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요리와 미용 등 단순기술직의 영주권 취득을 어렵도록 이민법을 강화한 이후 해외 유학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일간 디 에이지(The Age)는 4일 호주 정부의 이민법 강화에다 호주달러의 초강세 현상, 해외 유학생에 대한 집단폭행 사건 등으로 호주의 주수입원 중 하나인 해외 유학생이 크게 줄었다고 보도했다.

멜버른에서 해외 유학생 대상 사설학원을 운영하는 슈루티 나르군카르 씨는 “2009년 이전까지만 해도 재학생 수가 1350명에 달했는데 지금은 700명에 불과하다”며 “호주 정부의 이민법 강화 이후 유학생 수가 급감했다”고 말했다.

나르군카르 씨의 학원은 호주에서 규모가 가장 큰 8개 유학생 대상 사설학원 중 하나다.

나르군카르 씨는 “원래 호주의 이민법 개정은 비윤리적 유학생 공급업자들을 규제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든 유학생들의 진입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많은 유학생 대상 사설학원들이 문을 닫거나 인수합병됐으며 호주의 유학생 대상 사설학원업계는 고사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설명했다.

한인이 운영하는 많은 사설 유학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드니에 있는 한 한인 사설 유학원 원장은 “이민법 강화 이후 유학이나 어학 연수를 위해 유학원에 등록하는 학생 수가 30% 이상 급감했다”며 “말 그대로 고사 위기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인도 유학생 집단폭행 사건에 대한 해외 언론의 부정적 보도와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호주달러 초강세 현상도 유학생 수가 감소하는 데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정부는 이 같은 현상을 인식하고는 있지만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해외 이민자들이 호주인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마틴 퍼거슨 호주 관광장관은 “이미 관광업과 접객업 분야에서는 3만6000개의 일손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일손이 부족해 채우지 못하는 일자리는 오는 2015년이 되면 5만6천개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클 나이트 전 뉴사우스웨일스 주지사가 지난해 발의한 이른바 ’나이트 보고서(Knight Review)’는 학생 비자 요건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크리스 보웬 이민부 장관은 호주 정부가 ’나이트 보고서’에서 제시한 몇가지 권고안을 채택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구체적 실행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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