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유진호, 이병도 등

대학가에 친일청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가장 먼저 학내 친일인사 청산을 선언한 고려대 일제잔재청산위원회(이하 청산위)가 일제잔재 인물 10명을 1차적으로 발표했다. 청산위가 28일 발표한 10명의 인물은 고원훈, 김성수, 선우순, 신석호, 유진오, 이각종, 이병도, 장덕수, 조용만, 최재서 등. 이들 대부분은 민족주의 계열에서 친일인사로 거론됐던 인물로 이 가운데 7명은 고려대 교수로 재직했었다. 청산위는 11일 발족 직후부터 역사자료 검토와 함께 민족문제연구소 등의 자문을 거쳐 일제기관에 주도적으로 협력하거나 친일단체의 장, 그리고 일제찬양 및 징병제를 옹호하는 글 등의 명시화된 자료를 근거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유병문 총학생회장은 “친일행위를 한 사람들과 그의 후손들이 아직도 호의호식 하고 있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라며 “기존 기득권에 휘둘리지 않고 대학생이 친일청산문제에 앞장서는 것만으로도 이번 발표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청산위 측은 이날 한승조 교수사태와 관련한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는 공문을 학교 측에 전달하고 오는 4월 7일 비상학생총회를 열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김성수 동상 철거, 친일인명백서 제작 등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산위는 또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친일청산작업을 선언한 대학들과 경북대 등 친일청산움직임이 있는 대학으로 구성되는 '전국대학 공동대책위'를 구성할 계획이다. 안형진 부총학생회장은 “학교 측은 10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 사치스러운 기념행사들로 일관하고 있다”며 “청산된 역사를 가진 고려대를 만드는 것이 이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조성우 고려대 민주동우회 회장은 “친일청산문제에 대해 학교 측이 침묵하는 것은 비역사적인 처사”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학생들의 친일청산작업이 되풀이 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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