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비중 약해져...‘자격시험’ 전락 가능성도

서울대 내년 수시모집 비율이 80%로 확대된다. 전형별 선발비율 변화 외에 전형방식에서 2012학년도 전형과 별다른 변화는 없다. 서울대(총장 오연천)는 이와 관련 10일 ‘2013학년도 대학 신입학 전형 주요 사항’을 발표했다.

2013학년도 서울대 신입생 모집의 가장 큰 변화는 수시모집을 통한 선발 인원이 올해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나는 부분이다.

기존 특기자전형은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지역균형 선발전형을 통해 748명(23.9%), 수시모집 일반전형 1733명(55.5%) 등 수시모집을 통해 신입생 전체 정원의 79.4%를 선발한다. 이는 지난해 60.8%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반면, 정시모집은 643명(20.6%)으로 올해 1213명(39.2%)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서울대가 이처럼 수시모집을 늘리는 까닭은 수시모집이 모집단위의 특성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학생의 학교생활과 성장배경, 환경 등을 상대적으로 면밀하게 살펴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음악대, 미술대 등 예술계열은 짧은 시간에 진행되는 정시보다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수시에서 학생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기가 용이하다. 이에 따라 미대와 음대는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전원을 선발하고 평가방법도 일부 바뀐다.

미대의 경우 1단계 기초소양실기평가로 5배수 이내 선발해 2단계에서 학업능력, 학내외 활동, 면접 결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음대의 경우 1단계 실기평가를 통해 최대 5배수까지 선발하고 2단계 학업능력, 학내외활동, 면접 및 구술고사 결과 등을 고려해 선발한다.

한편, 수시 비중이 확대되면서 수능의 비중은 더 약해지게 됐다. 수능 점수는 모집단위별로 정하는 최저학력기준만 만족하면 되는 ‘자격시험’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

올해 서울대 수시모집부터 논술고사가 전면 폐지된 점까지 고려할 때, 결국 2013학년도 입시의 키는 입학사정관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는 앞으로도 수시 모집 전형을 단계적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백순근 입학본부장은 지난 오연천 총장 1주년 간담회에서 “서울대는 학교 생활중심의 평가를 통해 공교육 내실화에 기여하고 점수 위주의 선발에서 잠재력 위주의 선발을 지향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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