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구름 인파’

▲ 전국 각지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를 찾은 대학생들이 임대전세주택 신청서를 작성하느라 여념이 없다.
“학교 주변 시세보다 훨씬 싸게 집을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방학이지만 일부러 지방에서 올라왔어요. 등록금도 비싼데 집세라도 아껴야죠.”

1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이하 서울본부)는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하기 위해 몰린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첫날인 9일에는 전국에서 약 1700명의 대학생이 신청을 마쳤다. 서류 미비로 돌아간 대학생까지 합치면 적어도 2500여 명이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하기 위해 전국 각 지역본부를 방문한 셈이다.

신청을 받기 시작한지 3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본부는 여전히 발을 디딜 틈조차 없었다. 오후에 들어서자 당일 접수 순번이 무려 600번 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서울본부가 위치한 7호선 강남구청역은 대학가 인근이 아님에도 학생들로 붐볐다. 미처 서류를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은 서울본부 인근에 위치한 논현2동 주민센터를 찾느라 정신이 없었다.

숭실대에 다닌다고 소개한 한 학생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40만 원씩이나 하는 원룸마저 더 이상 학교 주변에서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방값이 크게 올라 엄두도 못낸다”며 “장학금 보다 ‘당첨’이 더 큰 효도”라고 말했다.

전역을 앞둔 군인도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하기 위해 서울본부를 찾았다. 말년휴가 첫날에 서울본부를 찾은 한 군인은 “부대에서 신청한다는 뉴스를 보고 왔는데 생각보다 학생들이 많아 놀랐다”며 “신청자에 비해서 적은 인원을 뽑으니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학부모도 종종 눈에 띄었다. 인천에서 서울본부를 찾은 김모(56)씨는 “오늘 당장 신청하기보다 구비서류가 뭔지 잘 몰라서 직접 찾아왔다”며 “등록금도 너무 비싼데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이라도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신청하기 위해 사람들이 넘쳐나자 서울본부 관계자는 “13일까지 신청을 받는 만큼 천천히 신청해도 된다”며 학생들을 돌려보내기도 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 11일에도 대학생 임대전세주택 신청자가 이날 하루 에만 600명을 넘어섰다. 한 대학생이 임대전세주택을 접수하고 있다.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정부가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주택이다. 대학생은 학교 주변에 머무를 곳을 물색한 다음 한국토지주택공사에 접수하면 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대학생이 접수한 주택을 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100만~200만원, 월세 7만~17만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대학생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기초생활수급자·보호대상 한부모 가족 자녀 등에 당첨 우선권이 주어진다. 가구당 소득(1~3점), 공동 거주 여부(1~3점) 등의 점수에 따라 당첨자를 뽑는다. 올해 공급예정인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서울 3300가구 등 총 1만 가구다.

한편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10일 “최근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서 지방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국민주택기금 등 재정상황을 봐서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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