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직원들, 대학의 보수성에 학교 떠나가

‘채용경쟁률 3백53대 1, 1백50대 1(각 2004년 성균관대, 연세대 직원모집 경쟁률)’, 대학직원에 대한 인기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에도 경희대(수원), 연세대 등이 대학행정직원을 꿈꾸는 이들의 많은 관심을 받으며 채용에 대한 전형을 진행 중이다. ‘정년이 보장된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부분이 크게 부각되면서 인기 있는 직장으로 자리 잡은 ‘대학직원’.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지원자들의 능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국민대는 세무사와 회계사 등 전문 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채용을 진행했음에도 1백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선 대학을 떠나는 직원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채용 후 5년 안에 학교를 떠나는 인원이 채용인원의 절반정도가 되고 근무한지 6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이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전문경력직으로 채용된 경우 이 같은 이직 현상은 더욱 심하다”며 젊은 직원들의 이직현상을 우려했다. 그들이 대학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대학의 보수적 성향. 변화에 민감하지 못한 대학의 시스템에 회의를 느껴 최종적으로 이직을 결심하는 것이다.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조성이 미흡하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라는 지적이다. 행정의 전문화를 외치며 고급인재를 채용하는데 앞장서온 대학이 정작 원천적인 보수성을 버리지 못하고 이들을 떠나게 하는 것이다. 대학은 앞으로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생존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수한 인재는 생존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대학근무경력을 경력으로 인정하지 않던 일반기업들도 최근 이를 경력으로 인정해주며 대학의 고급인재를 '모셔가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의 변화는 더욱 시급히 요구된다. "보수가 낮아 대학을 떠나는 직원은 드물다. 하지만 행정시스템에 대한 변화와 직원들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 탄력적인 행정운영이 없다면 젊은 직원들의 이직현상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라는 현직 대학직원의 말을 대학은 쉽게 흘려들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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