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조 호서대 생명공학과 교수

 
80년도 초반만 해도 상대적으로 많은 주목을 받지 않고 그 가능성만 유추되던 생명공학분야는 이후 많은 투자와 발전을 통해 양적, 질적 성장을 거듭해 오고 있으며, 이미 지난 신종플루 치료제 사태처럼 바이오산업의 산물이 특정국가가 아닌 전 세계 수요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 같은 현상으로 인해 대한민국과 유사한 내수시장의 협소성을 지닌 나라들에게 있어 바이오산업은 국가 경제의 미래 비전을 세우는데 충분한 가치가 있음이 확인되어 그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지난 세기 의약바이오분야의 최정상을 달리는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강소국들의 노력과 투자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삼성경제 연구소의 CEO information 674호에 따르면 이미 싱가포르는 2000년대 초반부터 생명연관 분야의 고부가 산업성을 인정하고 이 분야에 있어 외국인 투자 유치를 국가 전략으로 선택하여 ‘신생명과학 이니셔티브’ 정책을 통해 2006년 말 까지의 평가 결과 해당분야 산업이 연 평균 20%이상 급성장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유럽의 강소국인 스위스도 1990년대 초반부터 바이오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육성한 결과 현재 유럽 내 1~2위권의 바이오 기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우리와 여건이 비슷한 나라들의 성공에는 다양한 규모의 R&D 프로젝트에 대한 적극적 투자와 더불어 생명분야 핵심인재 육성과 확보를 위한 국가 과학장학금 조성 등의 노력이 그 배경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다양한 분석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의 여건에서는 성공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바이오신약 분야의 진출 및 기술 진입 장벽이 높은 항체신약과 같은 고부가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보다 적합하다는 평가가 도출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도 다양한 국제화 교류 사업 진행 및 국가 지원 장학금 제도가 있고, 일부의 분야에 있어 세계정상 수준의 연구업적이 창출되고 실용화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어 앞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대한민국 생명공학의 위상이 기대되는 바이다. 그러나 아직 여러 부분에 있어 생명공학의 급성장을 긍정적으로만 예측하기 어려운 현실이며 이에 대한 큰 어려움의 하나로 학자들의 관점에서 다양하며 심도 있는 R&D를 위한 연구비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 예전보다 연구비의 지급 규모와 다양한 지원 방식의 증가현상은 모두가 인지하고 있으나, 실제 연구비를 수혜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교수님들의 입장에서는 증가된 연구비 수혜 혜택에 대해 몸소 실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존재한다. 나아가 다양한 연구 분야 중 킬러아이템을 만들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와 도전을 반복하며 거기에 더하여 연구실에서 개발된 다양한 원천기술의 실용화를 위해 실험동물 등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시험을 수행해야 하는 등 시간적으로 지체되는 부분이 많은 생명공학의 특성상 단기간의 성과를 주로 바라는 주변의 관점에서 볼 때, 자칫 현재 정부 연구 지원금이 주로 학계로 몰리기 때문에 결국 실용화와 거리가 먼 연구만을 진행 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 다양한 지표를 통해 전세계 다수의 바이오벤처 기업이 발생시키는 연평균 영업 이익률이 그다지 높지 못하다는 점을 볼 때, 기업의 R&D 투자 역시 실용화를 위해 많은 시간적 기다림과 비용적 지출이라는 터널을 지나야 함을 알 수 있다. 더불어 학계의 연구는 단지 제품의 실용화라는 점을 떠나 생명공학분야를 주도해 나갈 인재의 양성이라는 보다 넓은 목표를 지니고 있으므로 기업의 연구 성과와 정확히 비교하기 어려운 각자의 고유한 독창성이 존재함을 상호 인정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앞서 언급된 강소국의 생명공학 분야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생명공학의 발전을 위해 우수한 핵심 인재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은 대부분 공감하는 바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전세계 경제 위기로 인해 불안해진 가계 경제상황으로 대학원 학업을 중도 포기하는 우수한 인재들이 특히 지방대학교에서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방안에 대한 대안으로 정확한 평가 지표를 통해 양질의 연구 업적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지방대학교 소속 연구과제 책임자의 실험실을 지역별로 고르게 선정한 뒤, 실험실 단위의 국가 장학금 지급과 같은 소규모 BK21 유사 사업을 실시하여 수도권의 공인된 우수 인재와 더불어 각 지역에 존재하는 잠재력 있는 연구 인력에 대해서도 자부심과 사명감을 부여하여 이들이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로 거듭 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이상의 논의를 통해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의 몇 가지 큰 축 중, 높은 고부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으며 사람의 건강이라는 절대 명제를 통해 세계 시장을 아우를 수 있는 생명공학분야의 발전 방안에 대해 학계에 대한 R&D 투자 증대 필요성 및 연구인력 양성 방안을 지방대학교 연구실의 관점에서 고찰해 보았다. 비단 생명공학 분야 뿐 아니라 각 학문 분야가 상호 다양성을 인정하고 보다 긍정적인 방안을 고민하여 해당 분야의 경쟁력 증진을 통한 국가 위상 강화를 이뤄낸다면, 현재 우리가 처한 많은 위기와 도전을 슬기롭게 이겨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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