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암 판정 후 서울대 찾아와 전재산 유산기부 약정

 
지난 10일 향년 53세로 유명을 달리한 故 유회진 전 동아대 교수의 전재산 110억원이 서울대에 기부됐다.

유 전 교수는 지난 2009년 병환 중 직접 서울대를 찾아 전재산을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와 같은 유 전 교수의 유산기부는 생전 유언을 토대로 사후 기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직계 가족이 없는 관계로 유 전 교수의 장례식을 서울대가 맡았다.

이와 같은 유산기부에 따른 장례 진행은 서울대 사상 두 번째다.

지난 2007년 백추현씨가 모친인 서기순씨가 노환으로 타계하자 유산 전부인 20억원을 서울대에 기부하며 “나까지 죽으면 어머니 제사를 서울대가 대신 치러달라”고 부탁해 백씨 사후에 서울대가 빈소 마련과 발인 등 장례의식을 전담하고, 서씨의 제사도 지낸 바 있다. 백씨가 지병이 있었던 데다 독신인 터라 재산을 물려받을 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 전 교수는 서울대 기계설계학과 78학번으로 졸업 후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2004년까지 동아대 산업공학과 교수로 일하다 지난 2009년 10월 구강암 판정을 받은 후 다음 달 11월에 모교인 서울대에 사후에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약정한 바 있다.

서울대는 “유 전 교수는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는 신념을 평생 실천해 자신에게는 매우 인색했으나, 병원비를 아껴 기부금에 보탤 정도로 사회를 향한 마음은 넉넉하고 너그러웠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유산기부라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해주시는 분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은 기부자에 대한 당연한 도리”라며 “매년 고인의 기일도 기려 유 전 교수의 뜻이 길이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연천 서울대 총장은 유 전 교수의 장례에 대해 “장례식 엄수에 정성을 다하라” 지시했으며, 11일 오전 예정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분당서울대병원에 마련된 빈소를 급히 방문해 애도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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