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구름이 잔뜩 낀 날은 '괴기'가 꼬이는 길조다. 일요일인 지난 9일 건국대 일감호의 하늘이 그랬다.

삼미엔지니어링, 한국제논 등 기업의 대표이사로부터 인사관리자들까지 1백50여명의 강태공들은 맹원재 건국대 총장의 격려인사를 받으며 낚시줄을 드리웠다.

총장 격려를 받으며 낚시하기는 태어나서 처음이라는 한 대기업 인사관계자의 말처럼 이 날 낚시대회는 '대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서 치뤄졌다.

참가자 전원에게는 기념품과 함께 점심식사가 제공됐고 낚시대회 시상은 20등까 지 수여됐다.

이같은 낚시대회를 위해 학교측은 며칠전부터 '수질'관리에 만전을 기했다. 낚시대회의주관부서는 다름아닌 건국대 취업지원실.

대회를 위해 취업지원실은 총장 명의의 공문 7백장을 대기업 인사담당자, 취업전문 회 사, 인력파견업체 관계자들에게 발송했다.

건국대는 초청목적으로 기업 인사담당자 등이 학교를 직접 방문해 건국대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건국대측은 졸업생들이 인턴사원으로 나가있는 기업체 관계자들에게 감사와 함께 '고용유지' 부탁을 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았다. 궁극적으로는 심각한 취업 환경에 처한 미취업 대졸자들의 문제를 해결해 보자는 게 이날 낚시대회의 핵심 요지였다.

한편 규모가 2만여평에 달하는 일감호는 40여년 전에 조성된 인공호수로 잉어와 붕어 등 각종 어류가 수십만마리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국대는 이때까지 원칙적으로 일감호 낚시를 금지해 왔지만 매년 개교기념일을 전후 해 총학생회와 함께 낚시대회를 열어 왔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