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 건물 신·증축 계획만, 명지대 토지 매각금 챙기기

충북대 인건비 올리기, 동아대·영남대는 연구비 횡령 적발

지난 3일 발표된 감사원 대학 감사결과에서는 서울 주요대학을 비롯해 지방대 관계자의 비리 백태가 드러났다.

11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의 한 교수는 무면허 업체와 공사계약을 체결한 뒤 추가 공사가 없는데도 허위 계약서를 꾸며 학교 돈 수천만 원을 축냈다. 연세대에서도 한 교수가 연구비 5000만원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고려대 교수는 2008년 이후 자신의 연구실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의 인건비와 장학금을 가로챘다. 연구원들에게 지급된 연구개발과제 인건비와 BK21사업 장학금 등 10억여 원을 본인 명의 통장으로 입금 받아 이 중 일부만 돌려주고, 3억4000여만 원을 횡령했다.

명지대는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과 강원도에 소재한 교육용 토지를 657억 원에 매각했다. 토지 매각은 각각 제2캠퍼스 부지 취득, 교비회계 전출을 조건으로 교과부로부터 인가를 받았지만, 이 대학은 매각 대금을 교비회계로 넣지 않고 법인에서 관리하다가 적발됐다.

수원대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설계용역도 없이 공과대학·본관 신·증축비로 227억 원을 계상한 뒤 미집행하는 방법으로 차액을 남겼다. 또 29개 사립대 표본조사 결과 연세대·경희대·단국대·상명대 등 14개 대학이 법인이 부담해야 할 학교시설 건설비를 교비로 충당했다.

충북대는 정부의 2010년도 공무원 인건비 동결 방침에도 불구하고 자료를 조작해 교수 1인당 연간 723만원, 직원 1인당 460만원을 지급했다. 일부 수당을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타 대학에 비해 인건비가 낮은 것처럼 서류를 꾸민 것이다. 이로 인해 충북대의 급여보조성 인건비 총액은 2009년 168억에서 지난해 228억으로 무려 35.9%나 증가했다.

동아대 교수는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총 16건의 연구과제(연구비 29억원)를 수행하면서 연구원 23명에게 지급된 인건비 6억 4000만원 중 4억 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영남대 산학협력단 산학연구행정팀장은 2004년 6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총 104회에 걸쳐 연구비 30억여 원을 횡령했다. 기업체로부터 수령하는 연구비를 공식 연구비 계좌로 받지 않고 대학 명의의 중간계좌로 받아 자신의 주식투자 대금 등으로 사용했다.

경상대 총장 A씨는 2007년 총장 당선 뒤 진료행위를 거의 하지 않았음에도 진료수당 9000만원을 부당 수령했다. 협성대 전 총장 B씨는 2010년 7월 학교시설 공사계약을 체결하면서 입찰방식을 ‘최저가 낙찰’에서 ‘예정가격의 88%~100% 중 최저가’로 변경, 7억 원에 해당하는 피해를 끼쳤다. 총장 측근인 비서실장도 2006년부터 2011년까지 허위 영수증을 작성하거나 지출금액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1억 원을 개인용도로 사용했다.

나사렛대 총장 C씨는 2003년과 2009년 각각 2개 업체와 학교시설 공사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두 업체가 자금사정을 호소하며 공사비 조기집행을 요구하자 사학진흥기금을 차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각각 30억 원, 85억 원을 선지급하고 그 대가로 리베이트 7억 원을 받았다. 이 가운데 6억9000만원을 법인 계좌로 입금, 법인 채무상환에 사용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학 D이사도 업체로부터 4억여 원을 가족 명의계좌로 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극동대와 강동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충북학원은 이사장 일가가 무려 교비 160억 원을 횡령한 사실이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강동대학 이사장은 자신의 장남인 극동대 총장과 공모해 극동대 설립자금으로 사용한 강동대학 교비 횡령액을 반환한다는 명목으로 65억7000만 원의 교비를 횡령했다. 이중 22억 5000만원은 교비 변제금으로 사용했지만, 나머지 43억2000만원은 아들과 처 명의의 주상복합 아파트 2채(광진구 소재)를 구입하는 데 썼다.

강동대학 이사장의 아들인 극동대 총장도 교비 60억 원을 인출, 자신의 아버지에게 전달했다. 아버지인 강동대학 이사장은 이 중 27억 원만 토지 매입대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33억 원을 횡령했다. 이어 용산구 소재의 아파트를 처의 명의로 매입하고, 극동대 횡령액 20억 원을 변제하는 데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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