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년 2월말 현재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은 한국기술교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기술교대는 등록금 11억4천여만원 중 실험실습비가 2억8천여만원으로 24.95%의 비율을 차지해 과학교육의 질적인 투자면에서 최고의 조건을 갖춘 대학으로 밝혀졌다. <표1 참조> 포항공대는 등록금 92억3천여만원 중 실험실습비가 5억7천만여원(6.18%)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가톨릭대(4.88%), 아주대(3.94%), 숭실대(3.78%)가 그 뒤를 이었다. 지방대의 경우 한국항공대(3.16%), 한림대(2.71%) 등이 비교적 높은 비율을 나타내 실험실습 관련 우수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비율은 한 대학의 교육여건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써 그동안 각종 대학평가의 자료로 이용되어 왔으나 <표1>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험실습비가 등록금에서 2%를 넘는 대학은 전국 사립대 중 고작 29개대에 불과하다. 이같은 현상은 대학평가에 따른 차등지원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지난 96년의 경우 재경원이 교육부와 실무협의를 통해 실험실습비와 기자재 구입금으로 1백10개 사립대에 1천2백50억원, 25개 국립대에 1천2백20억원을 차등지원해 국·사립대간 현격한 지원금 차이를 드러냈다. 이 때문에 사립대들은 교육당국에 불만을 표출해 왔으나 최근 국제통화기금(IMF)한파로 그나마도 책정됐던 지원금이 축소될 예정이어서 대학 관계자들은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에따라 특단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대책마련에 대해서는 대학측과 교육부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대학들은 대학평가에 따른 차등지원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교육부는 합리적인 제도이기때문에 다른 대안은 있을 수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대학과 교육부의 상반된 시각 때문에 애꿎은 학생들만 계속 피해를 보게 될 전망이다. 서울지역 대학 중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비율이 가장 많은 대학은 가톨릭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는 등록금 2백30억여원 중 실험실습비가 11억여원으로 4.88%를 차지해 서울지역에서 실험실습관련 여건이 가장 좋은 대학으로 밝혀졌다. <표2 참조> 2위는 숭실대가 등록금 3백90억여원 중 실험실습비가 14억여원으로 3.78%를 차지했고 덕성여대(3.16%), 홍익대(2.71%), 경희대(2.52%)가 그 뒤를 이었다. 연세대의 경우 1인당 실험실습비가 13만2천원(본지 275호 참조)으로 서울지역에서 4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비율을 나타냈으나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비율에서는 1.62%에 불과해 비교적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한편 서울지역 대학 중 광운대(0.78%), 한국외대(1.06%), 이화여대(1.09%), 숙명여대(1.15%), 단국대(1.21%), 서울여대(1.34%) 등이 모두 1.5% 미만으로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비율이 가장 낮은 대학은 어디일까. 이같은 불명예는 서경대가 차지했다. 서경대는 등록금 1백51억여원 중 실험실습비가 4천6백여만원으로 0.31%에 불과해 전국 사립대학 중 가장 낮은 실험실습비 비율을 나타냈다. 다음으로 평택대(0.35%), 안양대(0.41%), 세명대(0.51%) 등이 2, 3, 4위로 각각 그 뒤를 이어 등록금에 비해 낮은 실험실습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지역 대학 중에서는 유일하게 광운대가 등록금 2백49억여원 중 실험실습비가 1억9천만여원으로 0.78%에 불과해 공과대의 유명세에 비해 턱없이 낮은 실험실습비 비율을 나타냈다. 최근 교수임용비리와 관련해 총장이 검찰에 몇 차례 소환되는 등 학내 분규사태를 겪고 있는 경산대의 경우 등록금 1백38억여원 중 7천5백여원으로 0.55%를 차지해 대학부실경영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경영부실로 최근 대학간 인수합병설이 제기된 지방 모 대학의 경우에도 1%미만의 낮은 실험실습비 비율을 보여 심각한 대학경영난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전국 사립대학 중 등록금 대비 실험실습비 비율이 1% 미만인 대학은 한성대, 강남대, 동양대, 대전대 등 무려 21개대에 달해 국내 사학의 열악한 실험실습 환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호서대, 원광대, 목원대 등 1% 수준에 머물러 있는 대학도 12개대에 달했다. 이에대해 대학의 한 관계자는 “물가대비 등록금 수입이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반면 환율은 배로 뛰어 실험실습 재원확보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그나마 기업체 연구소와 공동으로 실시되던 연구프로젝트도 대폭 줄어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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