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1주년 기념 대학생 의식조사 설문결과 대학사회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국민의 정부 출범 당시 상한가를 기록하던 지지도가 지지부진한 재벌개혁,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정치관행, 부패 척결 미흡 등으로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생들은 술집을 자주 이용하는 오락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으며,가장 부족한 여가공간으로 서점을 꼽아, 대학가에 생활 문화공간이절대적으로 부족함을 그대로 보여 주었다.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분야는 취업을 꼽아 IMF 상황하에서의 어려운경제여건을 반증했다. 국가발전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문제로는 국가 경쟁력 강화, 빈부격차 해소를 들었으며, 통일은 오는 2011년에서 2015년 사이에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론에 대해서는 대체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대학신문이 최근 창간 11주년 기념으로 실시한 '대학생 의식조사' 설문 결과에서 드러났다. 이에 한국대학신문은 20세기 마지막 부분을 캠퍼스에서 보내고 있는 대 학생들의 정치, 사회, 생활, 문화, 취업의식 등 제반 의식을 5회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

●게재순서 : ①정치의식 ②사회의식 및 대학관 ③생활·문화의식 ④대학역사 변화의식 ⑤ 취업의식 및 기업이미지

●조사 대상 :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조사 방법 : 자기 기입식 설문지법 조사 기간 : 1999년 8월 4일∼13일 표본수 : 1천61명표본 :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경희대 고려대 부산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중앙대 충남대 충북대 한국외대 한양대(이상 20개대, 가나다 순) 지역 표본 : 서울 6백2명, 지방 4백59명 계열 표본 : 인문사회계열 6백1명, 이공계열 4백26명, 예체능계열 34명학년 표본 : 1학년 1백26명, 2학년 2백36명, 3학년 2백72명, 4학년 4백27명성별 표본 : 남학생 5백54명(군필 3백54명, 군미필 1백97명), 여학생5백7명 분석 프로그램 : SPSS PC최대 표본 오차 : 95% 신뢰수준에서 ±3.1%

①정치의식 대학생들은 김대중 대통령과 국민의 정부를 대체로 지지하지 않고 있으며,정부의 개혁정책 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정계복귀와 '3김+1이'로 재편되고 있는 현 정국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 보였다. 또한 현 정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집권당의 개혁의지 미비라고 꼽은 반면 정당 선호도에서는 3당중국민회의에 몰표 를 주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현 정부의 지지도를 묻는 항목에서 대학생 10명 중 4명은여전히 김대통령 을 지지하고 있으나 현 정부에 대해서는 3명에도 채 이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지난해 본지 의식조사 결과 김대통령에 대해 지지를 표명한 대학생이 52.6%에 달했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10.0% 포인트 하락된 42.6%에 불과했다. 현 정부에 대한 지지율 역시 지 난해보다 10.9% 포인트 떨어진 27.8%로 나타났다.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대학생들도 늘어나는 추세. '김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한 응 답자는 22.2%(지난해 15.2%), '현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힌 학생은 29.6%(지난해 24.3%)인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정부의 개혁에 대한 점수는 10점 만점에 4.8점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불신은 경제를 호전시키는 등 사회 발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것보다는 지지부진 한 재벌 개혁, 구태의연한 정치 관행 등 각종 부패를 만족스럽게 개혁하지못하는 김대통령 과 정부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난 표본은 서울(36.4%), 충청(51.9%), 호남 (83.8%) 지역이었으며, 정부 지지도 또한 높게 나타난 표본은 호남(59.6%)이었다.

대학생들은 정부의 개혁정책 성공 가능성에서도 낙제점을 주었다. 개혁 정책이 성공할 수있다고 보는 대학생들은 응답자의 10명 중 2명 꼴인 20.8%. '대체로 또는 매우 실패할 것'이 라고 내다 본 28.5%보다 적은 수치이다.

응답자의 절반이 약간 넘는 50.5%의 학생들이 '그저 그렇다'는 유보적이거나 무관심한 자세 를 견지하고 있는 것도 정부의 개혁정책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응답자들이 '대체로 성공할 것'(43.3%) 또는 '매우 성공할 것'(3.3%) 에 비해 현격히 줄어든 반응이다. 반면 '대체로 실패할 것'(33.0%), '반드시 실패할 것'(5.7%) 이라고 응답, 실패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들이 지난해보다도 오히려 줄어드는 양상을 보 인 것은 상당히 이채롭다.

'내각제'와 관련된 문항에서는 대학생들간의 상당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설문에 응한 44.4%가 김대통령 임기 중의 내각제 개편 계획에 대해 '반대'의 의견을 표명했 으나 DJP의 내각제 연기 결정에 대해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29.9%에 불과했기 때문. 이같은 결과는 대학생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불신, 더 나아가내각제에 대한 인식 부재 와 무관심 또는 정국 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뒤섞여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내각제 추진'에 대해 '가급적 하지 말아야'(51.1%), '가급적 추진'(22.2%), '결코해서는 안된다'(15.9%), '반드시 추진'(6.3%) 등의 의견을 밝혔었다. 지역별로는 호남 지역 대학생(55.8%)과 강원 지역 대학생(44.3%)이 다른지역 대학생들에 비해 '내각제 연기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이 높게 나타난 반면 충청(39.7%), 제주(38.1%), 서 울(36.2%) 등지에서는 내각제 연기결정 반대의 빈도수가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내각제 수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내각제 연기'에 대한 지지율 이 낮은 것은 김대통령과 김종필 총리가 '밀실 야합'하듯 결정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 다. 대학생들은 현 정국의 개편 양상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에 대해서는 92.2%가 '반대'를 표명했고, 현 정국이 '3김+1이' 구도로 재편되는 것 에 대해서도 76.8%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진단한 것.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현 정국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집권당의 개혁의지 미비'(26.9%), '인위 적 정계 개편'(24.5%), '개혁 미비'(24.0%) 등을 꼽았다. 대학생들은 공동여당의 '2여+α'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보였다.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8.7%에 불과한 반면 '대체로 반대'(29.4%), '적극 반대'(17.0%) 등과 같은 반대 의견은 46.4% 에 달했다.

이 대목은 현 정부의 문제점으로 꼽힌 '인위적인 정계 개편'과도 접목되는 사항으로, 우리국민이 오랫동안 시달려 온 '전략적 이합집산 정당'에 내리는 평가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부 여당 대해 대체로 비판적인 대학생들이 선호 정당을 묻는 항목에서는 여당에 많 은 점수를 주어 눈길을 끌었다. 국민회의가 23.1%로 선두를 유지했으며 한나라당(5.7%)과 자민련(1.6%)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나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가 69.1%(지 난해 53.9%)나 돼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들의 깊은 불신에도 불구하고 주목해야 할 대목은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의 순위와 지지율. 대학생들은 전통적으로 야당을 선호해왔지만 국민의 정부 수립 이후부터는 국민회의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국민회의의 이같은 약진 은 국민회의의 기반인 호남 지역 대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과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을 묻는 항목에서는 국민회의 김민석 의원 과 김영삼 전 대통령이 올라 명암이 엇갈렸다. 특히 좋아하는 정치인 중 상위권은 국민회의 가 독식, 선호 정당과 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12.5%)은 지난해 17.8%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가장 좋아하는 정치인 부문 1위에 등극했던 김대통령을 제치고 월계관을 썼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이자 30대 정치인의 기수 로 꼽히는 김 의원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는 이유는 기성 정치인들에 대한 염증과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 정치 개혁에 대한 기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지지율이 지난해보다 10.0% 포인트 이상 하락, 9.8%의 지지를 얻은 김대통령은 2위로 내려 앉았다. 김대통령의 급작스런 인기 하락은 '경제 대통령'에 대한 거품 해소, 후 3김 시 대의 도래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앵커 출신의 정동영 의원이 6.6%의 지지를 획득, 3위에 올랐으며, '청문회 스타'로 대 학생층에 꾸준한 인기를 받고 있는 노무현 의원은 6.4%를 얻어 안타까운 4위에 랭크됐다.

하지만 표본 대상자 1천61명 가운데 좋아하는 정치인을 꼽은 이들은 3백15명에 불과, 대다 수가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가장 싫어하는 정치인에는 지난해 선두자리를 거머줬던(?)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를 제끼고김영삼 전 대통령이 40.4%의 득표와 함께 1위를 재탈환했다.(97년까지 김 전 대통령은 이 부문에서 1∼2위를 다툼). 김 전 대통령이 이 부문의 1위로 오른 것은 정계 복귀 움직임, 아 들 김현철씨의 대선자금 비리, 재임중의 경제 실정 등이 맞물린 것으로보인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올해 득표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22.1%로 2위. 여당을 견제하고 정 국을 안정화시키는 데 매진해야 할 당수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대한 비판의 화살을 몸소 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대학생들의 '3김 거부'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총리와김대통령이 각각 21.3%와 9.8%로 나란히 3, 4위에 랭크돼 '3김 시대 종식'을 간절히 원하고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hansh@unn.net<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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