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학원 예측 ‘믿을 수 있나’ 의심도

“대교협 전화상담 정확해? 나 메가(메가스터디)에서 불합격, 진학사 추합(추가합격)인데, 대교협에서는 둘 다 적정이래. 점수가 확실히 되는 점수도 안 되는 점수도 아니라 답답하다.”

“EBS에서 하는 상담은 선생들끼리 말이 다 다르더라. 같은 데이터 가지고 하는 건데 어떤 선생은 하향(하향지원)하라 그러고 어떤 선생은 상향(상향지원) 하래” - 모 입시관련 까페 글.

지난 22일 정시지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수험생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대교협을 비롯해 각종 학원에서 제공하는 입시상담 결과가 제각각이라 어디에 원서를 넣을지 고민이라는 글이 입시관련 게시판에 넘쳐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와 관련, 대학이 적극 나서서 참고가 될 만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정시는 2012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171명이나 될 정도로 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돼 지난해보다 상담 문의가 많아졌다는 게 대학가의 설명이다. 전형 유형이 3000가지가 넘는 데다가 무제한으로 원서를 넣을 수 있어 ‘우선 넣고 보자’는 식의 지원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현재 대교협에서는 수험생들을 위해 340여명의 현직 진학지도 교사들 및 전문상담위원이 진로진학과 관련해 전화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분명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상담교사는 “대교협 자료와 지방 진협(진학지도협의회) 자료를 활용해 상담을 하고 있다”며 “같은 자료를 가지고 같은 학생을 상담하더라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다른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상담 내용은 ‘이 정도면 합격할 수 있겠다’ 하는 정도에서 그치게 마련”이라며 “경쟁률이 달라지면 당연히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상담시간도 짧게는 1~2분에 끝나는 경우도 많다. 교사의 경험이 풍부하긴 하지만, 사설 입시학원 컨설팅처럼 세세한 것까지 짚어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닌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최상위권 부유층을 상대로 한 입시컨설팅도 기승이다. 서울지역 유명 입시컨설팅 업체들은 1회 상담에 50만원을 받고 있으며, 전화 상담도 25~40만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컨설팅 업체는 특별 고객에게는 200만원 이상 상담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양대 등 대학들이 지난 9일부터 온라인으로 ‘정시 모의지원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학생이 홈페이지에 자신의 성적을 입력하면 작년도 최종등록자 상위 80% 평균으로 근사치를 산출해 지원 가능학과를 보여주는 서비스로, 본인의 성적과 가고 싶은 학과를 입력하면 비슷한 성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유사 학과 4개 등 모두 5개 학과를 보여준다. 그동안 학원에서 해오던 서비스를 대학이 직접 시작한 것으로, 대학 중에선 한양대가 최초다.

국중대 한양대 입학기획팀장은 “우선 모의지원 서비스를 통해 탐색을 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좀 더 정확한 상담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른바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며 “아무래도 대학의 입학성적을 공개한다는 데 따른 위험부담이 있긴 하지만 ‘수험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주자’는데 입시의 포커스를 맞췄기 때문에 이 서비스가 대학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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