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방 학과 ‘취업호황’ 즐거운 비명

▲ 지난달 28일 열린 한양대와 현대자동차와의 협약식
한·미FTA와 통과와 함께 자동차학과들이 호황을 맞고 있다. 2012학년도 입시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은 물론, 최근 눈에 띄는 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양대가 현대자동차와 손을 잡았고, 국민대는 캐나다로 학생들을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 수도권이나 지방의 자동차학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자동차 분야 경기가 활성화되면서 자동차학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양대, 현대차와 센터 설립=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는 현대자동차와 ‘미래자동차연구센터(이하 센터)’를 올해 상반기 내 한양대 서울캠퍼스에 설립키로 지난 해 12월 말 합의했다. 지상 5층·지하1층 총 4000평 규모 센터는 미래차 연구 및 실험 공간, 교육 공간, 국제컨퍼런스룸 등이 구비될 예정이며, 현대차와 함께 미래차 핵심기반 기술연구 및 전문 인력을 길러낸다. 학생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회사인 독일 보쉬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이중 2~3명은 졸업 후 보쉬에 취직하게 된다. 단일학과로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혜택이다.

선우명호 학과장은 이번 협약에 대해 “전 세계 어느 대학 자동차학과와 비교해도 이만한 혜택이 없다”며 “4년 동안 꾸준히 준비해온 게 결실을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자동차공학과의 경우 학부제로 통합되면서 사실상 없어졌다가 지난해 첫 신입생을 받았다. 선우 학과장은 “학과를 다시 개설하는 과정에서 대학이 파격적으로 지원을 해준 데다가 이번 협약으로 날개를 달게 됐다”며 “국내가 아닌 전 세계에서 1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린자동차나 스마트자동차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 인력이 배출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국민대의 경우 해외 대학들과의 연구협력에 주력할 방침이다. 자동차공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지난해 7월 호주 RMIT대에서 8개의 자동차업체와 부품 제조업체, 2개의 주정부 기관과 10개의 연구 기관이 참여하고 있는 ‘호주자동차연구단(AutoCRC)’과 자동차분야 학술교류를 위한 협정을 맺었다. 이어 자동차공학과는 지난 10월 캐나다 센테니얼대와 자동차공학 복수학위 협정식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향후 ‘2+2’ 복수학위제가 시행될 방침이다.

이성욱 학과장은 “지금까지는 중국이라든가 아시아쪽에 눈을 돌려왔다면, 이제는 성장 가능성이 큰 나라들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호주나 캐나다가 그런 나라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과장은 “한·미 FTA에 따라 자동차 업계 전망이 좋아지고 있다. 특히 캐나다 같은 경우는 자동차 생산국은 아니지만 전문 인력에 목말라 하고 있다”며 “영주권과 연계해 국민대 학생들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수도권·지방 대학은 취업 호황= 수도권과 지방 대학들은 입시·취업에서 호황을 맞았다. 대학 통합으로 몸집이 커진 가천대 자동차공학과의 경우 이에 맞춰 교수를 더 임용하고 대기업 자동차 하청기업인 이른바 ‘벤더사’ 취업을 최대한 늘릴 계획이다. 윤준규 기계·자동차공학과 학과장은 “대학 통합으로 인한 홍보효과 때문인지 올해 입시에서 정시 경쟁률이 10대 1을 넘기도 했다. 이에 맞춰 조만간 2~3명 정도의 교수를 신규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학과장은 이와 관련 “대기업은 주로 ‘스펙’으로 학생들을 채용하는데, 벤더사의 경우 실무부터 본다. 이들 중견 기업들의 경우 어느 교수에게서 배웠느냐를 보고 특채로 선발하는 경우도 많다. 올해는 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대에서 일반대로 전환한 서울과학기술대 역시 입시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내놨다. 이상훈 서울과학기술대 기계자동차공학과 학과장은 “일반대로 전환한 때문인지 입시 결과과 놀랄 정도로 뛰었다”며 “자동차는 기초 학문이 아니다 보니 경기를 타는 경향이 있다. 일반대 전환에 따라 인기가 높아진 만큼 전열을 다시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학과장은 이에 대해 “이대훈 전 현대차연구소장(한국자동차학회장)이라든가 손영진 메트로 기술본부장을 초빙 교수로 모시면서 강의와 취업 쪽에서 상당한 효과를 봤는데, 올해엔 이를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신설된 영산대 그린자동차학과 역시 이번 수시모집에서 10대 1을 넘기는 등 좋은 결과를 봤다. 황건용 학과장은 “영산대의 위치가 부산과 울산의 중간으로 동남권 자동차 벨트 중심에 있다. 여기에다가 전통 자동차공학과가 아니라 그린·에코를 표방한 ‘하이브리드’를 내세운 점이 입시 성공을 거둔 이유”라고 말했다. 황 학과장은 향후 계획으로 “우선 큰 계획으로 취업을 잡았다. 자동차 업계 취업이 호황인 만큼 기업가 정신을 지닌 인재를 길러 취업률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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