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급속한 보급과 인터넷을 포함한 컴퓨터 통신망의 확대는 각급 학교와 지역, 국가는 물론 전 지구적 수준에서 새로운 방식의 원격교육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원격교육은 컴퓨터와 통신망을 이용하여 양방향 교육을 실현하고 일대일 대응의 교육을 지원하며 시간적, 공간적 제약을 벗어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 이 학습은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이 아닌 가상공간에서 교수와 학생이 편리한 장소와 시간을 이용, 강의와 학습활동을 진행해 나가는 것이다.
원격교육의 방법이 개발되는 상황과 맞물려 우리나라도 PC통신망의 보급이 급속히 증가하였고,
따라서 가상공간을 편리한 교육도구로서 활용하는 가상대학의 논리로 교육개혁 위원회가 지난 96년 8월 대학 교육 체제가 갖는 교육적인 한계 극복과 정보통신 기술의 교육적인 활용을 통한 미래의 지식·정보 사회에 대비한 대학 모형으로서 가상대학 설립운영을 교육 개혁 과제로 제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것이 기반이 되어 이듬해 6월 공청회가 개최된 데 이어 가상대학 프로그램 시범운영계획을 수립, 98년 2월 5개의 가상대학 시범운영기관과 10개의 실험운영 기관을 선정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98년 5월에는 또 가상대학 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가상대학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논의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2년 이상의 시험운영 경험이 있는 대학 중, 2001년에 정식으로 개교한 사이버 대학은 대학 컨소시엄 형태의 4개 사이버대학과 민간법인 1개, 대학 단독으로 운영하는 4개 등 9개 대학이며, 2002년에 개교할 대학은 대학 단독 운영 4개, 민간법인 3개 등 총 7개의 사이버 대학이 운영될 예정이다.
사이버 대학의 운영에 있어서는 학과 설치, 학기 선택, 입학정원 제한 등 규정이 너무 까다로워 활성화되는데 큰 문제점이 있다.
현재 내년에 인가될 사이버대학을 포함한 16개 사이버 대학은 약 30여 개 학과만 개설되어 있지만 공학·인문·사회 등 다양한 전공이 개설되어 있지 않아 수요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는 단점이 있다. 더욱이 입학·졸업·수업기간 등이 기존 대학과 같은 형태로 되어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이미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사이버대학중 학생이 처음 입학하여 두 번째 등록시기가 되었는데 벌써 낙오되는 학생의 수가 증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따라서 입학정원을 없애고, 가능한 한 수요자가 원할 경우 입학시키고, 졸업시기를 스스로 조정하여 수학할 수 있도록 해야만 그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사이버 대학의 현황과 효율적인 운영 세계적으로 온라인 원격교육의 유형을 나누어 보면, 교육 실시의 주체가 누구인가에 따라 첫째, 기존 학교교육의 일부 교과목을 원격 교육화 한 경우와 둘째, 기존 학교에서 분교형태로 별도의 원격교육체계를 구축한 경우가 있다.
미국의 경우 첫 번째 유형인 기존 대학에서 일부 코스를 온라인 원격교육으로 실시하는 사이버 강좌를 개설한 대학은 전체 2천2백15개 대학 중 55%인 1천2백18개 대학으로 대학의 절반 이상이 사이버 강좌를 활용하고 있다.
두 번째 유형은 기존 대학이 분교개념의 별도의 원격교육기관을 설치·운영하는 경우로 대표적인 대학은 미국의 피닉스 대학(Universtiy of Phoenix)과 캐나다의 뉴 브런스윅 전문대학(New Brunswick community college), 호주의 서던 퀸스랜드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Queensland)등이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있는 피닉스 대학은 1989년에 이미 별도의 온라인 캠퍼스를 설치 온라인 학위과정과 원격교육 센터를 포함하여 미국전역에 45개의 지역 캠퍼스와 학습지원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학위과정에는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각지에서 1천7백여명이 등록하고 있으며, 등록자는 대도시 거주자, 남성(72%), 중간 지위의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평균 연령은 38세로 나타나 있다.
학부과정은 고졸학력을 가진 23세 이상의 성인으로 지역별로 대학 등 인증기관에서 24학점 이상 취득하고 2년 이상 사회경험이 있는 경우, 대학원 과정은 학사학위를 가진 23세 이상의 성인 중 3년 이상 사회경험이 있는 사람으로 지원자격을 제한하고 있으며, 연중 언제나 등록이 가능하고 모든 강좌는 5∼6주 단위로 구성되어 있다.
다음으로 과거 방송매체를 이용하여 원격교육을 실시해오던 학교가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하여 온라인 원격교육기관으로 발전하는 대표적인 경우로 영국의 개방대학교(Open University), 캐나다의 아타바스카 대학교(Athabasca University), 노르웨이의 NKI대학교 등을 들 수 있다.
끝으로 호주의 서던 퀸스랜드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Queensland)이 주관이 되어 운영되는 인델타 사이버 교육(Indelta Cyber Education)은 초·중·고·대학·대학원 과정을 전부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1천5백여 개의 교과목을 설치, 운영되고 있다.
인델타는 99년 유네스코 ICDE(International Council of Distance Education)로부터 세계 최고 사이버 대학상을 수상한데 이어 지난해에도 호주정부로부터 최고의 사이버대학상(The best e-learning University for Australia)을 받는 등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교과목 운영은 학기, 시간 등 여러 가지 제한이 완화되어 자유로이 선택 이수할 수 있으며, 졸업이수 학점을 취득하였을 경우에는 처음 입학한 대학명으로 졸업장을 받을 수 있으나, 등록금은 과목당 $2백-3백50으로 다소 비싸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호주, 영국에서 사이버 대학이 활성화되는 것은 수요자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물론 교과내용이 그만큼 충실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이버 대학이 나아갈 방향 지금부터 15년 전 만해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 중에 매년 20만 명 정도는 대학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다. 그런 기간이 10여 년 이상 지속되었고 최근에 와서야 겨우 학생이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학생이 원하는 학과를 갈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현재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인 사람 중에 약 20% 또는 그 이상이 대학교육을 받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기존대학은 사회에 진출한 기성세대를 위한 교육과정을 갖고 있지 않고, 직장인이 다닐 수도 없다는데 그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의 사이버대학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 비해 앞에서 논의된 바와 같이 사이버 대학의 개설학과는 극소수이다. 또한 정부가 인가권을 가지고 정원을 제한한다면 사회가 요구하는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현재 사이버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유형을 보면, 대부분 직장인으로서 개인적으로 교육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사람이고, 그 다음이 교육을 받았지만 전공을 바꾼 경우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사이버 대학의 설치·운영 등 제반 사항은 넓은 테두리만 정해 놓고 스스로 수요자와 접촉하면서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만 활성화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이수학점은 1백40학점 이상 취득해야 하고, 전공은 몇 학점 이수해야만 하며, 학점이수는 1학점 당 15시간 이상해야만,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는 큰 테두리만 정해 놓고 그 안에서의 운영은 자유로워야만 사이버 대학의 존재가치와 사회가 요구하는 전문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평생교육기관에서 이수한 학점이나, 대학중퇴자의 경우 이수한 학점을 제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조기 졸업도 가능해야만 될 것이다.
사이버 대학의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좋은 교육 콘텐츠의 개발과 시스템 운영에 따른 교육방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법이 개발되어야 하며, 학습평가 방법의 다양화와 변별력 제고, 교수의 강의 평가가 원활하게 이루어져야만 사이버 대학의 위상이 높아지고 사회의 필요 존재로서 높게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서 사이버 대학의 역할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 모든 국민들이 빈부의 격차를 넘어서 누구나 의지만 있으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동등하게 가질 수 있도록 저 비용 운영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