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교육중심대학, 지역과 함께 호흡하는 대학으로 키울 생각입니다” 지난 3월 취임한 윤경로 한성대 총장은 이 같은 운영계획을 밝히며 창의적이고 끼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집중할 것을 다짐했다. 이어 윤 총장은 한성대가 중·소규모의 크지 않은 대학이라는 것을 강점으로 살려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작지만 알찬대학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신임총장의 대학운영계획을 들어봤다. -

그동안 여러 번 총장선거에 출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3번 출마한 끝에 이번에야 비로소 총장으로 선출됐다. 지난 1998년 잠시 총장직무대행을 한 적이 있지만 정식으로 총장이 된 지금 대학간 치열한 경쟁이 있는 상황에서 기쁨보단 책임감이 앞선다. 다행히 97년 말 관선이사체제 이후 더 이상의 내홍이 없는 상태고 학교가 많이 안정됐다. 학내 구성원들 간 대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합의도 이뤄진 상태다. 이제 발전을 위해 노력할 일밖에 남지 않아 오히려 마음이 가볍다.”

- 향후 4년간 어떤 방향으로 한성대를 이끌 것인지.

“교육기관은 교육을 충실하게 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또 등록금을 내고 다니는 학생도 한성대 구성원으로서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학생감동의 교육중심대학’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전공분야에 대한 심화학습으로 사회에 진출시켜 그들이 사회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고 학생들이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과 행정부문의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은 산업’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에서 학생은 이미 고객인 것이다. 그들을 위해 철저하게 서비스 위주의 대학교육을 만들 것이다.”

- 관선이사체제 하의 한성대, 그동안의 성과와 전망은 어떠한가.

“역사에 우연이라는 것은 없다. 1997년 당시 관선이사체제가 시작된 것은 대학의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관선이사체제로 인해 구성원들의 갈등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학내의 구조적인 문제도 해결했다는 성과가 있었다. 하지만 교내 관계자가 아니기 때문에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동기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대학발전도 지연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7~8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서 학내가 많이 안정됐고 발전을 위한 토대가 마련돼 사립학교법 개정시기에 따라 정이사체제로의 전환이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최근 대학의 화두는 대학통합 등 구조개혁이다. 이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몇몇 국립대의 통합논의를 필두로 대학구조조정이 강조되고 있다. 물론 사립대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사립대의 경우 대학통합에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것, 다른 하나는 재정상태가 부실한 것이다. 이러한 상태에 있는 대학은 합병·퇴출 등의 방법으로 정리 돼야 마땅하다고 본다. 우리대학은 아직 이 두 가지 조건 모두 충족시키지 않는다. 지난해 인제대와의 통합설이 나오기도 했지만 우리대학은 매년 10대1이상의 입시경쟁률을 기록하고 재정적으로 어느 정도의 기부금도 확보하고 있다.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며 발전전략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충분히 생존하리라고 본다.”

- 한성대의 특화전략은 무엇인가.

“무용, 회화, 의상, 디자인, 애니메이션 등 예술대를 중심으로 특성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서울시와 패션산업발전 협력체제 구축을 위한 협정을 체결하고 현재 이 협정에 따라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공학 분야에 있어서도 교수들의 연륜이 낮고 관련부분의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우리대학은 지역과 함께 하는 대학 쪽으로 육성시킬 계획이다. 타 대학들이 세계적 리더를 양성하겠다고 하지만 지역에서 인정받는 것이 우선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의 일환으로 현재 독거노인에게 점심식사를 학생회 간부들이 직접 배달하고 있고 주민들과 함께하는 행사도 지속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 많은 대학들이 재정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계획은.

“재정문제에 있어서 대학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큰 대학들은 기부금과 발전기금 명목으로 많이 모금하고 있지만 작은 대학들은 불가능 한 실정이다. 기부금과 발전기금의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하는 동문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동문회 조직을 강화해 타 대학의 ‘한번 더 등록금 내기’와 유사한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그 모범으로 총장부터 교직원까지 일정액을 출연해 대학발전기금으로 내놓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교내 연구진과 교수진을 활용해 교육부, 산자부, 서울시 등에서 진행하는 대학지원 프로젝트를 유치할 수 있도록 집중할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임기 내 2백~3백억 원 정도의 기금을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구상하고 있는 ‘윤경로 총장’의 모습은 무엇인가.

“최근 CEO형 총장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총장의 기본적인 모습은 도덕성이라고 생각한다. 25년간의 교수생활 동안 이 부분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것은 비전을 갖고 소신 있게 대학을 운영해 가는 것이다. 교수, 직원, 학생 등 구성원들의 의견을 직접 부딪혀가며 알아내고 문제점을 개선해가며 퇴임 후에도 정직하고 소신 있게 총장직을 수행했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담 : 이정환 편집국장 정리 : 이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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