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투수. 지난 2005년 8월 취임한 조백제 서울디지털대(SDU) 총장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당시 교비 유용 등 비리 사건으로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던 서울디지털대를 다시 성장의 발판에 올려놓고, 현재의 모습으로 바꾼 이가 바로 조 총장이다. 조 총장에 대한 특이한 소문이 두 개가 있는데, 첫 번째가 ‘인터뷰를 거의 안 한다’이고, 두 번째가 ‘일할 때 포켓 네 개가 달린 특이한 재킷을 입는다’는 것이다. 조 총장을 만나 사이버대의 미래를 물었다.

최근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내실 있는 대학경영에 집중하면서 세계적인 사이버대의 기틀을 구축하기 위한 국제교류 분야 활성화에 골몰하고 있다. 교육시장 개방에 따라 해외 명문대학 온라인 과정이 우리나라로 진출하고 있는데, 서울디지털대는 이를 대비해 이미 일본 최대 IT기업인 소프트뱅크와 제휴를 통해 일본 최초 사이버대학인 ‘사이버 유니버시티(CU: Cyber University)’를 설립했다.”

일본 외 다른 지역과의 교류는
“최근에는 포스코ICT와 함께 클라우드 컴퓨팅 기반의 U러닝을 기반으로 한 중국 내 교육서비스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3년 전부터 미국 와이오밍 주의 지원을 받고 있는 교육기관 운영회사인 ‘Global Cyber Technologies LLD’와 ‘Yellowstone Cyber University(가칭)’를 공동으로 설립하는 일을 추진해왔고, 계약도 체결했다. 현재 미국 당국에서 accreditation(대학교 설립인증서) 검토심사 중이다.”

서울디지털대의 강점이 있다면
“서울디지털대는 신규 교수임용과 평가에 대해 가장 엄격하며, 철저하다고 자부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연고나 정실에 의해 임용되는 경우가 전혀 없다. 설립자와 친족 관계가 전혀 없고, 교육이념과 사이버대의 육성발전에 강한 사명감을 가진 사회 저명인사로 구성된 이사회도 강점이다. 현재 사이버대 중 가장 많은 25개 학과를 개설했으며, 매학기 400여 과목과 각 전문분야에서 실무 전문가인 350여명의 초빙교수가 강의에 참여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매 학기 강의 평가에서 콘텐츠 만족도가 대단히 높다. 재학생 재등록율도 80% 이상이다.”

서울디지털대는 대학원이 없다
“우리도 대학원 설립에 관해 지속적으로 검토해 왔다. 그렇지만 교육의 수요나 여러 현실적인 문제 등을 따져볼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한다. 당분간은 학부 교과과정을 정비하고 콘텐츠와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어느 대학보다도 우수한 최고의 학부 중심 대학으로 이끌어나갈 생각이다. 우수한 졸업생을 국내외 오프 대학원에 진학시킬 목표를 세우고 있다.”

오프라인 대학의 교수로 말인가
“그렇다. 졸업생 중 능력이 있는 이들을 국내 최우수 10개 오프라인 대학의 교수로 만드는 계획이라고 보면 된다. 서울디지털대 졸업생 중 일부를 선발해 ‘SDU 특별 장학금’으로 외국 유수 대학원에 유학시킬 계획이다. 그래서 특별장학금 모금운동도 전개 중이다. 선발장학생 후보의 외국대학원 입학부터 박사 학위 취득, 그리고 국내외 교수로 성장하기까지 총장인 내가 책임지고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설립 11년째인데, 자체 평가는
“설립 이래 가장 성공한 부분이라면 좁게는 국내 사이버대학의 발전을, 넓게는 온라인 교육시장 전체의 발전을 이끌어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대학 설립 당시만 해도 사이버대학이 이 정도까지 성장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예상했던 만큼의 폭발적인 성장을 해내지 못했던 점, 해외 시장으로의 확장이 더뎌지고 있는 점이다. 이를 극복하고, 현재 세계 최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대학 중심의 기존 법 보다 사이버대라는 새로운 교육제도를 더욱 발전, 육성시킬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 본지 이인원 회장(사진 오른쪽)과 대담 중인 조백제 서울디지털대 총장
사이버대를 육성하는 정책이란
“예를 들어 오프라인 고등교육기관에는 하드웨어에 투자요건 강화가 필요하고, 반면 온라인 고등교육교육기관에는 교육성격상 소프트웨어에 투자요건의 강화가 필요하다. 그런데 똑같이 하드웨어에 투자요건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간접자본의 자원배분에 있어서 큰 차질을 야기하는 것 아니겠나. 하드웨어에만 치중하고 소프트웨어를 경시한다면 앞으로 계속 국내 사이버대의 수준이 세계 최고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이렇게 사이버대에 필요 없는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도 육성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사이버대가 모두 21개나 된다
“사이버대는 많으면 많을 수록 창의적 인재양성과 국민교육상, 그리고 국부창출원동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오프라인 교육시장과 온라인 교육시장의 본질이 다르기 때문에 설립 허가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한다. 오프대학 설립 규제와 차별화해 오프대학에서 수용할 수 없는 인재양성을 온라인대학에서 수용 하도록 해야 한다. 온라인대학끼리 경쟁체제를 구축해 오프라인대와 경쟁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온라인대학을 교육시장에 진입과 퇴출을 자유롭게 하고 스스로 자율적인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대학 더 늘어나면 승산 있겠나
“우리나라 사이버대의 성장속도는 매우 빠르다. 앞으로도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요, 특히 고등교육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본다. 기존 오프라인대학이나 해외 교육기관 등 다양한 교육기관의 사이버대학의 설립 요청 또한 늘어날 것이라 전망된다. 새로 설립하는 대학은 출발이 늦은 만큼 불리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기존의 대학에서 다루지 못하고 있는 특성화 전공을 잘 살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으리라 본다.”

사이버대의 미래상은 어떨까
“국내 온라인 교육 업계의 저변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그래서 사이버대의 전망은 밝다고 본다. 특히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평생 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일반 대학의 교육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100% 수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교육 시스템의 상당 부분을 사이버대, 온라인 교육이 점진적으로 대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서울디지털대는 국내 사이버대학 발전을 선도하는 주도자적 입장에 서게 될 것으로 본다.”

선도 사이버대를 위한 각오는
“투명하고 공평무사한 학사 운영, 수요자 중심 교육 시스템 구축,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콘텐츠 연구 등을 통해 국내에서 사이버대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설립 취지에 맞게 평생교육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교육기관으로서 제 기능에 충실할 거다. 또 국내 온라인 교육 발전을 위해 대학의 글로벌화와 IT 기술 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 등을 통해 향후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범아시아 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미주나 유럽까지 진출해 세계적인 사이버대로 성장할 계획이다. 향후에도 사이버대 최저 수준의 등록금 정책 유지 및 질 높은 대학 강의 콘텐츠 제공을 통한 수요자 만족도 제고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정리=김기중 기자/사진=한명섭 기자>


■ 조백제 총장은...

고려대 경영대학 졸업 후 미국 일리노이주립대(Urbana-Champaign)에서 회계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Long Beach) 부교수, 서강대 경상대학 부교수, 중앙대 사회과학대학 학장을 맡았으며, 현대상선,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통신개발연구원(현 정보통신정책연구원)원장, 한국전기통신공사(현 KT)대표이사 사장 등 기업에서도 활동했다. 카이스트이사, 명지대 연구부총장, 미국 유타 주 브리검영대 경영대학 객원교수를 지냈으며, 지난 2005년 8월 서울디지털대 3대 총장으로 취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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