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졸업생 73명 각 학교 대상 소송 제기

 
미국 대학들이 취업률이나 SAT 성적 등의 주요 지표를 부풀려 곤혹을 치르고 있다.

미국의 여러 로스쿨은 최근 취업률을 조작한 탓에 졸업생들이 손해를 봤다는 이유로 학생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미국 뉴욕과 시카고 등지의 로스쿨 15곳 졸업생 73명은 학교가 취업률을 부풀려 발표해 졸업생들의 채무 부담을 가중하고 선택 가능한 직업을 제한했다며 1일(현지시간) 각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당한 학교는 뉴욕의 호프스트라대 모리스 A. 딘 로스쿨을 비롯해 브루클린, 올버니 로스쿨, 시카고의 경우 존 마셜, 드폴, 시카고-켄트 로스쿨 등이다.

학생 측 변호인들은 이밖에 다른 로스쿨에 대해서도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주 법원, 뉴저지 연방법원 등에 소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들 변호인은 로스쿨 측이 신입생을 유치하기 위해 졸업생 취업률과 연봉 통계를 허위로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중 한 명인 데이비드 안지스카는 “일부 로스쿨이 학위를 주는 명목으로 수천명의 젊은 변호사들에게 엄청난 채무를 떠안겨 변호사라는 직업과 국가에 해를 입혔다”고 말했다.

드폴 로스쿨을 고소한 학생 8명은 “학교는 졸업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고 확실하고 보수가 좋은 양질의 직업을 갖게한 것이 아니라 학생 다수를 수년간의 노예계약 상태에 처하게 하고 수만달러의 빚을 지게 했다”고 비판했다.

시카고의 로스쿨 2곳을 상대로 소송을 낸 학생들은 보상과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데 더해 집단소송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버니 로스쿨과 호프스트라 로스쿨은 성명을 통해 각 학교의 현 직업배치 통계가 미 변호사협회(ABA), 전미법무취업협의회(NALP)의 규정지침을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버니 로스쿨의 코니 메이어 총장은 “학생들은 오늘날 경제 현실을 잘 알고 있고, 우리는 입학 과정에서 제공한 정보가 지원자들을 호도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 대학들이 로스쿨의 취업률 조작에 이어 미국의 한 명문 사립대가 높은 학교 평가 등급을 받기 위해 입학생의 대학입학자격 시험인 SAT 성적을 조작했다고 자인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클레몽 맥키나대의 파멜라 간 총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교직원과 재학생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입학생) 평균 점수가 10∼20점씩 부풀려졌다”며 “조작을 한 고위 직원이 이 사실을 인정하고 사임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는 이 대학 관계자들은 “문제의 고위 관료가 리처드 보스 부총장 겸 입학처장”이라며 “최근 학교 홈페이지에서 그 이름이 삭제됐다”고 말했다.

보스 부총장은 “할 말이 없으며, 이는 (대학) 내부 문제이자 개인적 문제”라고 답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성적 조작은 입학생 전체 평균점수를 1400점에서 1410점으로 높이거나 상위 75%의 평균점수를 1480점에서 1510점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간 총장은 설명했다.

조작한 점수 차이가 비록 작지만, 그 덕분에 동급 대학 간 치열한 경쟁에서 한 두 등급 앞설 수 있다.

대학 등급을 매기는 출판사인 ‘프린스턴 리뷰’의 로버트 프라넥 부총장은 “많은 학교가 정보를 명확히 알릴 의무가 있다”며 “(학교 입장에서) 10점이나 30점의 점수 차는 사소할 수 있으나 학생에게는 큰 차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프린스턴 리뷰는 아울러 입학 성적보다 재학생들의 견해에 바탕을 둔 평가 기준으로 등급을 매겼기 때문에 이번 조작이 대학 평가에 영향을 미쳤을지는 확실치 않다고 프라넥 부총장은 덧붙였다.

클레몽 멕키나대는 정치학과 경제학이 강한 인문대학으로 재학생이 약 1200명에 이르며 미국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지가 발표한 대학 순위에서 인문대학 중 9위에 올랐다. 프린스턴 리뷰는 이 대학의 학문 영역 등급으로 99점 중 97점을, 선택성 등급으로 99점 중 96점을 부여하는 등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 대학들과 상응하게 평가했다.

간 총장은 “현재 다른 이들이 연루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고등교육기관으로서 학문 활동에 깊이 헌신하고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간 총장은 다른 여러 대학평가기관에 이 사건을 급히 보고했으며 법률회사를 고용해 더 철저히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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