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대학(총장 이숭겸)이 최근 주목할 만한 2012년 학사운영계획을 내놓았다. 바로 한 강좌의 수강인원을 30명으로 줄인 것이다. 대부분의 전문대학이 40명을 한 강좌로 운영하는 것과 비교할 때 10명 이상이나 적다. 강좌 운영단위를 줄이는 문제는 교실 및 실습실뿐만 아니라 인건비 예산까지 늘어나 전문대학 측이 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이숭겸 총장<사진>은 “30명 클래스제가 성공적으로 운영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30명 클래스제를 반드시 도입해야만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 총장을 만나 제도의 도입배경과 대학 발전 및 운영계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2012년부터 30명을 강좌 운영 기본단위로 하는 ‘30명 클래스제’를 도입하는데. 
“학교 여러 곳에서 건축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바로 ‘30명 클래스제’(가칭) 도입에 필요한 강의실과 실습실을 확보하기 위한 공사다. 이미 어학강좌는 40명 단위에서 30명 단위로 축소해 운영 중이며, 내년부터 전 학과로 확대한다. 이론수업과 실습수업 모두 한 강좌의 인원수를 30명으로 축소해 전 학과에서 확대·운영하는 사례는 전국 전문대학 중 신구대학이 처음일 것이다.”

- 도입배경이 궁금하다.
“강의식 수업이야 수강인원이 좀 많아도 관계없지만 실험·실습은 다르다. 인원수가 줄면 한 번이라도 더 많은 실습기회가 주어지고, 교수로부터 밀도 있는 지도를 받게 된다. 이러한 경험이 결국 학생들의 역량강화로 이어진다. 실습수업이 반 이상을 차지하는 전문대학에서는 강좌 규모 축소가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향후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정원이 줄어 예전보다 교실이나 실습실 확보가 좀 더 용이해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 아니면 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바로 추진했다.”

- 가장 큰 고민은 예산 아닌가. 
“맞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다. 건물 증·신축을 위한 일회성 예산을 제외하고도 인건비 및 관리비 등으로 매해 30억원 정도의 고정예산이 추가로 필요하다. 이는 등록금 수입의 약 7%에 해당하는 금액이라 상당히 부담스럽다. 또한 전문대학 특성상 학생들이 중도에 탈락하는 경우도 많아 30명에 훨씬 못 미치는 인원으로 수업할 수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쟁시대에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생존의 지름길이라면 30명 클래스제는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 화제를 돌려보자. 신구대학은 대학식물원을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약 56만2000㎡(17만 평) 규모의 신구식물원은 ‘실습교육’과 ‘지역사회 나눔’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접근할 수 있다. 식물원의 식물과 시설은 조경·원예 관련학과를 위한 실습시설로 학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둘째는 지역 거점대학으로 주민에게 휴식 및 재충전의 공간이자 환경교육의 장으로서의 의미다. 현재 경기도 지원으로 ‘조경가든대학’ 프로그램을 성황리에 운영하고 있으며, 10월에는 성남시민을 위한 음악회도 개최했다. 앞으로 아동 및 성인을 위한 다양한 환경교육도 식물원에서 진행하며 지역과의 스킨십을 높여갈 것이다.”

- 식물원 외에도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을 위한 다른 노력이 있다면.
“대학은 2000년부터 창업보육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대학이 60%, 중기청·경기도·성남시 등이 40%를 투자해 창업보육센터 확장·신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달에 센터가 완공되면 50개 이상의 업체가 입주해 젊고 창의적인 지역 기업인을 적극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학 박물관 및 평생교육원은 언제나 지역주민에게 개방돼 있으며, 성남시에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 봉사하는 학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봉사점수를 학점화해 지역사회 행사에 적극 참여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 단기발전계획으로 ‘신구비전 2015’를 추진 중이며 장기발전계획인 ‘신구비전 2024’를 계획하고 있는데. 
“신구비전 2015는 3년 안에, 3가지 지표를 바탕으로, 모든 학과를 전국 3위로 만든다는‘BIT333’ 전략을 통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계획을 수립 중인 신구비전 2024는 미래산업의 변화와 교육 수요자의 요구를 바탕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교육을 시키는 것이 근간이다. 발전계획이라기보다는 생존전략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 학령인구가 본격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하면 우리 대학도 안심할 수 없다. 2024년까지 생존해 있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때까지 버티면 100년은 더 갈 수 있다.”

- 전문대학의 직업교육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는 어떤 지원을 해야 한다고 보나. 
“전문대학은 직업교육이 중심인 만큼 기업과 대학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산학협력이 핵심이다. 전문대학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산업체의 참여는 미온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산업체가 전문대학 교육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지금까지의 공업계 중심 산학협력 활성화 정책을 확대해 비공업계의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지원도 고려해줬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고용노동부에서 재교육과 관련된 예산을 전문대학으로 돌렸으면 한다. 고용노동부는 재교육 관련 예산으로 기술계 학원이나 사내대학에 지원하는데 직업 진입교육이나 재교육이라면 전문대학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고용노동부가 전문대학을 재교육 전문기관으로 지정한다면 전문대학과 고용노동부, 그리고 재교육 대상자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

- 앞으로 어떤 대학을 만들고 싶은가.
“글로벌 스탠더드 교육을 실시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대학을 만들고자 한다. 이미 많은 대학이 외국 학생을 교육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대학은 교육의 질을 높여 외국 학생이 선호하는 직업교육대학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또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우리 대학 학생들도 해외로 보내야 한다. 우리 대학은 이미 페루와 자메이카를 포함해 다양한 국가로 해외인턴십을 진행하고 있으며, 아직 소수이기는 하나 해외취업 실적도 쌓아가고 있다. 또한 외국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 와서 내실 있는 직업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글로벌 인프라를 확충할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