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2년 만에 회계사·세무사 동시 최연소 합격자 배출

최영한 웅지세무대학 총장은 인터뷰 내내 “교육중심대학”이라고 강조했다. 웅지세무대학에 일단 입학하면 따로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회계사와 세무사 같은 전문 직종에 합격할 수 있도록 제대로 가르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교 2년 만에 최연소 회계사와 세무사 합격생을 배출했고, 세무공무원 1%가 웅지세무대학 출신인 점이 최 총장의 말에 힘을 실어준다.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웅지세무대학을 이끌고 있는 최영한 총장을 직접 만나 교육철학과 최근 교과부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 최근 발표한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과 세무사 시험에서 웅지세무대학 출신 학생들이 잇달아 최연소로 합격했다. 비결이 궁금하다.

“우선 학교에서 학원을 따로 다니지 않아도 될 정도로 많이 가르치고 있다. 일단 웅지세무대학에 입학하면 오전 8시 반부터 밤 10시 반까지 공부만해야 한다. 이렇게 2년 동안 공부하면 정말 엄청난 학습량이 쌓일 수밖에 없다. 특히 회계학과 세법 교수진은 전부 공인회계사와 세무사다. 실무 경험이 생생한 교수진과 학생들의 꾸준한 노력이 부딪쳐 시너지 효과를 냈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 이 같은 성과 때문인지 서울대 졸업생도 입학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서울대 경영학과와 생명공학과 졸업생 2명이 입학했다. 서울대뿐만 아니라 연세대, 고려대, KAIST, 포스텍 등 소위 말하는 명문대 졸업생이 꾸준하고 입학한다. 졸업하고 다시 학교를 찾는 학생들은 자격증 때문이다. 명문대를 졸업해도 막상 사회에 진출해보니까 불안한 탓에 다시 학교에서 공인회계사나 세무사 자격증을 따고 졸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포스텍을 졸업하고 한 대기업 연구소를 다니다가 입학한 학생은 자격증을 따서 현재 7급 세무직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 4년제 대학으로 전환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접경지역지원특별법과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살펴보면 공장은 이주가 가능하지만 대학은 정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웅지세무대학이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해서다. 구체적으로 회계원리만해도 전공서적 한 권이 무려 1400페이지다. 이처럼 방대한 분량의 회계원리만 3년 동안 가르쳐도 시간이 부족한 탓에 4년제로 전환을 시도했다. 지금 당장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렇다고 포기하는 것도 아니다. 우선 내실을 다지고 장기적인 계획을 바탕으로 4년제 전환을 준비하겠다.”

- 재정지원제한 대학에 웅지세무대학이 포함됐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선 웅지세무대학의 특성상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대부분의 학생이 공무원과 회계사,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공무원은 평균 3.05년, 공인회계사와 세무사는 평균 4.15년을 공부해야 합격할 수 있다. 우리 대학 기준으로 본다면 졸업하고 각각 1년과 2년을 더 공부해야 합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교과부는 2월 졸업생이 6월에 취업한 경우만 취업률에 포함한다. 졸업생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더라도 6월 1일에 바로 발령 나지 않는다. 또 세무사와 회계사 2차 시험이 6월에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순수하게 취업한 졸업생은 많지 않아서 불이익을 받았다. 대학마다 특성이 각기 다른데 획일적인 잣대로 평가하는 건 분명 문제가 있다. 대학을 평가하는 지표 자체를 바꿔야 한다.”

- 학생들이 각종 시험을 준비하느라 취업을 미뤄 손해를 본 셈이 됐다. 당장 급한 게 취업률 향상인데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사실 취업률 지표를 벗어나기가 상당히 어렵다. 당분간은 재정지원제한대학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힘들 것 같다. 이번 교과부 발표를 계기로 내년 신입생부터는 취업관련 과목을 1학기와 2학기에 걸쳐 7과목씩 공통과목으로 지정했다. 특히 재학생 가운데 각종 시험이나 자격증에 자신이 없을 경우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계획도 짰다. 취업을 위한 심도 있는 면담도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는데 시간을 늘려 대폭 확대해서 운영할 방침이다.”

- 교과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과부에서 평가하는 잣대를 바꿔줬으면 좋겠다. 구체적으로 전임교원확보율이 본평가에서 5%, 취업률은 무려 20%나 반영하는데, 웅지세무대학은 전임교원확보율이 98%로 1위다. 한 마디로 시간강사가 한 명도 없는 대학이다. 이처럼 전임교원확보율이 다른 대학 보다 월등하게 높은데도 취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았다. 잘 가르치는 부분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취업률로만 평가하는 것은 잘못됐다. 교과부는 대학을 획일적으로 평가하고 점수를 매겨 나눠 먹기식으로 지원하지 말고 정말 잘하는 대학에 정부 지원을 몰아줘야 한다.”

■ 최영한 웅지세무대학 총장은

1961년 충남 논산 출생. 서울대를 졸업하고 건국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건국대와 인천대 등을 거쳐 2004년 웅지세무대학 교수로 부임했다.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총장으로 웅지세무대학을 이끌고 있다. 저서는 ‘경제학’, ‘재정학’, ‘재정학 연습’, ‘한국의 재정’, ‘한국 경제의 이해(공저)’ 등 다수가 있다.

대담 : 이정환 편집국장

정리 : 이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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