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영국 케임브리지대 학생들이 성추문 사건으로 총재직을 사퇴한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초청 강연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임브리지대의 한 여학생 단체는 학내 최대 학생모임인 ‘케임브리지 유니언 소사이어티’(CUS)가 이달 토론회 강연자로 스트로스 칸을 초청한 데 대해 항의하는 공개 탄원서를 지난 24일(현지시간) CUS 측에 제출했다.

여학생 단체가 주도한 탄원 서명운동에는 재학생 362명이 동참해 주최 측에 초청 자체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의 간부인 러스 그레이엄은 “스트로스 칸에게 연설 기회를 주기로 한 결정은 용감하게 앞에 나서 그의 성폭행 혐의를 고발한 여성의 행동을 하찮게 만드는 것”이라며 “여성들이 직면한 제도적 성차별주의를 강화하는 행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레이엄은 이어 “스트로스 칸이 경찰 조사를 다시 받게 된 현 시점에서 공인으로서 그의 생활을 정당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CUS측은 “지난 2010년 이후 스트로스 칸이 정기적으로 초청돼 강연을 해왔다”며 “이번에 세계 경제에 관해 그에게 연설을 부탁한 것도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케이티 램 CSU 회장은 “스트로스 칸을 초청한 이유는 그가 매력적인 인물이고 이 분야에 특출한 지식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램 회장은 이어 “우리의 목적은 자유로운 발언을 위한 중립적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데 승인이나 허가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스트로스 칸은 지난해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여종업원을 성추행한 혐의가 불거지면서 IMF 총재직을 사퇴하고 대통령의 꿈을 접은 이후 공개적인 활동을 꺼려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베이징의 경제관련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이달 27일에는 브뤼셀에서 열리는 한 회의에 연설자로 나서기로 하는 등 국제적 행보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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