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대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영국 대학들이 등록금을 3배로 인상하면서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다녀도 졸업할 때가 되면 대출금 때문에 빚더미에 올라앉게 되니 차라리 대학을 안 가겠다는 것이다.

일요신문 선데이타임스는 23일 내년도 9월 대학 신입생 지원자가 30년 만에 가장 큰 폭인 10%가량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에 신입생 원서를 받은 대학 26곳 가운데 15개 대학의 지원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별로 보면 시티유니버시티 런던대는 41.4% 줄었으며, 골드스미스대는 35%, 브루넬대가 24% 줄었다. 맨체스터대는 16%, 엑스터대와 서리대도 모두 7%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반면 런던 정경대는 6.6% 늘었으며 워릭대는 10%, 바스대는 8% 상승했다.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는 지난 15일 지원을 마감해 아직 지원자 수 등이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선데이 타임스는 중산층 이상보다는 가난한 학생들의 지원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대학 지원자가 급감한 것은 내년도 9월 신입생부터 주요 대학들이 연간 학비를 3000파운드(한화 약 555만원)에서 9000파운드(1665만원)로 크게 인상한데 따른 것이다.

보수당 연립정부는 대대적인 긴축정책의 일환으로 대학에 지원하는 보조금을 줄이면서 대학들이 학비를 3배까지 인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대학들은 대부분 상한액인 9000파운드(평균 8393파운드)까지 등록금을 올렸다.

영국 대학생들은 대부분 학비와 생활비를 대출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에 졸업할 때가 되면 대학생 1인당 채무가 3만~4만 파운드에 이른다. 이 같은 대출금 부담때문에 적지 않은 고교생들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학비 인상으로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높아지고 중하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낮아지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올 9월 대학 입시에서는 학비 3배 인상이 현실화하기 전에 대학을 들어가려는 수험생들의 재수 기피현상이 벌어져 사상 최악의 입시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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