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횡단보도 건너는 거위 7총사 등 눈길

▲ 캠퍼스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이 대학 구성원, 지역민들에게 큰 기쁨과 위안을 주고 있다. (사진 위) KAIST 거위들 (사진 아래 왼쪽부터) 덕성여대 친환경 텃밭, 조선대 장미원, 동국대 경주캠 백로.
각 대학 캠퍼스의 동·식물들이 ‘웃음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화제다. 이들은 캠퍼스 곳곳에서 연구·직무·학업 등으로 지친 대학 구성원들, 지역민들의 마음에 즐거움과 위안을 전해주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캠퍼스 내의 동·식물들이 학생들의 감성 교육, 지역민과 함께 하는 대학 만들기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 캠퍼스에 ‘거위 건널목’이? = KAIST에선 ‘거위 7총사’가 인기다. KAIST는 지난 2000년부터 캠퍼스에 활력을 더하고자 캠퍼스 내 연못에서 거위·오리 등을 키우고 있다. 현재 KAIST 캠퍼스엔 거위 7마리, 오리 3마리 등이 서식 중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KAIST의 거위 7마리가 항상 함께 몰려다는 데다, 학내 이동시 반드시 횡단보도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7마리의 거위가 열을 맞춰 횡단보도를 건너는 모습을 보면 사람들의 입에선 “귀여워!”라는 탄성과 함께 자연스레 웃음꽃이 번진다.

특히 KAIST는 올해 초 거위들이 자주 이용하는 횡단보도 앞에 ‘GEESE CROSS’라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을 세워 거위가 건널 땐 차들이 서행토록 하고 있다. 거위들이 횡단보도를 건널 땐 캠퍼스폴리스까지 출동해 차들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기 때문에 KAIST 내에선 “거위가 서열 1위”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KAIST 캠퍼스폴리스 강성돈 반장은 “거위들이 대학 구성원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학생들은 거위를 마스코트로 단체 티셔츠를 만들거나, 거위들의 식사를 책임지다시피 하는 등 애정을 쏟고 있다”며 “캠퍼스 폴리스도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는 거위들을 건강하게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대 경주캠에선 매년 4~10월 대학을 찾아오는 여름철새 백로가 ‘귀한 손님’ 대접을 받고 있다. 동국대 경주캠 내 야산엔 약 1만2000㎡ 규모의 백로 집단 서식지가 조성돼 있으며 이곳엔 매년 6종, 300개체 이상의 백로가 도래하고 있다.

특히 동국대 경주캠 바이오학부의 경우 매년 1학기 전공과목으로 ‘동물생태학’을 개설, 학생들이 백로의 생태에 관해 집중 학습토록 하고 있다. 캠퍼스 내에 집단 서식지가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수업이 가능하다.

동국대 생태교육원 김영채 연구원은 “동물생태학 수업은 절반은 이론, 나머지 절반은 현장 수업으로 이뤄진다. 학생들이 직접 백로를 관찰하며 수업을 듣기 때문에 학습 효과도 좋다”며 “학교 차원에선 서식지에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도록 하는 등 백로들이 건강하게 머물다 떠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캠퍼스에서 일구는 나만의 텃밭” = 철마다 피어나는 꽃나무 등 캠퍼스 곳곳에 심어진 식물들도 대학 구성원,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덕성여대의 친환경 텃밭은 대학 구성원들의 관심을 자연과의 화합·공생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덕성여대는 지난 4월 중순 서울시 도봉구청과 협력해 ‘도심 속 친환경 나눔텃밭’을 개장했다. 텃밭은 덕성여대 후문 밖 약 7176㎡ 대지 위에 조성됐다. 총 371구획 중 덕성여대 교수·직원·학과·학생팀·동아리 등이 100구획을 분양받았고, 나머지는 지역주민에게 돌아갔다.

지은희 총장은 “100명의 구성원이 텃밭을 일구고 있기 때문에 학내 관심사가 자연스럽게 바뀌었다. 모여서 텃밭 얘기, 채소 키우는 얘기 등을 하는 구성원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구성원의 관심이 자연과의 화합·공생으로 변화되면서 마음도 삶도 평화로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대는 지난 2003년 학생들의 감성 순화를 목적으로 학내에 장미 정원 ‘장미원’을 만들었다. 학생들이 세상의 아름다움과 자연의 소중함을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특히 조선대는 장미원 조성에 투입된 9억여원의 기금 전액을 조선대 동문,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마련해 시설의 가치와 의미를 더했다.

8299㎡ 규모의 조선대 장미원에는 현재 총 227종 1만 7994주의 장미가 서식하고 있다. 조선대는 학생뿐 아니라 시민에게도 장미원을 전면 개방, 지역주민이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특히 조선대가 장미원 개원과 동시에 매년 5월 개최하고 있는 ‘장미 축제’는 이미 광주의 대표 행사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조선대 환경조경팀 관계자는 “대학은 물론,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은 장미원을 보다 건강하고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수시로 들여다보고 관리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엔 겨울을 맞아 장미가 동해를 입지 않게 하고자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초당대에선 지난 7월 1994년 개교 때부터 키워온 소철나무에서 황금빛 꽃이 피어 구성원들에게 기쁨을 안겨줬다. 소철나무는 50~100년에 한 번씩 꽃을 피우는 꽃이 귀한 나무다. 이에 따라 소철꽃을 본 사람에게는 행운이 찾아온다고 전해진다.

당시 초당대 구성원들은 “소철꽃이 핀 것을 보니 앞으로 초당대가 괄목할 발전을 이룩할 징조인 것 같아 기쁘다. 앞으로 초당대에 좋은 일들이 가득하길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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