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는 2007년 서울 한남동에서 경기도 죽전으로 캠퍼스를 이전했다. 당시 학내에서는 ‘지방대로 전락하는 것 아닌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이전을 반대하기 위해 학생들이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4년이 지난 지금, 이런 우려들은 성공적인 캠퍼스 이전으로 상당 부분 불식이 된 상태다. 오히려 모범적인 대학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지난 2008년 2월 취임해 단국대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장호성 총장을 만나 대학의 변화와 발전사항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장호성 단국대 총장

- 죽전캠퍼스 이전 후 단국대의 위상 변화가 있다면

“서울에서 수도권으로 캠퍼스를 옮기면 대학의 위상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전하기까지 많은 고민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분당에 근접한 지리적 여건과 분당선, 신분당선, 다양한 광역버스 노선 등으로 인한 편리한 교통과 32만평에 달하는 넓고 쾌적한 교지, 최신 교육시설 등으로 이전 직후인 2008년부터 한남동 캠퍼스 시절보다 입학 경쟁률도 높아지고 이로 인해 입학생 성적도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잠재력과 창의력 중심으로 선발하는 입학사정관 제도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2009년 입학사정관제 신규 지원대학 선정에 이어 2010년부터는 입학사정관제 선도대학에 선정됐다. 단국대는 10여 년간 대학 이전 문제 등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이전 이후 대학 재정의 건전성이 높아지고 발전 인프라 구축, 새로운 도전과 창조를 위한 단국 구성원의 열정과 노력에 힘입어 점진적인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 취임 이후 중점적으로 추진한 분야는?

이전 초기에는 경기도와 용인시를 비롯한 각급 기관 및 단체들과 교류협력관계를 강화하는 일에 주력했다. 취임 이후 2008년부터 죽전 천안 191개 연구소와 기업과 교류협약을 체결해 산학협력관계를 구축했으며, 경기도와 용인시 등 58개 단체와 관학협력을 체결하는 일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캠퍼스 이전 이후 장기발전계획의 수정·학사제도 시스템의 개선·양 캠퍼스 건물 신축 및 보수·약대 유치·국제교류의 활성화, 교수충원·취업률 향상·학생복지시설 개선 등의 일로 분주했다.”

 - 현재 학문단위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는데

학령인구감소, 대학 간 경쟁심화 등으로 인해 대학 발전을 위한 선택과 집중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캠퍼스간 학문단위 조정은 대학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간 외부 기관으로부터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을 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학문단위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했다. 2013년까지 죽전·천안 양 캠퍼스의 중복학과를 통합해 92개 학과를 60개 학과로, 학과 중복률을 54%에서 10%대로 축소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죽전캠퍼스는 응용과학(IT)분야와 문화콘텐츠(CT)분야에, 천안캠퍼스는 생명과학(BT)분야와 외국어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죽전캠퍼스의 화학·분자생물·응용물리·식품영양학·중어중문·일어일문학과 등 6개 학과는 천안캠퍼스로, 토목환경공학·전자공학·응용화학공학·멀티미디어공학·한국어문학·역사학·시각디자인·음악과는 죽전캠퍼스로 이전할 계획이다. 캠퍼스간 중복투자 문제가 해소되면 보다 효율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학교 발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학생들의 취업률 향상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취업진로지원센터를 만들어 학생들이 취업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취업에 필요한 단기 프로그램을 개설해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캠퍼스 이전 이후 취업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희망적이다. 일부 대학에서는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내 취업 등 편법을 동원하거나 교수 업적평가에 학생 취업률을 의무적으로 반영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실력향상과 실용성 높은 취업 시스템 구축을 통한 학생들의 취업 경쟁력 향상을 꾸준히 추진할 생각이다.”

 -지역 사회와의 교류를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계기가 있다면

“지역사회로부터 외면 받거나 인정받지 못하는 대학은 뿌리가 약한 나무와 같다고 생각한다. 단국대는 캠퍼스 주변의 자치단체와 각급기관은 물론 주민들과 협력관계와 소통, 문화, 예술에 대한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2007년 죽전으로 캠퍼스를 이전한 후 지역 사회와 밀접한 관계 구축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지역 주민들은 지역에 대학이 유치되면 환영한다. 대학이 지역경제에 기여하고,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 문화, 예술 등이 지역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단국대는 지역 사회에 봉사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단국대가 위치한 죽전·천안 지역의 용인, 성남, 천안 지역외에 강원도 고성, 경남 하동, 전남 강진 등 자매결연을 맺은 지역에 정기적으로 봉사단을 파견해 교육, 문화, 예술, 농촌봉사, 의료봉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소통할 수 있고 학생들도 성숙해지는 계기가 된다. 대학을 통해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 계속 노력할 생각이다.”

 

▲ 장호성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박성태 본지 발행인(오른쪽).

-대학발전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구성원이 만족하는 대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대학의 진정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학교는 학교다워야 하고,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학교는 차근차근 인프라부터 구축해나가면서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 학생은 학생답게 전공실력과 다양한 교양을 쌓아야 한다. 그런 이유로 세계적인 수영 선수인 박태환 선수도 본교 학생이기에 예외 없이 시험을 봐야 한다. 또한 대학발전이 돈만으로 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인재양성은 백년지계이기 때문에 목전의 성과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지속적인 노력과  시스템 구축에 매진하고자 한다. 현재 많은 대학들이 외부평가, 대학랭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때로는 편법이 자행되는 경우도 있다. 일시적인 투자로 지표가 상승할 수 있겠지만 이런식으로 쌓은 성과는 불확성의 시대에 미래에 닥칠 위기상황에는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기초를 튼튼히 다지면서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 나갈 것이다.”

 - 기여입학제에 대한 견해는?

“기여입학제를 실시하면 대학 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형평성 문제가 예상돼 충분한 논의가 필수적이다. 경쟁력 있는 소수의 대학들에만 기부금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에서 기여입학제를 허용하더라도 특정 대학들에 편중되지 않을 수 있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 현재 대학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각 대학들도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각 대학 실정에 맞는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진행 중에 있다. 그런데 올해 정부에서 대학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평가지표도 현재에 맞춰져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를 하고 있는 대학들에 불리한 면도 있다고 본다. 대학들도 위기의식을 갖고 여러 방안을 모색하는 만큼 각 대학들에 계획을 실현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했으면 한다.”
 

-앞으로 단국대가 추진할 분야는 무엇인가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를 위해 준비 중이다. 크게 행정서비스와 교육서비스로 나눌 수 있다. 행정서비스는 행정조직 개편 및 인사고과 시스템을 정비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국내 대학 최초로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이 설립돼, 내년 3월 개원을 할 예정이다. 잘 만든 영화 한 편의 경제적 효과는 제조 산업 경제효과를 앞지르고 있다. 이번 대학원 설립을 계기로 세계 수준의 영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창의적 핵심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장호성 총장은...

1955년 서울 출생. 1978년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오리건주립대 대학원에서 공학 석사, 공학 박사를 받았다. 1994년 한양대 교수, 2000년 단국대 전자공학과 교수에 임용돼 퇴계기념중앙도서관장, 기획부총장, 천안캠퍼스 부총장,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을 거쳐 2008년 2월 제1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남북체육교류협력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대학스포츠연맹 부위원장, 제1회 세계청소년 올림픽 선수단장 등을 역임했다.  
 

<대담 = 박성태 발행인, 사진 = 한명섭 기자, 정리 = 김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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