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기원 통해 부산 해양메카 거듭나야”

오거돈 한국해양대 총장은 임기 중 대학을 대내외적으로 성장시킨 총장으로 꼽힌다. 해양과 관련된 주요 국책사업 수주에서 1382억원이라는 기록을 남겼고, 해양과기원 제정안 통과로 대학 위상도 크게 높였다. 임기 동안 교육역량강화사업 4년 연속 선정을 비롯해 2011년도 전국 국공립대학 취업률 1위(다그룹) 등 대학 경쟁력도 강해졌다는 평가다. 퇴임을 앞둔 오 총장을 만나 그간 성과를 짚어봤다. 오 총장은 “임기 동안 대학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갖추고 활력을 되찾았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 등록금을 7% 내리기로 했는데
“한국해양대는 이미 2009년도부터 올해까지 등록금을 같은 수준으로 4년 연속 동결해왔다. 현재도 부산지역 4년제 일반대학 중 가장 낮은 편인데다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 또한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하기 때문에 사실상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과 비교했을 때 ‘반값 등록금’이나 다름 없다.”

- 구성원 합의는 어렵지 않았나
“오히려 보직 교수, 교직원들이 먼저 의견을 모아 전해 왔다. 우리 대학의 이런 결정에 대부분의 학부모, 학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셨는데, 대학 재정에 어려움이 없도록 교직원 모두가 대학운영비 절감과 예산의 긴축재정 편성, 에너지 절약 등으로 극복해 나갈 예정이다.”

- 4년간 한국해양대를 이끄셨다
“취임 당시 우리 대학이 ‘선진 해양강국을 리드하는 글로벌 대학’으로 발돋움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었다. 당시 우리 대학은 국내 유일의 해양특성화 종합대학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침체된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대학 발전의 새로운 원동력을 갖추고 활력을 되찾았다고 자부한다. 대학 구성원과 더불어 다방면에 걸친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열심히 추진해 온 결과, 이제는 우리 대학이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들을 어느 정도 갖추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 4년 간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우선 해양과 관련된 주요 국책사업을 수주하는데 매진했다. 그 결과, 수주액이 지난 10년간보다 많은 1382억 원을 돌파했다. 전임교원 1인당 연구 지원비도 부산·경남 지역 전체 대학 가운데 1위를 달성했다. 또 IAMU(세계해양대학교연합)와 AMFUF(아시아해양수산대학연합) 등 국제기구를 통해 세계 해기사 공급시장을 컨트롤할 수 있도록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왔다. 특히 국제해사기구(IMO)의 유일한 비정부기구(NGO)로서 전 세계 28개국 53개 회원 대학교로 구성된 IAMU에서 2010년 4월부터 국내 최초로 의장직을 맡아 우리 대학에서 총회를 유치하는 등 세계 해양 정책의 결정과정 및 제도 개선 논의 등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왔다.”

- 승선생활관 재건립도 큰 성과다
“대학의 숙원사업이었던 승선생활관을 재건립하는 문제를 해결한 것은 총장 재임 시절 중 가장 잊지 못할 것 중 하나다. 1945년 개교 이래 해사대 학생들의 기숙사 역할을 해온 승선생활관이 노후화 돼 안전사고 발생 우려 등 우리 학생들이 고충을 겪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제대로 된 해결 방안이 나오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우리 대학의 꾸준하고 간곡한 요청 끝에 국토해양부의 협조를 얻어 BTL 방식으로 기숙사를 건립하게 돼 매우 기뻤다. 선박모의실험장치와 케미컬탱커훈련센터를 보강해 기존 마린시뮬레이션 센터를 세계 최고 규모의 센터로 거듭나게 한 것, 시대 변화에 맞춘 학제 개편으로 해양프랜트운영학과를 신설하고 선박금융학과 및 해양군사대학이라는 계약학과를 만든 것도 큰 보람이었다.”

- 해외대학과 교류도 인상깊다
“세계적인 해사교육분야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캄보디아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순방하면서 우리 대학만의 차별화된 교육 시스템을 전파하는 ‘교육 수출’에 앞장섰다. 해외 유수 학교와의 교류 추진은 물론 전 세계에서 활약하는 글로벌 해운 인재를 양성하면서 개발도상국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적극 매진해 왔다. 지난해부터는 말레이시아 최고 사립대학인 MSU를 파트너 대학으로 지정해 말레이시아 교육부가 인정하는 ‘2+2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이미 올해초 MSU 대학에서 항해학과와 기관학과 신입생 100명씩을 모집했으며, 그중 약 60~80명을 선발해 트위닝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 이루지 못한 것들도 있을텐데
“국가적 해양 현안 문제에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연구 및 정책개발 면에서 아직도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북극해항로연구센터나 여수EXPO추진지원단 등을 설립했지만 해양산업 육성정책 개발 등에선 미흡한 부분이 많다. 국제화 분야에서도 외연은 넓어졌지만 내용적으로는 외국인 유학생과 교수 확보 등에서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해 아쉽게 생각한다.”

- 해양과기원 제정안 통과됐는데
“해양과학기술원법은 영도 혁신지구에 들어설 예정인데, 한국해양대 총장이 초대 이사장 및 당연직 이사를 유지하는 법안인 만큼 대학 위상이 크게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선 타 대학과의 뚜렷한 차별성과 경쟁력으로 향후 블루오션에 대비한 적절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선도대학으로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대학을 제외한 다른 해양관련 대학들의 참여문제와 관련해선 ‘선 설립 후 협력’을 원칙으로 해양과기원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부산대와 부경대, 한국해양연구원 등 참여 기관 구성원 간의 신뢰와 합의를 바탕으로 해양과기원을 통해 우리 부산이 해양메카로 거듭나고,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해양연구기관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나가는 데 앞장서야 한다.”

- 퇴임 이후 계획은 있으신가
“남은 기간 동안 총장으로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할 뿐이다. 과거 공직생활과 총장직을 수행하면서 ‘해양발전’ ‘부산발전’ ‘국가균형발전’이라는 3대 기조를 지키는데 역량을 쏟아 부었다. 앞으로도 그 기조는 변함이 없을 것이며, 그 기조를 실행하기 위한 봉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갈 따름이다.”


오거돈 총장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거쳐 동아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 이후 대통령 비서실, 내무부(현 행정안전부), 부산시 정무부시장, 행정부시장, 시장권한 대행을 지냈다. 2005년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한 뒤 2008년 3월부터 한국해양대 총장을 맡았다. 현재 세계해양대학교연합(IAMU) 의장, 세계해사대학 이사, 해양산업발전협의회 공동이사장, 한국지방정부학회 고문 등 국내외 해양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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