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영 영진전문대학 기획처장

▲ 이도영 영진전문대학 기획처장
우리나라 대학교육에서 주문식교육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은 편이다. 

18세기 독일에서 꽃피웠던 ‘도제식 기술교육’이 그 뿌리이다. 고객이 만족할 정도로 수련생들을 키워내는 길드(Guild)의 도제식 교육이 미국으로 건너와서 진화하고 정착한 것이 바로 ‘고객지향형 교육(Customized Education)’이었다. 미국은 실용주의자의 천국 답게 전문분야 기술을 갖춘 학생을 육성해 산업현장에 보내달라는 기업들의 요구를 파악했다. 그래서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실천공학적인 교육과정을 촘촘하게 짰다.

문자 그대로 ‘주문을 받아서 교육을 시킨 것’이다. 영진전문대학이 1994년에 처음 도입한 주문식교육이 바로 여기에서 연원한다. 그 당시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던 ‘기업들의 불만’에 주목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일이 대학의 일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혼자서 걸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으나 영진전문대학은 그 길에 과감하게 들어섰다.

당연히 독일이나 미국처럼 고객사의 주문, 그리고 그들의 요청에 대한 충족을 그 타깃으로 삼았다. 주문식교육은 해가 갈수록 진화했고, 드디어는 취업에서의 경쟁력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갖게 됐으며, 이제는 누구도 주문식 교육의 장점에 대해 이견을 달지 않는다.

주문식교육의 ‘힘’은 어디서 오는가?

대답은 지극히 단순하다. 산업체에서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적절한 방식으로 키워내어 공급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는 그를 둘러싼 몇가지 충분조건을 가장 합리적으로 충족시켜야만 한다는 것에 이 제도의 핵심이 있다. 논리적으로는 산업체에서 원하는 바를 경청하여 그것을 커리큘럼에 반영하고, 학생들을 잘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 않다. 산업체가 원하는 바를 발굴해 그에 맞는 교재를 개발하는 일은 일반적인 준비와 실습장비만 가지고는 쉽지 않다. 그래서 주문식교육을 성공적으로 적용하려면 ‘전 대학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실용적인 학문을 가르치는 전문대학, 산업체에서 원하는 맞춤형 인재를 잘 길러내는 일이 사회적 책임이자 전문대학 본연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청춘시절엔 누구나 다 아프다. 그러니까 아픈 것을 청춘의 특권으로 알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아픔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을 가르치고 깨닫도록 대학은 물론 우리 사회 모두가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그래야 추운 겨울을 이긴, 따스한 봄날, 이들은 꽃을 활짝 피워 물고 이 사회의 중추적인 계층으로 서서히 뿌리를 내릴 것이다. 이들에게 사회적 수요가 살아있는  주문식 교육이 삶을 지켜나갈 또 하나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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