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석수 교육통계국장, 배성근 국제협력관 지방 배치

“국립대 총장직선 폐지 등 구조개혁 독려하란 의미”

▲ 한석수 전북대 사무국장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립대 총장직선제 폐지에 ‘올인’하고 있다. 구조개혁 중점 추진(하위 15%) 국립대에 대해 총장직선제 폐지를 종용하는 한편 본부 국장을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내려 보내는 인사(人事)도 단행했다.

23일 교과부에 따르면, 최근 인사에서 배성근 국제협력관을 경북대 사무국장으로, 한석수 교육정보통계국장을 전북대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 그만큼 국립대 총장직선제 폐지에 올인 하는 교과부의 속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지방 국립대 사무국장은 이사관(2급) 이상 고위공무원단에서 차출된다. 본부 국장을 지냈어도 지방 국립대로 내려가는 것을 두고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없는 이유다. 더욱이 배성근 국장의 경우 학교선진화과장

▲ 배성근 경북대 사무국장
을 거쳐 바로 본부 국장을 역임했기 때문에 지역 거점 국립대를 경험하는 게 정상적인 코스다.

배성근 국장도 인사가 나온 직후 “과장에서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본부 국장을 바로 했기 때문에 지방 거점 국립대에서 근무할 필요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석수 국장은 이사관 승진을 2007년에 했고, 당시 충남대 사무국장으로 1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어 충남도 부교육감과 교육감 직무대행을 맡아 지방 근무의 경험을 쌓았다.

특히 행시 29회 출신인 한 국장은 1996년 교육부 대학학무과 서기관을 시작으로 줄곧 본부에서 재직했다. 2005년 공주대 초빙교수를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2007년까지 본부에 있었다. 일반적으로 보면 본부에 계속 재직하다 실장(관리관)으로 승진하는 게 자연스러운 코스다.

이에 대해 교과부 일각에서는 국립대 구조개혁을 독려하기 위한 ‘인사’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교과부 고위 관계자는 “본부에서도 유능하다고 알려진 두 명의 국장을 국립대 사무국장으로 내려 보낸 것은 그만큼 국립대 구조개혁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 국장은 공직생활 25년 대부분을 본부에서 지낸 교육관료이자, 초중등 교육과 고등교육 정책을 모두 다뤄본 교육 전문가다. 2005년 그가 출간한 ‘교육정책의 나비효과를 꿈꾸며’는 문화관광부 추천 교양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배 국장도 업무 평가가 우수해 1997년 대통령 표창, 2005년 홍조근정훈장을 수상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장관께서도 간부들에게 두 국장의 이번 인사를 두고 국립대 구조개혁을 최우선에 두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능력이 부족해서 지방 국립대로 내려간 게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2명의 국장이 내려간 경북대와 전북대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교육계 인사는 “최근 군산대가 총장직선제를 포기하는 국립대 구조개혁안을 수용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중·소규모 대학에 머물고 있다”며 “경북대와 전북대에 본부 국장을 내려 보낸 것은 아무래도 거점 국립대가 총장직선제를 폐지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고 풀이했다.

교육대나 한국체육대와 같이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국립대에 머물던 총장직선제 폐지 바람이 대학가 전체에 확산되길 바라는 ‘노림수’가 담겼다는 지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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