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평가하는 기준 될 것” 의미 부여

교과부가 26일 사이버대 대학원 인가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사이버대 대학원 시대가 열렸다. 첫해에 유일하게 인가를 받은 한양사이버대와 두 번째 해에 인가를 받은 경희사이버·서울사이버·원광사이버대는 물론, 3차년도인 올해 사이버대학원 첫 인가를 받은 사이버대학들은 “대학원은 수익을 내고자 운영하지 않는다”라고 입을 모았다. 단순히 수익을 내는 것 이상으로 대학원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 대학원 인가에 총장 편지도 = 올해 새로 인가를 받은 대학원은 모두 3곳이다. 대구사이버대는 휴먼케어대학원의 미술상담학과 40명을, 사이버한국외대는 테솔(TESOL)대학원 48명을, 세종사이버대는 세종대학원 정보보호학과 48명을 내년 3월부터 모집한다. 두 해 전 유일하게 대학원을 인가받은 한양사이버대는 올해 인원을 추가로 받았다. 교육정보대학원·디자인대학원을 인가받아 교육공학전공 30명, 디자인기획전략 30명을 내년에 추가 선발한다.

대구사이버대 이영세 총장은 대학원 인가를 받자마자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노고를 치하했다. 이 총장은 편지에서 “최근 고등교육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의 역전현상은 기존 대학 및 대학원에 대해 냉정한 자기성찰과 근본적인 자기혁신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러한 현실은 곧 우리 사이버대학에는 기회요인이 됨과 동시에 커다란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 이 총장은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는 데 있어서 사이버대학이라는 특수성이 매우 큰 장점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그간의 대학경영을 통해 이미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테솔대학원 48명을 선발하는 사이버한국외대의 임우영 학장 역시 “사이버대에 있어서 ‘대학원=적자’라는 것은 이견이 없다. 사이버한국외대는 이번 대학원 인가를 위해 학습관리시스템(LMS; Learning Management System)을 구축하고, 교원을 초빙하고 컨설팅을 받는 데 상당한 돈이 들었다”며 “다른 사이버대 총장들 역시 한결같이 ‘대학원은 경제적 이윤을 위해 운영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사이버대들은 대학원 인가를 받기 위해 노력한 것일까. 임 학장은 이를 두 가지 의미로 풀어냈다. 그는 “원격으로 대학원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체 사이버대의 위상이 올라갔다는 것을 뜻하는 일종의 상징적인 의미”라 설명하고 “두 번째는 향후 사이버대 간 ‘격차’가 벌어질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임 학장은 “전체 사이버대의 위상이 올라간 동시에 사이버대 간 경쟁 역시 치열해진다는 의미”라며 “사이버한국외대의 경우 영어학부가 가장 자신 있는 분야다. 대학원을 개설해 원격 대학의 ‘틀’을 완성하기 위해 대학원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임 학장은 또 “올해가 대학원 3차년도인데, 내년부터는 대학원 신설보다 증원이나 학과를 추가로 늘리는 식으로 경쟁이 진행되지 않겠느냐”며 “컨설팅을 통해 어떤 분야가 시장성 있는지를 조사하고, 내년 이후부터 사회계열 특수대학원 신설까지 노려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 사이버대 나누는 기준 될 것 = 정보보호학과를 신설하는 세종사이버대 역시 이런 의견들에 이견이 없다. 설립추진위를 이끈 김상범 기획처장은 “솔직히 사이버대 대학원은 손익분기점(BEP)을 내지 못할 수 있다”며 “그렇지만 세종사이버대에 대학원이 있다는 사실 자체로도 학부생들의 연구의욕을 고취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이버대의 대학원은 심도 있는 교육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원은 한마디로 사이버대의 ‘특성화’를 의미한다”며 “사이버대에서 특성화한 학부를 운영하면서 동시에 대학원을 운영해 강력한 특성화를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펼쳐질 ‘대학원 경쟁’에 대해서도 이런 특성화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김 기획처장은 말했다. 그는 “올해 인가에 따라 사이버대의 대학원 경쟁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게 됐다”며 “우선은 정원을 모두 채우느냐 못 채우느냐가 관건인데, 특히 분야가 겹치는 학과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결국 대학원의 승부를 결정짓는 요인은 특성화”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사이버대 간 경쟁이 지나고 나면 안정화 단계에 이르고, 결국엔 ‘학부-대학원’ 체제가 정착돼 사이버대 등급을 나누는 기준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 대학원 인가를 받은 경희사이버대의 김혜영 대학원장은 이에 대해 “지난 2007년 교과부 사이버대 종합평가, 그리고 2009년 고등교육법 이관에 이어 앞으로는 대학원의 유무가 사이버대 등급을 나누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학원장은 김 대학원장은 “대학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시간 화상세미나다. 그동안 사이버대 수업에서 가장 미흡했던 게 면대면 수업이었는데, 대학원 수업은 화상세미나 등을 통해 이와 같은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었다”며 “이런 수준의 교육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대학원의 성공 역시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대학원장은 또 “대부분 사이버대는 대학원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이런 수준 높은 수업이 정착되고 학생들이 몰리면 한 사이클(5학기)이 지난 후에는 손익분기점도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결국 대학원은 여러모로 대학에 도움이 되고, 결국엔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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