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E대학 실무관리자협의회서 참가자들 한 목소리

▲ ACE대학 실무관리자협의회는 17·18일 ‘학부선진화 실무 워크숍’을 진행했다. 아주대 대학교육혁신원운영팀 윤영화 과장이 ‘ACE사업 추진 및 사업비 관리 효율화’에 관해 발표하고 있다.
“평가 통한 삭감·탈락 조치는 사업 취지에 안 맞아”

“정부가 학부교육 선진화 모델 창출이라는 ACE사업의 본래 취지를 기억하고, 사업 수행 대학들이 맡은 일을 잘 해낼 수 있게 이끌어주길 바란다. 교육 모델 창출엔 반드시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 달라.”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대학) 실무관리자들은 17·18일 지리산 가족호텔에서 열린 ‘학부선진화 실무 워크숍’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번 워크숍은 ACE대학 실무관리자협의회(회장 백승수 성균관대 학부교육선진화사업단 차장) 주관으로 열렸으며, 2010·2011년 ACE대학으로 선정된 전국 22개 대학 실무자 6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ACE사업의 본래 취지는 4년 동안 선진화된 학부교육 모델을 만들어 이를 전체 대학으로 확산시키는 데 있다”며 “정부는 각 대학들이 계획대로 ACE사업을 추진해 갈 수 있게 시간과 자율성을 보장해 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워크숍 참가자들은 ACE사업의 당초 취지가 연차평가를 통한 사업비 삭감이나 중간평가를 통한 중도 탈락 등의 조치로 흐릿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 몇 개월 만에 성과를 창출해 보여줘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퇴출’ 당할 가능성까지 있는 현 시스템에선 대학들이 사업 수행을 제대로 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서강대 전인교육원 사무국 권순일 차장은 “ACE사업은 대학 교육의 패러다임과 체질을 개선하는 장기 작업이다. 그런데 1년 단위로 성과를 내놓으라고 하고 못하면 삭감·탈락 등의 패널티를 준다고 하면 당장 눈앞의 일에 급급해 큰 맥락을 놓치기 쉽다”며 “정부가 ACE사업 기간을 4년으로 공고한 만큼, 이 기간만큼은 반드시 보장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세명대 이병준 기획팀장 역시 “ACE사업은 ‘제대로 가르치자’는 사업이다. 그런데 교육을 통한 변화와 성과가 나타나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사업 1년 만에 삭감, 2년 만에 탈락 당하는 대학이 나온다는 것은 지나치게 성급한 처사”라고 말했다.

평가 방법을 둘러싼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ACE사업 실무자들은 최근 결과가 발표된 1기 ACE대학 연차평가가 상당 부분 ‘보고서’에 의존해 이뤄졌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서울시립대 교무처 최은경씨는 “연차평가는 1단계 현장평가(15%), 2단계 패널평가(85%) 점수를 합산해 이뤄졌다. 그런데 2단계 패널평가의 경우 대학이 낸 보고서를 바탕으로 한다”며 “사업을 잘 진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서에 잘 담아내는 것도 대학의 역량일 수 있지만 보고서만으로 사업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 방식이 적용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최은경씨는 “상대평가 방식을 적용할 경우 일부 대학은 타 대학들보다 점수를 못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삭감이나 탈락 조치를 받게 된다”며 “기준 점수를 정해놓고, 이 기준을 충족했을 경우엔 패널티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신라대 학부교육선진화사업단 최석환씨도 “정해진 기준치를 채우지 못했다면 모르지만 타 대학들보다 점수가 적다고 삭감·탈락 조치를 준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하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결과가 쉽게 도출되지 않는 대학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중간평가·연차평가 관련 사안 외에도 △ACE사업 성과지표 구성과 운영의 과학화 △사업 추진 및 사업비 관리 효율화 △학부교육 선진화 프로그램의 특성화 등에 관해 논의를 벌였다. 특히 이 같은 논의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ACE사업의 필요성에 깊은 공감을 표하고 성공적인 사업 운영에 더욱 힘쓰겠다는 의지를 내비췄다.

성균관대 백승수 학부교육선진화사업단 차장은 “요즘처럼 대학이 진심으로 교육에 관해 고민했던 시기는 없었을 것”이라며 “ACE사업의 취지와 의도에 대해 전폭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또 신라대 김학술 학부교육선진화사업단 행정팀장은 “ACE대학에 선정된 뒤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 ACE사업은 전 대학 구성원들이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고, 교육 체계를 선진화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며 “계획한 대로 사업을 진행해 선진화된 학부 교육 모델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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