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수 ACE대학 실무관리자협의회장(성균관대 학부교육선진화사업단 차장)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새로운 지평이 태동하고 있다. 학부교육 선진화의 기치를 높이 들고 출범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 사업이 3년차에 접어들면서 대학들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ACE사업은 다양하고 특색 있는 학부교육 선진 모델을 창출, 확산하기 위하여 교육역량과 교육 선진화 계획이 우수한 ‘잘 가르치는 대학’을 선정하여 지원하는 4년 단위 사업이다.

올해는 2010년 선정 11개 대학에 대한 중간평가, 2011년 선정 11개 대학에 대한 연차평가 그리고 ‘학부교육 선도대학’의 신규 추가 선정 등이 예정되어 있다. 터닝 포인트를 지나고 있는 시점에서 사업의 성공과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향을 가늠해 본다.

무엇보다도 먼저, 학부교육 선진화의 목적을 명확히 인식하고 ‘ACE 정신’을 확대 재생산해 나가야 한다. 대학 그 자체의 ‘존재의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을 선도해야 하는 것이 미션이다. 대학교육을 근본으로부터 총체적으로 개혁하는 대장정의 첫출발이 ACE사업 이다.

학부교육 선진화는 고등교육의 질적인 변화다. 대학의 비전과 인재상을 반영한 특성화된 교육 목표에 따라 교육과정(what to teach)과 교육지원 시스템(how to teach)을 재구조화하는 교육 선진 모델을 정립해 나가야 한다. 선진화 선도 모델은 학부교육 전반을 유기적으로 체계화한 통합성, 참신하고 창의적인 독창성, 효과성 지표로 검증가능한 성과지향성, 고등교육의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파급력 등을 확보하여야 한다.

둘째 사업 추진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대부분의 재정지원사업은 선정 당시의 열정과 진정성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선정 이후 급속한 탈색과 추진동력 상실은 타율적인 통제의 빌미를 제공한다. 사업계획서에 근거한 합목적성을 견지하면서 투명하고 일관성 있게 사업을 추진하여야 한다. 대학발전계획과 연계하여 사업 종료 후에도 선진화 모델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제도 개혁, 기관 신설 등을 추진하여야 한다. 학부교육 선도대학으로서 교육적 성과를 축적하고 선진화 모델을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아울러 사업 운영의 예측가능성 제고, 주관기관의 안정성 확보 등 사업의 관리운영적 측면에서 조속한 정리가 필요하다.

셋째 사업의 지속성을 확보하여야 한다. 사업의 성공과 모델의 확산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사업의 지속성은 기간의 충분성과 신규 진입 시스템을 통하여 확보할 수 있다. 현재 2+2시스템은 지나치게 단기적 구조로서 대학교육의 체질 변화를 담보하기 곤란하다. 사업내용의 성격과 교육기간을 고려하여 4+4시스템 등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 또한 신규 대학 추가 진입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신규 대학 선정시 사업계획에 주의 하여야 한다. ACE사업은 학부교육의 구조와 내용에 대하여 총체적인 개선을 추구한다. 단편적인 아이템의 분절적인 나열을 지양하여야 한다.

끝으로 학부교육 선진화가 거대한 힘으로 급속히 확산되어야 한다. ACE사업은 선정 경쟁률, 대학평판도 상승, 사업 성과 도출 등 대학 사회에서는 성공적으로 연착륙하고 있다. 대학 사회에 창조적 긴장(Creative Tension)을 부여하여 학부교육 선진화 의지를 확산하고 도전적이고 발전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적 공감이다. 학부교육 선진화에 대한 공감적 이슈를 때맞춰 생산하고 사회적 담론을 지속적으로 형성하는 성숙한 자세가 필요하다. 입시교육, 서열화 체제를 무력화 시키고 새로운 교육 모델을 확산하는 실천의지가 발현돼야 한다. 학부교육 선진화는 국가적 의제이고 사회적 과제이며 대학의 책무이다. ACE사업은 정부·사회·대학이 함께 노력해 성공시켜야 하는 숭고한 교육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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