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여의치 않아 해외 배낭여행이나 어학연수를 떠나지 못하는 대학생들은 외국 문화원을 들러보면 어떨까. 외국 현지에서 느끼는 맛보다는 덜하더라도 외국 문화원에 가면 해당 국가나 지역의 문화와 풍물을 만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대부분의 문화원은 경치가 좋은 데 자리잡고 있는 데다 주위에 가 볼만한 곳들이 많아 문화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가 있다.

외국 문화원이라고 해서 어학전공자나 유학 준비생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최근에는 일반 학생들의 발길이 잦아질 정도로 우리 곁으로 다가와 있다. 한 여름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외국 문화원을 소개한다.

·독일문화원 대 문호 괴테의 이름을 빌려 '괴테 인스티투트'라 불리는 독일문화원은 서울 남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독일문화원의 큰 장점은 다양하고 방대한 도서를 갖춘 도서관. 도서관에는 1만1천여권의 문학, 미술 등 전문서적과 독일어 학습지, 아동도서, 일간지, 잡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자신이 찾고자 하는 자료가 없을 경우에는 사서에게 서지사항을 신청하면 독일 현지에서 직접 받아볼 수 있다. 다만 우편료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도서관 한켠에는 독일영화 전문코너도 마련돼 있으며 시사, 다큐멘터리, 극영화 비디오가 1천3백여개, 음악CD 3백여개, 카세트테이프 8백여개, 슬라이드 2백여장이 비치돼 있다. 즉석에서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대여도 가능하다. 대여를 할 경우에는 회원증을 발급 받으면 된다.

한편 독일문화원은 독일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독일기업 소개전'을 협찬하고 있는데, 이용해 볼만하다.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오전 10시∼오후 8시)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이 소개전은 다양한 업종의 독일기업 소개와 더불어 독일 문화, 교육 등도 선뵐 예정이어서 독일기업과 문화를 알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유익한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문화원 운영시간은 사무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도서관은 오후(1시∼6시)로 제한하고 있다. 문의 : (()2)754-9831

·영국문화원 타 문화원에 비해 규모, 활동 등에서 방대한 편인 영국문화원에서 대학생들이 이용해 볼만한 곳은 영국센터.

영국센터는 영국관광청, 주한상공회의소, 영국유학센터, 영국항공 등이 한 공간 안에 자리하고 있어 영국 유학, 관광, 문화정보 업무 등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항공권 예약, 은행업무까지 가능해 그야말로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영국센터가 소장하고 있는 자료는 영화, 다큐멘터리, 영어학습용 오디오, 비디오 등이 잘 갖춰져 있는데, 특히 비디오 컬렉션 코너는 대학생들이 가보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만한 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고전부터 최신 흥행작에 이르기까지 영국 관련 영화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 문의 : (02)3702-0600

·중남미문화원 중남미문화원은 중남미 문화를 접하고 서울을 잠시 벗어나 '짧은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서울 시내에 자리잡은 타 문화원과 달리 경기도 고양시에 둥지를 틀어 한적함을 만끽할 수 있다.

주로 중남미에서 30여년 외교관 생활을 한 홍갑표 이사장이 세운 중남미문화원은 야외 전시장과 주변 산책로를 깔끔하게 단장, 데이트 코스로도 부쩍 인기를 끌고 있다. 중남미문화원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엄청난 양의 고대유물이 전시돼 있다는 것과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점.

중남미의 생활용품, 유럽 식민지시대의 가구, 토기 등을 전시해 놓은 박물관과 미술관은 눈여겨봐야 할 곳이다. 특히 미술관은 상업적인 측면에서 홀대받았던 남미화가들의 작품을 비치, 새로움을 선사한다. 기념품코너에서는 남미 토속신앙을 테마로 한 공예품을 판매하는데 대부분은 멕시코제품이다.

전통요리와 차를 파는 휴게실은 색다른 음식을 제공한다.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비교적 잘 맞는, 스페인에서 전래됐다는 '빠에야'요리를 평일 점심시간에 예약하고 가면 먹을 수 있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중남미문화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관한다. 입장료는 3천5백원. 중남미문화원에서 승용차로 10분 남짓 소요되는 곳에 보광사가 있으며 기산저수지 근처 카페촌도 서울을 벗어났다는 느낌을 충분히 준다. 문의 : (031)962-9291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문화원 중의 하나로 꼽히는 일본문화원은 건물 층마다 명확히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 지하 1층에는 음악정보센터, 1층 도서관, 2층 전시실, 3층 강당과 일본어강좌실 등이 있다.

이 곳에서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곳 중의 하나가 지난해 5월에 첫선을 보인 음악정보센터이다. 음악정보센터는 1천2백개에 이르는 일본 최신가요 CD와 DVD타이틀, 90여개 뮤직비디오가 구비된 음악감상실. 이용객은 '음악'이라는 특성상 주로 대학생 등 젊은층이 많다.

보통 때는 하루에 평균 30∼40명이 방문하지만 방학중이거나 문화행사가 열릴 경우에는 1백명 정도 방문한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밖에 3만여권의 장서를 비치한 도서관도 이용해 볼만하다. 정부백서부터 시작해 백과사전, 기업정보서, 각종 연감, 소설, 심지어 만화책 등이 한국어, 일어, 영어 코너로 구분돼 있으며 스포츠, 영화 패션잡지도 진열해 놓고 있다. 문의 : (02)765-3011

·이스탄불문화원 터키와 중앙아시아의 문화와 언어 등을 주로 소개하는 이스탄불문화원은 탄생자체가 좀 다르다.

다른 문화원과 달리 다국적 기업인 '자알라얀'에 의해 지난 98년 설립된 사설문화원이다. 비록 사설문화원이기는 하지만 문화원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문화원은 터키의 언어, 문화, 역사, 요리 등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강좌를 마련해 놓고 있다. 언어강좌의 경우 터키어가 우리말과 같은 우랄알타이어 계통이어서 짧게 잡아 6개월, 넉넉하게 1년만 배우면 간단한 글이나 의사소통이 가능, 비교적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방학이나 휴가기간을 이용한 배낭여행 프로그램과 어학연수생이나 관광객을 위한 홈스테이 알선, 자원봉사 프로그램 등도 마련돼 있다. 일반인들이 터키 문화를 이해하기 쉽도록 두 달에 한 번 마지막 토요일에 터키식 티파티를 여는 것도 이 문화원만의 특징이자 자랑.

터키관련 도서 8백여권과 터키 민속음악, 록, 메탈음악 CD 등도 무료로 빌려주고 있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10시∼오후6시이며 토요일은 오전10시부터 정오까지. 문의 : (02)3452-8182

·기타 문화원 이탈리아문화원 : 이탈리아문화원의 프로그램 중 대학생이 가장 이용해 볼만한 것은 유학상담(안내)과 언어강좌. 특히 언어강좌는 이탈리아문화원과 서강대 평생교육원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정식으로 파견한 교수진이 시청각자료를 활용해 기초부터 고급과정까지 교육하고 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현지에서 1∼2개월 체류할 수 있는 언어과정 장학금을 지원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학기제로 10주간 운영된다. 문의 : (02)796-0634

멕시코문화원 : 멕시코문화원은 매년 2∼3월에 실시하는 멕시코 영화제, 도서관 운영, 어학강좌 등을 통해 '멕시코 알리기'에 아주 열성적인 단체. 문화원에 소장된 도서와 CD, 비디오테이프 등은 신분증 하나만으로도 대여하는 등 이용객의 편리를 도모하고 있다.

대여기간은 1주일. 또한 1주일에 한 번 90분 강의로 이뤄지는 2개월 과정의 어학강좌도 이용해 볼 만하다. 문의 : (02)798-1694

에스페란토문화원 : 지난 91년에 설립된 에스페란토문화원은 국제통용어 에스페란토어를 배울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다.

세계적으로 3천만명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에스페란토어는 12시간 정도 수업을 받으면 이 언어의 기초를 완전히 습득하고 외국 에스페란토 사용자와 서신교환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이다.

에스페란토 문화원은 매월 초급 강습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는 강좌를 월·수반과 토요반으로 재편성, 운영하고 있다. 초급반 수강료는 교재비를 포함해 5만원. 문의 : (02)777-5881

이스라엘문화원 : 이스라엘 문화원은 중남미문화원과 비슷하게 한국인이 만든 좀 특이한 문화원. 이스라엘 관련 CD롬, 비디오 등의 자료는 대사관 협조로 수집 중에 있어 다른 문화원보다 숫자가 적은 편이다.

영화자료만 따로 모아 문화원 내 '작은 영화관'에서는 매주 수요일 영화·비디오를 상영한다. 이 문화원은 7명으로 구성된 문화원 소속 중창단이 소규모의 음악회도 수시로 열고 있는 것도 새겨야 할 대목 문의 : (02)525-8978

포르투갈문화원 : 포르투갈문화원의 도서관에는 책, CD, LP, 비디오테이프, 카세트테이프, 슬라이드 등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이용객들이 직접 자료를 찾아볼 수 있도록 했는데, 각종 자료는 회원에 한해 일정기간 대여를 해준다. 다만 연간 1만원의 회원가입비를 내야한다.

회원에 가입되면 별도의 비용없이 영화관람, 어학강좌, 문화원 행사 등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문의 : (02)3675-2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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