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대학만 선정···고려·동국·성균관·한양대 등 경쟁 예고

산업체 경력 교원 확충, 교수업적평가 개선 등 분주
연대 사업신청 여부 촉각···“수도권 너무 적다” 불만도

이달 중 공고될 예정인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사업에 대한 대학들의 신청 준비가 한창이다. 특히 지원대상 50개교 중 7개교만 선정하는 수도권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6일 대학가에 따르면 현재 LINC사업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학은 경희대·고려대·동국대·성균관대·한양대·한국외대 등이다. 연세대와 중앙대도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고, 아직 대외적으로 공표하진 않았지만 물밑으로 사업신청을 준비 중인 대학들도 많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단 7개 대학만 선정하기 때문에 벌써부터 눈치 보기가 치열하다. 경희대는 LINC사업 준비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답했지만, 주변 대학에선 경희대의 사업신청 쪽에 무게를 싣는다. 연세대는 “원주캠퍼스는 사업신청이 확실하지만, 서울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대학들은 연세대의 사업신청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LINC 사업은 기존 광역권인재양성·산학협력중심대학 사업 등이 통합되면서 올해 1700억 원 규모로 시행된다. 이달 중순 사업공고를 통해 3단계에 이르는 심사를 거쳐 총 50개 대학을 선정한다. 대학 당 평균 지원액은 34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사업대상 50개 대학 중 수도권은 7개 대학만 선정하기로 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대학들이 연세대의 사업 참여 여부에 촉각을 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도권 A 대학의 보직교수는 “아직 ‘기술혁신형’을 선택할지, ‘현장밀착형’으로 사업계획을 짜야할지도 결정하지 못했다”며 “1단계 심사를 진행한 뒤 상황을 봐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LINC사업은 ‘기술혁신형’과 ‘현장밀착형’으로 나뉜다. 대학원까지 사업에 참여하는 기술혁신형은 교육보다는 원천기술 개발 등 연구에 무게중심이 쏠려있다. LINC사업 가운데 ‘연구중심’으로 특화된 분야다.

연구보다는 기술인력 양성에 초점을 둔 현장밀착형은 수도권에서 5개 대학을 선정하지만, 기술혁신형의 경우 단 2개 대학만 사업지원을 받을 수 있다. 현장밀착형보다 기술혁신형에 참여하는 대학 간 경쟁이 더 치열하단 얘기다.

A대학의 경우 그간 산학공동연구를 많이 해 온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기술혁신형에 워낙 선정 대학 수가 적어 고민하고 있다. 결국 어떤 대학이 사업신청을 하는지 살펴 본 뒤 결정하는 것으로 방침을 세웠다. 이 대학 보직교수는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는 2단계 평가에서 제출하기 때문에 1단계 평가에서 신청한 대학들의 면면을 살펴본 뒤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그간 산학 공동연구를 해 온 기반을 생각하면 기술혁신형에 관심이 가지만, 사업선정 가능성은 5개 대학을 선정하는 현장밀착형이 더 크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이처럼 눈치 보기가 치열한 가운데서도 내부적으로는 사업 준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최근 산학협력중점교수 채용공고를 내고 교수업적평가도 손봤다. 이 대학 김우승 에리카캠퍼스 산학기획처장은 “기술이전이나 해외특허실적이 SCI급 논문과 동일한 가치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교수평가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LINC사업은 대학의 체질을 친산업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시행된다. 때문에 사업 선정과정에서는 해당 대학의 연구력도 측정하지만 산학협력 인프라를 비중 있게 평가한다.

교과부가 작년 10월 대학 산학협력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사업 설명회에서는 평가지표와 반영비율이 공개됐다. 평가비중이 70%나 되는 특성화 지표는 △교수업적평가 시 산학협력실적 반영비율(15%) △산업체경력 전임교원 비율(5%) △산학협력중점교수 현황(10%) △교수1인당 공동연구 과제수와 연구비(8%) △교수1인당 기술이전 계약건수와 수입료(7%) 등으로 구성됐다.

따라서 대학들은 산업체 경력을 가진 전임교원이 많을수록, 교수업적평가에서 산학협력 실적을 많이 반영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성균관대가 작년 초부터 교수업적평가 개선안을 마련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최재붕 산학협력본부장은 “지난해 초부터 LINC사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해 왔고, 교수평가제도 개선안은 최근 교무위원회까지 통과됐다”며 “교수업적 평가 시 국제특허실적, 기술이전실적을 SCI급 논문과 동등한 가치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려대도 2008년부터 채용해 온 산학전문교수 15명을 산학협력중점교수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공과대학·정보통신대학·생명과학대학 등 3개 단과대학을 중심으로 TF팀을 만들어 교수업적평가제도 개선이나 산학협력중점교수 확보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동국대도 그간 산학협력중점대학사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산업체 경력자를 교수로 채용하고 사업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17개 대학 중 5개 대학만 선정한 산학협력중심대학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산학협력 기반은 갖췄다고 본다”며 사업선정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들 대학 내부에서는 다소 논란도 일고 있다.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체감하는 이공계 교수들은 “사업선정과 관계없이 대학이 나아갈 방향”이라며 친산업적 체질개선을 반기고 있는 반면 인문사회계 교수들의 생각은 다르다. 교수가 논문이 아닌 산학협력 실적으로 평가받는 데에 대한 반감이다.

서울의 한 대학 산학협력단장은 “인문학이나 순수과학 쪽에선 대학교육이 왜곡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갖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사업신청을 위한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또 수도권 지역에 배정된 사업선정 대학 수(7개)가 너무 적다는 불만도 나온다. 산학협력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라면 교육·연구력이 우수한 수도권 대학에 좀 더 문호를 열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지방대 지원을 위해 배정된 예산인 만큼 수도권에 더 많은 예산배정은 어렵다고 밝혔다. 최은옥 산학협력관은 “LINC 사업은 기존의 산학협력 관련 3개 사업을 통합, 지방대의 산학협력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비교적 여건이 좋은 수도권은 자체적으로 산학협력을 할 수 있지만 지방은 그렇지 않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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