’는 보도는 사실 오류가 있다. 그렇지만 찬찬히 살펴보니 ‘국공립대 등록금’ 통계자료들을 잘못 해석한 결과였다. 또한 OECD가 함께 발표한 ‘고등교육단계 전체 공교육비 대비 정부의 고등교육 지원 비율’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한국은 OECD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22.3%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머지 77.7%는 민간재원, 사립대가 떠맡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언론들은 ‘우리나라에서 고등교육을 전담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사립대’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정부를 향해야 할 칼끝을 사립대에 겨누고 있으니 뭔가 잘못됐다.”

- 교과부의 재정재원대학에 선정된 사립대학들은 내년도에 등록금을 인하해야 하는 상황인데.

"대학의 교육환경 선진화와 글로벌화를 위해서 재정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학문을 논의해야 할 대학 현장에서 매년 학교와 학생이 등록금 책정을 놓고 논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학교나 학생 모두 어려운 경제 여건이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고통분담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각 대학들이 등록금 문제를 책임지는 것도 한계가 있다. 교수나 교직원들의 급여문제도 대학이 직면하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다. 그리고 세계 대학과 치열한 경쟁을 하는 국내대학의 입장에서 장기적 발전플랜을 수행하기 위한 재원마련도 큰 문제다. 대학의 재단이 처음부터 튼튼했거나 혹은 대기업이 지원하지 않는 이상 대학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재정적으로 커다란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그러한 차이와 제도적 개선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률적으로 등록금 문제를 대학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합리적이진 않다고 생각한다."

- 사총협이 추진했던 대학 기부금 세액공제 제도도 등록금을 낮추기 위한 노력 아니었나

“그렇다. 지난 4월 사총협 총회에서는 10만원 한도까지 기부금 세액 공제를 법제화하는 내용의 건의서를 채택했고 교과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대답을 들었지만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상황이다. ‘큰 손’을 기다리는 것보다는 소액이나마 동문들의 발전기금을 십시일반 모을 수 있으니 대학 기부 문화 확산에 도움이 되고, 간접적으로는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지원도 이뤄질 것이므로 반드시 실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 대학 기부금 세액공제를 제외하고 사총협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정부 뜻대로 사립대 등록금을 국공립대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사립대에 대한 국가의 투자가 절대적으로 늘어나야 한다. 지난 3년간 사총협 소속 총장들은 ‘사립대학지원육성법’ 입법을 촉구해왔다. 이제는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에서 도와줬으면 한다.”

- 한국외대에 대해 얘기하도록 하자. 지난 6년간 연임에 성공하고 대대적인 인프라 구축과 성과연봉제 도입 등 추진력이 두드러진다.

“한국외대는 명성에 비해 교육환경이 낙후돼 있었다. 이제는 외국인 유학생들까지 대거 유치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했으니 이제야 말로 5대 명문사학으로 재도약할 것이다. 한국외대 구성원들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연구실적 및 성과들도 눈에 띄게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수고한 만큼 더 애써주길 당부하고 있다.”

- 연임 당시 약속했던 송도 제3캠퍼스 건립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

“2007년 인천시와 송도글로벌캠퍼스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5공구 부지 확정 통보를 받았다. 송도캠퍼스는 지리적 위치와 교육여건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외대의 ‘글로벌 전진기지’가 될 거라 믿는다. 한국어교육 중심센터, 국제회의와 다문화센터 건립 등 다양한 글로벌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동북아 최고 수준의 국제지역연구 클러스터를 형성해 국제비지니스의 씽크탱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 남은 임기 동안 어떤 사업을 추진할 생각인지

“서울캠퍼스 사이버한국외대 건물 신축, 글로벌캠퍼스에는 다목적 신 본관 공사 등 양 캠퍼스 인프라 구축사업은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며 이외에도 교육-연구-행정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본-분교 통합과 관련해서는 학교 구성원들과 재단이사회가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캠퍼스 통폐합 추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전 구성원이 찬성하고 있어 10월 중으로 교과부에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 마지막으로 창간 23주년을 맞은 본지에 한 마디 부탁드린다.

“대학정론을 추구하고 한 발 빨리 대학소식을 전달하는 한국대학신문의 스물세 번째 생일을 축하한다.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대학문화 창달과 경쟁력 있는 대학문화 정착을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애쓰고 있는 한국대학신문에 감사드린다. 국내 대학의 발전과 문제점들을 거론하고 제기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언론이 바로 한국대학신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빠르고 정확한 보도로 대학들의 경쟁력 제고에 큰 기여를 해 주기를 기대한다. 또한 대학 전문지로서 대학들의 아픔을 잘 안아주는 언론이 되길 바란다. 대학 정책에 심층적 분석과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등 전문성으로 승부하면 교과부나 대학 관련 단체에도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정론지로 거듭날 것이다.”

 
■박철 회장은…

한국외대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스페인 마드리드국립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5년 한국외대 교수로 부임해 홍보실장과 연구협력처장 등을 거쳐 2006년 총장에 취임했으며 2009년에는 연임에 성공했다.2011년 사총협 회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아시아·태평양 외국어대학 총장협의회장과 스페인 왕립한림원 종신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서훈으로는 스페인 까를로스 3세 십자훈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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