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등대학 책무만 강조… 예산지원 반드시 필요”

 “WCC대학은 명예뿐인 것 같다. 지금은 WCC대학들이 알아서 해야 하는 상황이다. WCC대학들이 대표 전문대학으로서 선도모델을 만들어가기 위해 정부 예산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WCC(World Class College, 세계수준의 전문대학) 대학에 선정된 7개 전문대학들이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WCC대학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거의 없어 “‘간판’만 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대표 전문대학으로서의 ‘책무’만 강조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2차 선정을 앞둔 가운데, 이런 문제가 해결되어야 WCC 사업이 빛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지난해 WCC에 선정된 대학은 모두 7곳. 거제대학, 대전보건대학, 연암공업대학, 영남이공대학, 영진전문대학, 울산과학대학, 제주한라대학이다. 교과부는 이들 대학에 대해 “국내를 대표하는 전문대학”이라며 “세계적인 직업교육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WCC대학은 내년까지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자동 선정되며, 전문대학 우수학생 장학금을 일반 전문대학에 비해 2~3배 더 받게 된다. 또한 전공심화과정 설치, 산업체 위탁교육운영에서 자율성이 보장된다.

그렇지만 직접적인 예산 지원이 없어 해당 대학들의 불만이 높다. 지난해 WCC대학에게 준 예산은 7~10억원 정도로, 교과부가 지난해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중 환수된 금액의 일부를 배분한 것에 불과했다. 특히, 올해는 WCC대학에 대한 지원방안 역시 나오지 않았다.

김정삼 영남이공대학 기획처장은 이에 대해 “현재 ACE, WCU사업 등 4년제 대학에 비해 전문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전문대학을 대표하는 WCC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선진 교육모델을 만들기 위해 한 과목에 15명이 수업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려면 예산이 더 필요하다”며 “정부의 예산 지원이 없다면 WCC가 실효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세진 울산과학대학 기획처장 역시 “WCC대학 선정으로 대학의 이미지가 제고되고, 입시 경쟁률이 올라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WCC대학에서 전문대학의 선도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민 제주한라대학 산학협력단장도 “지난해 예산 지원을 받았지만, WCC대학에서 집중 투자해 역량을 극대화하기에는 많지 않은 액수”라며 “올해 미국, 일본 등 세계적인 전문대학의 모습을 벤치마킹해 발전 계획을 수립하는 등 WCC대학들이 투자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WCC 대학에 선정된 모 전문대학 총장 역시 이를 두고 “명예만 강조하고 실질적인 지원은 너무 적다. 이런 상황에서 1등 대학으로서의 책무만 강조하니 답답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부 오응석 전문대학과 서기관은 이런 대학들의 불만에 대해 “올해 WCC대학에 대한 예산 지원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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