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등 노력으로 불명예 씻겠다” 다짐

▲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위치한 김포대학

[경기 김포=김재홍 기자] 13일 오전, 김포대학의 분위기는 황량했다. 본관·변안나기념관·용암학술정보관·국제관·국제학사 등 학내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도 학생들을 만나기 힘들었다.  본관 행정부서에는 직원들의 모습이 간간히 보이긴 했다. 방학임을 감안해도 변안나기념관 내 강의실은 물론 학생휴게실·총학생회·학보사 등은 아예 텅 비어 있었다. 비까지 내리는 터라 적막하기만 했다.

변안나기념관에 걸린 총학생회의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다.

▲ 김포대학 변안나기념관에 붙어있는 총학생회 현수막
‘위기는 기회일뿐 김포대학 이제 시작이다. 총학생회’

정문 앞 가게 4개가 나란히 붙어 있는 유일한 식당가에도 학생들은 없었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학내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는 “방학기간이라 인근 식당들이 문을 다 닫았다”며 “점심 식사를 하려면 배달을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위치한 김포대학은 교과부가 지난 9일 발표한 경영부실 사립대학 추가 4개교에 포함됐다. 교과부는 이들 경영부실대학에 2년 간 회생 기간을 준다. 이 기간 내에 구조개혁 과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대학은 폐쇄조치까지 받게 된다.

김포대학은 지난 9월 학자금 대출제한대학에 포함됐고, 임청 총장이 논문 표절과 예산 부당집행 등으로 교과부에서 해임요구 처분을 받는 등 올해 악재가 겹치고 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현재 김포대학에서는 보직교수들의 회의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문의·항의전화도 이어지고 있다. 교과부 발표 후 학부모나 수험생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으며, 입학상담 사이트에는 ‘김포대학 부실대학이라고 떴는데 사실인가요’, ‘뉴스에 부실대학이라고 나오네요’, ‘급한데 빨리 대답해 주세요’ 등 질문들이 올라오고 있다.

학생들 “대학 미래 걱정된다”= 김포대학 후문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학생들은 학교의 미래에 대해 걱정했다. 현 상황에 분노하는 학생도 있었다. 대학 이미지 하락에 대해 우려하는 눈치였다.

 
인터넷정보과 2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왜 우리대학이 부실대학으로 취급받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학자금대출의 경우 등록금의 70% 밖에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데, 왜 학생들이 이런 피해를 입어야 하나”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옆에 있던 같은 과 학생도 “대학 소식을 모르는 학생도 있지만 알고 있는 학생들은 ‘이러다가 학교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며 “대학 이미지가 나빠지면 결국 신입생 모집에도 악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 김포대학 “명예회복 하겠다”= 대학 측은 학자금대출제한대학과 경영부실대학 선정에 억울해하면서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학생들에 대한 지원확대로 불명예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발전기금 등을 활용해 지표를 향상시키고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학생들의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방침이다.

송주승 기획처장은 “거의 10년간 걸쳐 발생한 학내 내분사태를 수습하고 3월에 신임 총장이 취임했다. 5월부터 2달간 사학진흥재단에서 실시하는 컨설팅도 받았다"며 “갈등을 수습하고 새롭게 시작하려는 노력을 하는 와중에 학자금대출제한대학과 경영부실대학에 선정돼 매우 당혹스럽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김포대학은 지난 2003년 이사장과 총장 간 갈등이 확대되면서 지난 2005년에는 관선이사가 파견됐다. 과거 상처를 봉합하고 올해 의욕적으로 학내 발전을 추진하고 있었지만 교과부의 평가 지표는 2008~2010년 기준이라는 이야기였다.

송 처장은 “지난 9월 학자금대출제한대학 선정으로 수시전형 등 입시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수시모집에서는 평균 6:1의 경쟁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 김포대학은 구조조정과 학생들에 대한 지원확대를 통해 학생들에게 신뢰감을 얻고 명예회복을 씻는다는 방침이다.

김포대학은 학교발전기금 412억원 등을 활용해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내년 등록금을 7% 인하한다. 2011학년도 293만8000원(사회계열)~390만5000원(예술계열)이던 수업료는 273만2000원(사회계열)~365만6000원(예술계열)으로 내린다. 신입생 입학금, 공업계열 재료비, 예술계열 레슨비는 동결한다. 장학금은 올해보다 21억을 증액해 44억으로 확대한다. 장학기금은 향후 10년간 매년 5억씩 50억을 조성할 예정이다.

또한 김포대학은 정원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최대 40%까지 정원을 감축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

송 처장은 “최근 학자금대출제한대학과 경영부실대학으로 선정돼 대학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고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에게 실망을 끼쳤다”며 “학교에서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대학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새롭게 도약해 불명예를 씻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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