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덕 경상대 교수 <여논어> 번역 출간

한상덕 경상대(총장 권순기) 중어중문학과 교수가 고대 중국 여성들의 올바른 생활규범을 교육하기 위해 만든 규훈서인 <여논어>(사진)를 번역 출간했다.

여논어는 중국 명나라 말기 왕상이 엮은 ‘여사서’ 중 한 권으로, 조선시대 때부터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바른 규범을 가르칠 때 교과서로 활용키도 했던 책이다.

책은 △바로 서기/입신(立身) △일 배우기/학작(學作) △예의 배우기/학례(學禮) △일찍 일어나기/조기(早起) △부모 모시기/사부모(事父母) △시부모 모시기/사구고(事舅姑) △남편 모시기/사부(事夫) △자녀 훈계하기/훈남녀(訓男女) △집안 경영하기/영가(營家) △손님 접대하기/대객(待客) △화목하게 지내기/화유(和柔) △절개 지키기/수절(守節) 등 모두 12장으로 구성됐다.

여성의 인권이 신장되지 않았던 시기였던 만큼, 지금 상황과는 맞지 않는 것들이 많다. 그렇지만 한 교수는 “과거에 대한 점검과 반성이 새로운 가치기준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책을 번역, 출간케 됐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이해되고 수용될 수 있었던 풍습이라 할지라도 오늘날에 와서는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검토해 인간의 행복권이 침해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한 교수는 이와 관련 “중국 역사를 살펴보면 오랜 세월 동안 봉건통치 틀 속에서 여성은 ‘예교’라는 미명 하에 인권을 유린당하고 자유도 제한 받아 왔다”며 “이런 역사의 흔적을 중국의 각종 규훈서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논어를 포함해 여사어 원문은 그동안 우리말로 여러 차례 번역·출판되기도 했지만 왕상의 주(注)까지 완벽하게 번역딘 역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사서를 연구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교수는 경상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 대학원 중어중문학과에서 석사학위, 중국 무한대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중국 청도대학 겸임교수로, 경상대 평생교육원장을 맡고 있다. <조우 삼부곡 연구> 등 20여 편의 논문과 <중국 현대희극사> 등 20여 권의 번역서 <한문으로 풀어보는 세상사 이야기> 등 20여 권의 저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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