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재임 후보 자격 논란 일듯… 非개신교 후보 탈락

차기 총장선거를 진행 중인 연세대의 총장 후보 12명이 추려졌다.

연세대는 지난 7월 말 등록한 후보 19명 중 본인이 고사한 경우를 제외한 13명의 후보에 대해 검증작업을 벌여왔다. 천주교 신자인 후보 1명은 비(非)개신교 논란 끝에 탈락했고, 나머지 후보 12명이 최근 총장후보 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의 심사 대상에 올랐다. 후보 12명 중 2명은 교외 인사로 확인됐다.

교수평의회(교평)가 12일 학내 교수들에게 e메일을 보내 통보한 ‘총장선출 진행 경과’에 따르면 교외 인사인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장과 정동수 법무법인 율촌 상임고문이 후보 명단에 올랐다.

특히 공직에 재임 중인 김 원장의 경우 연세대 총장 후보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김희옥 당시 헌법재판관이 재임 중 동국대 총장 후보로 지원해 결국 임기 도중에 대학 총장으로 옮겨 논란이 된 바 있다.

학내 인사로는 △김영석(언론홍보영상학부) △김용학(사회학과) △서승환(경제학부) △양승함(정치외교학과) △윤대희(전기전자공학과) △이상조(기계공학과) △이태영(대기과학과) △정갑영(경제학부) △한기수(경영학부) △홍복기(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후보에 포함됐다.

이들 교수는 대부분 전·현직 부총장과 대학원장, 단과대학장 등 학내 보직을 두루 경험한 인물들이다. 단과대학별로는 사회과학대학에서 가장 많은 3명의 후보가 나왔고 공과대학·상경대학에서 2명씩, 이과대학·로스쿨·원주캠퍼스에서 각각 1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후보로 등록한 교수 중 현직 부총장급인 이상조 행정대외부총장, 한기수 원주부총장, 서승환 국제캠퍼스 총괄본부장은 여타 교수들과 다른 경로를 통해 후보로 등록해 뒷말을 낳고 있다. 본인 지원 방식을 통해 등록한 다른 교수들이 학내 교수 10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데 반해 이들 교수는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연세대가 당초 밝힌 총장후보 물색위원회, 서치펌 방식 추천이 교외 인사 추천을 원칙으로 한다는 방침과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다양한 배경과 경력의 인사에게 총장직을 개방한다는 취지의 절차가 주요 보직교수가 손쉽게 출마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양혁승 교평 의장은 “직선제 방식을 폐지하고 이번에 새롭게 진행하는 총장 선출절차의 전체 골격이 어떻게 바뀌느냐가 핵심이다. 학내에서 이견을 보이거나 논란이 되는 문제들도 있지만 큰 이슈는 아니다”라며 “선출 절차가 모두 끝난 뒤 종합평가하는 자리를 가져 이번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들을 수정·보완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심사위는 후보 12명 중 3~5명의 후보를 추려 이달 말까지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연세대는 11월 중 이사회가 추천된 후보 중 최종 1명을 지명하면 지명자에 대해 교평이 주관하는 후보자 공개 검증과 인준투표 절차를 거쳐 차기 총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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