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개정 반대… ‘교단 이사 추천권 유지’ 주장

▲ 연세대 본관 앞 설립자 언더우드 동상.
학교법인 연세대학교(이사장 방우영)가 최근 기독교 교단의 파송이사 추천권을 삭제한 정관 개정을 두고 대학 설립자인 언더우드 일가가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연세대에 따르면 전신인 연희전문학교 설립자 언더우드 선교사의 후손 원득한(Richard F. Underwood), 원한광(Horace H. Underwood), 원한석(Peter A. Underwood)씨는 최근 성명을 내고 “연세대는 소수의 개인들에 의해 지배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연세대 설립을 위해 헌신했던 언더우드 선교사의 후손으로서 이사회 임원 구성에 관한 정관 변경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연세대 재단이 설립정신을 유지해나가기 위해 한국교회 주요 교단의 이사 추천권을 유지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수많은 선교사들이 한국 땅을 찾았던 것은 기독교 복음을 전하기 위한 것이었고, 연세대와 세브란스병원 등 기관들을 설립해 오늘날 한국의 교육과 발전에 초석이 됐다”며 “연세대 재단 정관은 기독교정신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연세대 재단은 이사진 중 기독교 4개 교단이 1명씩 추천하는 인사를 2명으로 줄이고, 추천권 조항도 삭제하는 대신 개방이사 3명을 도입하는 내용의 정관 개정을 단행했다.

이를 두고 학내외에서는 학교 사유화 시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연세대 신과대학 동창회는 즉시 반대 성명을 내고 정관 개정 취소를 요구했다.

이에 연세대 재단은 “사립학교법 준수와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개방이사를 도입한 것이며 학교의 발전을 위한 시도”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교계의 반발에 이어 설립자 일가까지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함에 따라 학교 사유화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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