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봉호 동덕여대 총장]"대학구성원 화합에 지혜 모을 터"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대학구성원 화합에 지혜 모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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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학내 비리관련 분규로 홍역을 앓던 동덕여대가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대학입시와 총학생회 선거 평상시처럼 진행되고 있다. 구성원들은 대학 안정의 가장 큰 이유로 지난 10월 취임한 손봉호 총장을 꼽는다. 또 손 총장이 존경받는 사회 원로이기에 기대 또한 크다. 손 총장으로부터 현재 동덕여대의 상황과 향후 대학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 총장부임을 축하드립니다. 구원투수로 구성원들의 기대가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기대가 커서 오히려 걱정입니다. 교수생활은 30여 년 동안 했지만 보직경험은 없어 총장 제의를 여러 차례 사양 했습니다. 총장은 대학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등 무거운 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고민입니다. 하지만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습니다. 각종 위원회를 구성해 학내 구성원 간 서로 협의하며 민주적인 대학으로 만들겠습니다.”

- 총장께서는 대학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현대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과 기술습득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당장 사용할 지식과 기술이 아닌 그것을 익힐 수 있는 기본 소양을 의미합니다. 기업 측에서는 졸업 후 6개월 동안이나 재교육시켜야 한다며 대학에서 아무것도 안 가르친다고 하지만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6개월 밖에 걸리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요.”

- 동덕여대에서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은 무엇인지요.

“지난 학내 문제로 인해 해결할 것들이 많습니다. 우선 교수충원이 시급한 상황에서 신임교수 채용에 관한 규정이 필요합니다. 또한 학내 민주화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이 소외 돼 있어 이를 극복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이분들과 만나서 상호 협조할 뜻을 교환했습니다. 그밖에 학교 시설을 점검하고 부족한 공간문제도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 요즘 대학가는 구조조정이 화두입니다. 동덕여대는 어떤 대처 방법을 갖고 있는지요.

“거의 모든 대학이 안고 있는 문제입니다. 그만큼 해결하기 힘든 문제라고 할 수 있지요.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통·폐합하라고 해서 될 성질의 사안이 아닙니다. 구성원간의 민주적 합의를 통해 이뤄져야 합니다. 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저의 역할은 구성원간 화합을 이끌어 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 대학의 경쟁력 있는 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총장은 무엇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총장은 교수들이 양심껏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탁월한 추진력으로 교수사회를 이끄는 총장의 모습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교수의 양심과 기품을 믿고, 학내 문제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마음 놓고 강의하고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죠. 이를 위해 교수들에게 여러 방식의 포지티브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강화할 생각입니다. 또한 학생들에게 어떠한 평가를 받고 있는지도 파악하려고 합니다.”

- 동덕여대의 발전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학교는 디자인분야와 공연예술분야를 특성화 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 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약대도 상당한 역사를 갖고 있어 사회의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높은 수준에 위치한 교수들과 양순한 학생들이 있어 우리학교의 특성화 부분은 더욱 희망적입니다. 또 탄탄한 행정시스템은 발전 가능성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합니다. 한동안 시련을 통해 잠시 움츠렸던 우리학교는 이제 발전해 갈 것입니다.”

- 최근 수능 부정사건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데요. 원인과 해결방안을 대학 총장이자 도덕운동가로서 제시한다면.

“이번 사건은 도덕적 인간에 대한 가치를 얻기 보다는 점수만을 획득하고자 하는 교육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점수를 받아서 좋은 대학만 가면 그만 이라는 식의 문화가 팽배해 있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입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우선 ‘사회 지도층부터 도덕적으로 정직해 지는 것’ 입니다. 부정직한 사람이 많을수록 그 사회는 반사회적으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다소 시간이 걸릴지라도 이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 가야 할 사회 전체의 과제입니다. 이를 위해 도덕적인 사람들을 인정해 줄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얼마 전 출범한 기독교 윤리실천 NGO 참여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뉴라이트’계열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나는 어느 분류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이혼과 낙태문제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고 한편으로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보안법을 폐지해도 괜찮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기독교 윤리실천 NGO 출범식에도 나를 같은 계열로 오해할 듯싶어 출범식에는 참석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를 단체와 동일 시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 단체에서는 최근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총장께서는 사립학교법 개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잘못됐다는 생각입니다. 사립학교는 공익법인으로서 설립목적에 충실해야 하지만 정부는 이를 개인소유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가장 큰 원인이 있습니다. 종교 재단이 설립한 학교의 경우 건학이념을 방해 받을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위헌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사학의 비리가 문제시 된다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향후 계획을 말씀해 주십시오.

“리더는 비전을 갖고 피지도자를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바로 도덕적 권위입니다. 조금 더 투명하고 조금 더 공정하게 일을 처리해 사람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자신의 이익과 영광을 위해 이러한 것을 저버린다면 그대로 리더의 생명은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단체의 목적을 위해서 더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나면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리더로서 가져야할 자질이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 저는 지금까지 지켜온 도덕적 양심과 자존심을 지켜가며 대학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학교를 이끌어 갈 예정입니다. 물론 저보다 능력 있는 분이 계시면 깨끗이 물러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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