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동아리 "폭력적" 문제 제기

▲ 서울대 미대 졸업생 작품전에 전시된 디자인학과 M씨의 작품에 대한 가이드집. 교내 동성애 홍보 포스터에 남녀 모양이 결합된 모양의 도장을 찍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대 미술대학 졸업전시에 동성애를 반대하는 작품이 출품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서울대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열리는 미대 졸업작품전에 미대 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 전공인 M씨가 전시한 ‘이성애 권장 반동성애 캠페인’ 작품에 성소수자 동아리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M씨의 작품은 ‘학내 동성애자 동아리 홍보 포스터에 동성애에 의문을 제기하는 문구가 새겨진 도장 찍기’ ‘아이는 남자인 아버지와 여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다는 메시지를 표현하는 티셔츠 제작’ 등 M씨가 그간 진행한 활동 기록을 모은 것이다.

서울대 성소수자 동아리 QIS(큐이즈)는 이와 관련 ‘QIS는 호모포비아적 졸작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큐이즈는 “문제의 작품은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신장을 위한 포스터 위에 이에 반하는 내용의 스탬프를 찍는 방식”이라며 “이러한 방식은 폭력적”이라고 주장했다.

▲ 교내 동성애 동아리 홍보 포스터에 찍힌 M씨의 'STAMP HERE!' 스탬프.
이 동아리는 지난 10월 중순경 학내 퀴어 인권신장을 목적으로 하는 포스터를 배포했다. 포스터는 ‘게이가 어때서?’ ‘레즈가 어때서?’ 등 제목의 다섯 가지 포스터로, 이 포스터에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기호가 서로 결합한 형상의 도장이 찍혔다.

큐이즈는 “이 스탬프가 한 시각디자인과 학생의 졸업 작품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며 “해당 학생은 우리의 포스터에 ‘생명이 양성의 합의 원리에 의해 탄생했다’는 메시지를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큐이즈 측은 “이는 소수자 차별적이고 반인권적”이라며 “엄연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성소수자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와 관련 서울대 미대 측은  전시된 작품들이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어 검열이 불가능하며, 특정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졸업작품전은 오는 11일까지 서울대  49~52동을 비롯해 미술관과 종합연구동에서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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